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고함]다문화시대의 우리대학
[청춘고함]다문화시대의 우리대학
  • 전응수
  • 승인 2009.11.03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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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학기가 시작될 쯤, 필자는 캠퍼스에 특이한 풍경을 접하고 적잖이 놀랐다. 그 모습이란 다름 아닌 ▲▲은행에서 중국 유학생을 상대로 한 광고였다. 학교에서 한자로 적힌 “○○관련 세미나” 같은 것은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중국어로 쓰인 현수막을 학내에서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순간 ‘기업에서 중국학생을 상대로 중국어로 회사 상품을 홍보할 만큼 학내에 중국학생이 많나?’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자나갔다.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들 주변에서 중국어나 베트남어로 이야기하면서 지나가는 학우들을 학내에서 마주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현상이 된 듯하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과 같은 다른 국가에서 우리 대학교에 유학을 온 학생들은 우리의 손님들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풍습이 있다. 그만큼 우리내 사람들은 다른 손님에 대해서 많은 배려와 관심을 가져 준다는 말이다. 그래서 평소에는 잘 내놓지 않는 흰쌀밥과 고기를 대접하기도 하고 혹여나 방이 차지나 덥지나 않은지 항상 신경 쓰는 것이다. 이런 정성이야 말로 주인이 손님에게 대하는 예이기 때문이다. 그 것처럼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온 유학생들도 우리가 늘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써야하는 손님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유학 온 많은 학생들에게 그런 배려와 관심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미국에 가면 관공서에 안내서나 도로의 표지판에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물론 히스패닉이 미국에서 손님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인구와 산업 현상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그런 표지판과 안내서에 묻어나는 것 같다. 우리 학교는 그런 면에서 어떠한가? 학내에 많은 안내서와 표지판들에서 그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보이는가? 그렇지 않은 것이 우리 학교에 실태이다.

영남대학교의 미래상에 보면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2010에 4%에서 2020년 15%로 끌어 올리려고 하고 있다. 전체 영남대학교 학생 중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거의 4%로 가장 많은 유학생이다. 주로 영남대학교에 유학을 오는 학생이 중국학생이라고 보면 2020년에는 족히 중국인 학생이 전체 우리대학 정원에서 10%이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늘어나는 중국인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는 최소한의 준비라도 지금부터 해야지 않은가 한다.

또한 이러한 작은 배려를 넘어서 그들은 영남대학교에서 실질적인 구성원으로 받아드이려는 노력도 아울려 경주해야 한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감독하기 위해 들어가 대학원생이나 수업을 직접 중국학생들과 해본 교수들은 느낄 것이다. 중국 유학생들의 대부분이 부족한 한국어 실력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어가 부족하게 됨에 따라서 학과 생활에 적응에 있었으나 공부하는데 있어서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그들이 단지 ‘이방인’으로 혹은 ‘유령’같이 우리 주위를 배회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시스템은 이를 보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른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이 학교에서나 학과에서나 진정한 학교 구성원으로써 지내기 위해서는 그들의 한국어 어학실력을 획기적으로 행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학교에서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관심과 배려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손님들에 대한 우리 예를 다하는 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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