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버라이어티 '남녀탐구생활'
공감버라이어티 '남녀탐구생활'
  • 이연지 문화부장
  • 승인 2009.12.01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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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도 남자 몰라요' 한 케이블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롤러코스터 중 인기 코너 '남녀탐구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멘트다. 이 멘트만 들어도 벌써 고개가 끄덕여진다. 보통 예능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웃음만을 주지만, 이 프로그램은 웃음뿐만 아니라  '맞다, 맞아'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같은 상황에 대한 남녀의 서로 다른 내밀한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바로 이와 같은 '공감'이라 생각한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에 의하면 공감은 크게 '표면적인 공감'과 '심층적인 공감'으로 나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밖으로 드러난 기분이나 감정만 알아주는 '표면적인 공감'에 그쳤다면 큰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남녀탐구생활'의 대박 비결은 마치 내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숨겨진 내적 기분을 알아주는 '심층적 공감'에 있다.

 최근 공중파 방송 3사의 주요 예능프로그램 역시 리얼리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남녀탐구생활'은 그러한 리얼 버라이어티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바로 주어진 방송 콘셉트 속에서 펼쳐지는 리얼이 아닌 나의 생활 속 리얼리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감'은 '남녀탐구생활'만의 매력 중의 하나이다.

 두 번째 매력은 공감을 넘어서는 '이해'이다. '국군의 날 특집' 편을 본 여자는 전투축구에서 1등 했다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군인 남자친구를 이해하게 되고, '마법의 걸린 날' 편을 통해 남자는 그날 유난히 날카로운 그녀를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한 차원 더 높은 공감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감과 이해는 ‘위안'마저 느끼게 한다. '연령대별 이상형' 편에서는 10대 부터 60대까지 남자들은 모두 '예쁜 여자'를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말한다. 이를 보며 남자는 여자의 얼굴을 중요시하는 다분히 외모지상주의적인 자신의 행동에 면죄부를 준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 똑같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위안'이 '남녀탐구생활'만의 세 번째 매력이다.

 항상 남들과 다른 차별성과 나만의 개성이 요구되는 요즘이다. 이러한 때에 이 프로그램이 '차이'가 아닌 '공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남녀탐구생활'이 앞으로 어떠한 '공감'으로 우리에게 '이해' 와 '위로'를 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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