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
  • 김혜진 기자
  • 승인 2009.12.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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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속에서 소년과 소녀가 되다

 “문학관은 지루하다는 인식 탓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문학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김은지 씨(국사2)의 대답이다. 많은 학생들이 문학관이라 하면 딱딱하고 진부한 곳으로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문학관이 해당 작가와 관련된 자료를 모아 전시하는 박물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람객이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문학촌이 개관됐다. 바로 경기도 양평에 있는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이다. “소녀네가 양평으로 이사간다”라는 소설 속 구절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이곳은 황순원 문학관 뿐 아니라 징검다리, 수숫단 오솔길, 섶다리 개울과 같이 소설「소나기」의 배경을 재현한 체험장, 산책로 등이 조성된 문학테마공원이다. 김기택 사무국장은 “‘소나기 마을’안에 2시간마다 인공 소나기를 내리게 해 관람객들이 수숫단에 몸을 피하는 등 직접 「소나기」속의 소년과 소녀가 되어볼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교육차원에서 자녀와 함께 ‘소나기 마을’을 방문한 정미자 씨(40, 회사원)는 “전시만 해 놓은 게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나기 마을’에서는 전자책, 오디오 북 은 물론이고, 작품 감상에 그치는 다른 문학관과 달리 관람객이 직접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소나기」의 뒷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그날」도 상영하고 있다. 또 소녀의 죽음 뒤 슬퍼하는 소년에게 소녀가 천사로 내려와 위로해준다는 이야기의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재현해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 시킨다. 황순원 작가의 묘역이 가까이에 있어서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문학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소나기마을’에서는 매년 ‘황순원 문학제’를 개최해 백일장,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문학행사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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