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의 대표, 대구 MBC 박영석 국장을 만나다
지역 언론의 대표, 대구 MBC 박영석 국장을 만나다
  • 박슬기 기자
  • 승인 2009.09.1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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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도로 어려운 환경으로 빠져드는 지역 방송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접근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지역 방송인들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개최한 제 36회 한국방송대상 지역공로 부문에서 대구 MBC 박영석 국장은 차분히 수상소감을 밝혔다.

경력으로만 따져도 지역 언론인의 대표 격인 박 국장은 1984년 대구 MBC에 보도국 기자로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근 20여 년간 방송현장에서 뛰고 있다. 현재도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하고 있다.

카메라 밖에서의 그는 어떤 모습일까? 그의 방송에 대한 열정과 지역 언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만나기를 청했다.

지난 8일 오전 방송국 로비에서 박 국장을 기다리는 동안 그가 어떤 모습일지 가늠해봤다. 숱한 프로그램에서 돋보인 카리스마, 본교 선배님으로서의 인자함, 지역 언론을 지킨 뚝심.

마침내 박 국장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한 자리에 앉았다. 오랫동안 지역 방송을 해온 그 답게 어딘가 모르게 낯익은 친숙함이 느껴졌다.

방황했던 나의 대학생활, 요즘 대학생들은?

“1978년에 법학과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잇달아 일어났죠. 사회가 어지러우니 공부가 잘 될 리 있겠습니까. 공부 안 되는 시간이 아까워 입대한 군대에서 마음을 다잡고, 복학 후에는 고시공부를 했습니다. 학생회 활동도 잠깐 했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시대. 박 국장은 그 시절에 대학생활을 보냈다. 어떤 대학생이었냐는 물음에 ‘생각하기 좋아하는’ 대학생이었다고 대답하는 그에게 요즘 대학생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물었다.

“워낙 취업이 어려운 때잖아요. 요즘 대학생들은 제 때에 비해 사회와 삶에 대한 고민이 덜한 것 같아요. 고민을 해야 성장을 하고 발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깊이 있는 고민을 위해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업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배울 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아요”

박 국장은 젊은 시절을 보내는 데 자기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아마 TV에 출현하는 것이 직업인 그이기에 철저한 자기관리가 꼭 필요한 능력일 것이다. 한 때 체중이 90kg이 넘었던 그는 두 달동안의 필사적인 다이어트 경험도 했다. 건강과 함께 자기관리의 중요성도 깨달았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두 달 동안 몸무게의 앞자리를 7로 바꾸겠다고 결심했어요. 그 날부터 먹는 것을 줄이고 신천 둔지를 10km씩 뛰며 노력한 끝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어요”

언론사의 국장으로서 요즘 대학생들을 가까이서 살필 수 있는 기회는 면접관일 때가 아닐까. 신입사원을 뽑을 때 어떤 점을 가장 눈여겨보는지에 대해 물었다.

“성실성을 제일 먼저 봅니다.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성실한 사람이라면 금방 호감이 가요. 능력이 있더라도 성실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면접 때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성실성을 강조합니다. 오죽하면 저희 집 가훈이 ‘성실·건강·정의’겠어요”

대구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정말 잘 된 일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시사광장>은 ‘대구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가능성은?’이라는 주제로 첫 시작을 열었다. 그에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구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제가 판단할 때 대구는 70년대 섬유사업 이후 침체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복합단지 유치는 대구·경북이 한 데 뭉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대학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래에 대구의 성장 동력이 될 테니 대구시민으로서도 기분이 좋네요”

내가 생각하는 ‘말 잘하는 사람’

박 국장은 20년 넘게 방송 일을 하며 기자, 앵커, 해설위원을 잇달아 맡았다. 그는 “말을 잘하는 사람은 진실만을 말해요. 기교만 부린다고 해서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죠.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고 논리성을 확보할 줄 알아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도 필요합니다”

길지 않은 만남에서 ‘말 잘하는 사람’의 진실과 감동을 느꼈다. 지역의 목소리로서 청아한 그의 모습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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