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를 미국으로 보냈나
누가 그를 미국으로 보냈나
  • 김현진 사회부장
  • 승인 2009.09.21 2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아이돌 그룹의 리더인 A가 팀을 탈퇴했다. 재미교포 2세인 그가 4년 전 마이스페이스라는 사이트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한국인이 너무 싫다’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와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은 삽시간에 퍼졌고 그는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그는 미국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미수다’에 출연했던 B는 자국인 독일로 돌아가 한국에 대한 책을 펴냈다. ‘한국인들은 채식주의자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는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입는데도 계단을 올라갈 때 가리면서 왜 입는지 모르겠다’ 재빠른 네티즌들은 책 내용을 번역해 한국 사이트에 퍼날랐다. B 또한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A와 B는 짧지만 한국에 살았다. 이들도 우리처럼 한국을 보고 느꼈다. A의 글은 한국에 대한 감정을 여과 없이 썼다는 점에서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그의 권리를 인정해 주는 일도 필요하다. 그리고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우리 스스로 자성의 단서로 삼아서 고쳐나가야 한다. B가 말하는 ‘채식주의자에 대한 배려 부족’은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소리이기도 하다. 이들을 향한 악플에는 남에게 나를 맞추라고 강요하는 이기심과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하는 얄팍함이 읽힌다.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은 항상 한국에 대해 좋은 말만 해야 한다. 이들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 그것은 ‘한국비하’가 되고 네티즌들은 벌떼처럼 달려든다.

07년 자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가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은 총 47개국 중 45위를 했다. 한국에 100% 만족하는 이는 고작 8%다. 우리에게 불만이 많듯이, 한국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도 한국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비하’에는 냉정하게 대처하고 ‘비판’에는 귀를 기울여 고칠 건 고치자. 좀 더 쿨해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