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돈을 많이 번다는 A씨는 잠깐 놀러 온 서 씨에게 밥값과 생필품을 사게 했다. 교육원생들을 세뇌시키려는 듯 이틀 연속 똑같이 반복되는 강의와 피라미드 형태의 그 회사 유통방식에 의심을 지울 수 없었던 서 씨는 억지로 맡겨진 짐을 갖고 그곳을 빠져나오려 했다. 그러자 A씨와 다른 회사사람들이 나와 서 씨를 붙들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욕설과 몸싸움이 오고 가기도 했다. 서 씨는 휴대폰을 이용해 지인에게 대구로 향하는 기차시간을 알아내 007작전을 연상케하는 방법으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대학생을 상대로 한 불법 다단계 회사는 합법적인 다단계 회사가 들어서기 시작한 20여 년 전부터 끊임없이 생겨났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난이 가중되고 등록금 해결이 어려워지면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불법 다단계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우리대학의 자유게시판인 천마광장에는 서 씨 외에도 다단계 피해를 당했다거나 당할 뻔했다는 학우들의 글들이 지속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취업 사이트에도 평범한 회사인 듯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일단 의심이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알려야 한다’ 등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또한 우리대학 학우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2백 명 중 60명(30%)이 ‘자신 혹은 친구가 불법 다단계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서 씨는 “주변사람들 중에서도 불법 다단계를 권유 받았다는 사람이 꽤 있었다”며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까봐 망설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