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깎이는 소리에 청년고용 '빨간불'
예산 깎이는 소리에 청년고용 '빨간불'
  • 임기덕 기자
  • 승인 2009.09.14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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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모스 졸업을 한 김구직 씨는 아직 직장을 잡지 못했다. 졸업 후 맞는 두 번째 가을. 기업들의 채용이 활발한 시기이기 때문에 김 씨는 이 계절이 왔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가 없다.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해 낙방의 쓴잔을 많이 마셨던 터라 참가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물불 가리지 않고 도전했다. 그는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경력을 넣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주변에서는 애처로움을 넘어 처절하기까지 하다며 혀를 찬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김 씨는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김 씨는 정규직 취업을 위한 고용대책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고용과 관련된 소식들을 찾아보다가 정부에서 앞으로 청년들의 고용촉진을 위한 예산이 1천 억 이상 대거 삭감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처음에는 그저 난감했다고 한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는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이것마저 줄면 어떡하나?'하는 생각뿐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겠다면서 지난해 8월 각종 청년고용촉진대책들을 발표했다. 여기에 속한 프로그램은 그 가짓수만도 70가지에 이른다. 그 가운데 「청년층 뉴 스타트 프로젝트(이하 뉴 스타트)」,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이하 글로벌 청년리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이하 청년인턴제)」, 「취업캠프 및 직장체험(이하 취업캠프)」 등이 대학 재학생 또는 대졸 미취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우리 학우들은 관련 프로그램들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방법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박재민 씨(경영3)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처럼 중소기업의 청년층 채용을 많이 늘리는 것은 좋지만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문 씨(철학3)는 "정부 정책이 임시직에 집중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때의 경험이 정규직으로 종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청년인턴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학우들의 바람과는 달리 현실은 더욱 암담해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상희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의 청년실업 구제 관련 프로그램의 예산 중 글로벌 청년리더를 제외한 뉴 스타트(1백69억 원 → 92억 원), 청년인턴제(1천3백31억 원 → 3백11억 원), 취업캠프(2백5억 원 → 1백55억 원) 등의 예산이 올해 예산 대비 대폭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대학 학우들이 많이 참여한다고 알려진 청년인턴제의 경우 그 규모가 금년 예산 대비 약 23%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의 내년도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해 우리대학 취업지원팀 권오상 씨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는 청년인턴제의 경우 예산 삭감이 규모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09년 사업 시행을 위해 추경예산이 많이 투입됐으며 추경 투입을 제외하면 줄어든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부처 예산은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고 국회 심의에서 변경될 수 있다"면서 향후 진척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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