선관위, 선거세칙부터 공개하라
선관위, 선거세칙부터 공개하라
  • 라경인 편집국장
  • 승인 2009.12.0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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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우리대학 제 43대 총(부)학생회 선거와 각 단대 학생회 선거가 실시됐다. 각 단대 학생회 선거는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총(부)학생회장 선거는 전면 중단돼 개표도 이뤄지지 않았다. 선거운동 당시 ‘경고’ 조치를 받았던 ‘원츄’선본이 선거도중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 그 이유다. 건축학부 선관위원장이 자리를 비운사이 ‘원츄’ 선본의 참관인이 신분증 확인도 없이 선거인 명부를 관리한 것이다. 이를 두고 선관위 측은 경고조치 누적 2회로 처리해 후보자자격박탈을 결정했다. 현재 후보자자격박탈 이후 ‘굿모닝’선본의 부정행위도 적발돼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부정행위가 속속히 폭로되는가 하면 후보자자격박탈까지 이어지면서 총(부)학생회 선거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선거 초, 2년 만에 경선이라는 점과 운동권 후보와 비운동권 후보의 경합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부)학생회 선거는 주목받아 왔다. 자유게시판에서는 이들의 공약에 관한 학생들의 논쟁이 벌어지는 등 근래 치룬 총(부)학생회 선거 가운데 학생들의 관심이 가장 높았다. 또 아침저녁마다 스쿨버스 정류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두 선본의 모습도 참으로 빛나보였다. 뿐만 아니라 학우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해 본지가 정책토론회를 주최하고, 교육 방송국이 생방송하는 등 민주적 선거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학내 언론들의 노력도 컸다. 이러한 민주적이고 자발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부정행위와 후보자자격박탈로 얼룩진 이번 선거는 학우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원츄’선본의 후보자자격박탈로 후보자가 한 팀만 남은 상황에서 선관위는 오는 1일부터 이틀간 ‘굿모닝’선본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우리 대표자를 선출하는 만큼 향후 선거일정을 진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번 선거와 관련해 학우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선관위는 그들의 판단에 대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선거 진행과정의 투명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대자보를 통한 일방적인 공고가 아닌, 먼저 선거세칙을 공개해 보다 민주적인 선거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우들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 선관위는 선거세칙을 자기재량껏 통제해왔다. 선관위원 및 각 선본들에게만 선거세칙을 배부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선거세칙에는 크게 선거일정 전반에 관한 기준과 원칙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토대로 선관위가 선거운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타 대학의 학생회의 경우, 선거세칙을 공개하여 총(부)학생회 선거를 보다 민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선관위가 올바른 활동과 결정을 했음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선거세칙 뿐이다. 선관위가 계속해서 선거세칙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선관위의 판단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선관위가 이번 선거과정에 대한 공신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재투표를 시행하기 이전에 학우들에게 선거세칙을 공개하고, 선관위의 의사결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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