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적 신조어 ‘삼대(三代)’
외모지상주의적 신조어 ‘삼대(三代)’
  • 이광우 준기자
  • 승인 2009.12.01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조어 : [명사] <언어> 새로 생긴 말. 또는 새로 귀화한 외래어. 신조어 중 일부는 표준어로 인정되어 이후 사전에 등재되기도 하지만, 유행이 지나면 사용되지 않아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신어


 

신조어는 특정 시대의 관심사를 알게 하는 잣대 역할을 한다. 외모지상주의가 하나의 권력이 되는 요즘,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인 신조어는 과연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까? 지금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유행하는 외모 관련 신조어를 최근 9년간의 신문기사 등 언론 매체를 조사하여 총 3세대로 나누어 보았다.

 

살인미소와 얼짱 천하, 1세대 외모 신조어

먼저 1세대 외모 신조어는 외모가 뛰어나다는 뜻의 얼짱, 나이에 비해 어려보인다는 동안, 꽃처럼 아름답다는 꽃미남․녀 등, 구체적인 기준보다 추상적이고 상대적인 외모를 평가한 신조어가 유행을 끈 것이다. 대개 02년부터 05년까지 유행을 선도했다. 이런 신조어로 유명세를 탄 연예인으로는 문근영과 김재원 등이 있다.

 

2세대 신조어, ‘S라인’에서 ‘b라인’까지

이후 새롭게 발전한 2세대 외모 신조어가 등장한다. 2세대는 ‘라인’세대 라고 이름지을 수 있다. 남성의 역삼각형 몸매를 칭하는 'Y라인', 여성의 볼륨감 있는 몸매를 칭하는 ‘S라인’ 그리고 여성의 갸름한 턱선을 일컫는 ‘V라인’ 그리고 뚱뚱한 중년 남자의 배를 형상화한 ‘b라인’ 등이 있다. ‘라인’들은 1세대와 비교했을 때 외형의 구체적 기준이 있고 부정적 뉘앙스를 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기를 끈 연예인으로는 김아중과 현영, 강소영 등이 있다. 06년 인터넷 쇼핑몰의 최고 히트상품 키워드에 ‘S라인’이 선정되기도 했다. 2세대는 대략 05년부터 08년까지의 기간이며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꿀처럼 달콤한 혹은 간이 잘 밴 고등어처럼… ‘3세대’

마지막 3세대는 이전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07년 중반부터 ‘안여돼’(안경을 쓰고 여드름이 있는 뚱뚱한 사람)나 ‘오크녀’(여드름과 피지가 많아 보기 흉한 여성) 그리고 ‘호빗’(키가 작은 남자) 등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이어 ‘간 고등어 복근’(간이 잘 밴 고등어처럼 탄탄해 보이는 남자의 복근)등 점차 사람의 구체적 외모나 신체부위에 다가가고 조금 더 자극적인 단어들로 바뀌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꿀벅지’(꿀을 발라놓은 듯한 허벅지)나 ‘루저’(키가 1백80cm 이하인 남성)등 성희롱 혹은 인권침해적 소지가 있는 신조어가 나타났다. 애프터스쿨의 유이나 소녀시대 티파니, 아이유 등이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3세대 외모 신조어는 "몸매와 얼굴이 좋다"고 말하기보다 신체의 특정 부분을 "섹시하고 아름답다"고 표현해야 고개가 끄덕여지는 왜곡된 외모지상주의를 보여준다.

외모 관련 신조어들이 구체적이고 자극적으로 변하는 데에 대해 국립국어연구원 공공언어지원단 관계자는 "신조어라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 수 있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