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을 옭아매는 돈, 정체를 파헤치자
대학생들을 옭아매는 돈, 정체를 파헤치자
  • 김명준 기자, 김혜진 기자
  • 승인 2009.10.26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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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을 옭아매는 돈, 정체를 파헤치자

 이번 소통면에서는 지난 1544호 ‘대학생, 당신의 고민은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조사에서 1위 ‘취업 및 진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금전적 문제’에 대해 파헤쳐본다. 학생들의 금전 고민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우리대학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학자금 대출, 학생들이 안고 가야 할 ‘불편한 진실’

 학자금 대출을 한 경험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34.7%의 학생들이 ‘예’라고 답했다. 올해는 등록금이 동결되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을 매학기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자금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 학자금대출 때문에 졸업하기 전부터 빚 갚을 걱정 하며 살아가는 학생들. 대출이자와 원금을 십수년간 갚아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수학과의 한 학생은 “요즘 등록금이 비싸 학자금 대출을 자주 한다”며 “한 번에 목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학자금대출을 받긴 하지만 졸업 후 갚을 생각에 벌써부터 막막하다. 졸업하고 바로 빚쟁이가 되는 것 같다”고 하며 학자금 대출로 인한 불편한 속내를 토로했다.

 한편 학자금대출 이자를 갚는 방법에서는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34.7%의 학생 중 43%가 ‘학자금 대출이자를 본인이 직접 부담 한다’고 답했다.

  · 학기 중 아르바이트, 두 마리토끼 쫒는 학생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서 76%의 학생들이 ‘예’라고 답해, 우리대학 학생 수 대략 2만명 중 약 1만 6천명이 아르바이트경험이 있거나 현재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어지는 ‘학기 중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경험’의 유무를 묻는 질문에서는 58%의 학생이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한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용돈마련과 학비마련 등을 위해 학기 중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으며, 아르바이트로 인한 과도한 업무량과 피로누적으로 학업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임선 씨(법학4)는 “용돈마련을 위해 주중에는 행정인턴쉽을 하고, 주말도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돼 월요일에는 수업에 집중하기가 힘들다”며 “매 주 월요일 수업을 졸면서 듣다보니 월요일에 듣는 과목은 점점 따라가기 힘들어지더라”고 말했다. 이렇듯 학생들이 학업과 아르바이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생활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다. 김윤경 씨(국사3)는 “복수전공을 하면서 용돈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쉬는 날 없이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학업은 물론 인간관계도 잘 관리하기 힘들다”며 학기 중 아르바이트의 힘든 점을 토로했다.

· 학기 중 아르바이트 피하기 위해 휴학생각하는 학생들

 등록금마련을 위해 휴학을 고려해 본 경험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는 26%의 학생들이 ‘예’라고 답했다. 이는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학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휴학 , 방학 등 학교에 나오지 않을 때 학자금을 마련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은동휘 씨(경제3)는 “학기 중에 다음 학기 등록금, 책값 등을 벌려고 하면 몸이 상한다. 그러다 보면 학업에도 소홀해 지고 성적장학금에서도 멀어지게 된다”며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방학 때 열심히 일해 학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학 또한 학생들이 마음 편히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또 남학생의 경우 군대제대 후 바로복학하지 않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자금과 생활비를 모은 뒤 복학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박제훈 씨(경영3)는 “주변에 군대 제대 후 바로 복학하지 않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많다. 개인적으로 ‘칼복학’한 사람으로서 부럽다”며 “그때 돈을 조금 모아놨더라면 지금쯤 학교생활이 금전적으로 좀 더 편했을 것이다”고 후회했다.

· 우리대학 학생 절반이상의 주 수입원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용돈’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본인의 주 수입원은 어디입니까?’ 라는 질문을 했다. 응답한 학생들의 64.8%가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용돈’을, 25.5%가 ‘아르바이트를 통한 수입’이라고 응답했으며 ‘재테크 등 금융활동을 통한 수입’이 그 뒤를 따랐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우리대학 학생들의 한 달 평균 지출액 ‘20만원 이상 ~ 30만원 미만’, 가장 큰 지출은 ‘식비’

 우리대학 학생들의 ‘한 달 평균 지출금액은 얼마입니까’라는 질문에 41.8%의 학생이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을 지출한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이 21.9%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지출금액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9%가 식비를 선택했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시간이 길고 결코 만만치 않은 음식 값이 큰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김진원 씨(건설시스템공2)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저녁만큼은 자취방에 가서 먹고난 뒤, 다시 학교에 들어온다. 그는 “자취를 하니 세금, 전기료 등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식비라도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동원 씨(인문자율1) 같은 경우에도 용돈을 20만원 정도 받지만 비싼 식비로 돈을 쓰고 나면 용돈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는 “아무래도 식비에 비중을 두고 돈을 쓰다 보니 옷을 사는 것은 거의 포기한다”고 말했다.

  · 재테크 대부분의 학생 ‘해본 적 없지만’, 관심 없는 것은 아냐

 우리대학 학생들의 경제관념은 어느 정도일까? ‘돈 관리를 위해 펀드,CMA,주식 등 금융투자 활동을 해 본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학생의 73%가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25.5%의 학생이 ‘하고 싶지만 잘 몰라서’를 답하여 대학생들의 금융투자를 통한 자산증식의 욕구는 있으나 정보성 부족과 투자 상품의 위험성 때문에 쉽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경영학과 2학년 학생은 “등록금마련, 생활비, 저축까지 하기 위해서 제테크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경영학과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였고 투자 관련기업에 취업을 원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재테크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재테크는 시간적으로 아르바이트보다 효율적이고, 덜 힘들어 좋다”며 부모님께 신세를 지기 싫어 용돈을 받지 않는데 지금 하고 있는 재테크를 그만두면 생활에도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학자금대출과 재테크를 병행해 나가며 등록금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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