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 - 자전거도시 창원을 가다
백문이 불여일견 - 자전거도시 창원을 가다
  • 임기덕 기자
  • 승인 2009.05.21 1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터미널 밖 한쪽에 있는 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의 대여소였다. '누비자'는 관광객에게도 개방돼 있었으며 약간의 대여료(1천원)로 2시간 동안 이용이 가능했다. '누비자'의 대여와 반납에 관한 모든 절차는 대여소에 설치된 무인 시스템을 통해 이뤄져 자동화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자가 창원을 여행하는 동안 '누비자' 대여소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창원시 외곽의 자전거 전용도로

바람을 가르며 시 외곽의 쭉 뻗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렸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일반 자동차 도로 오른편에 위치해 있었는데 넓은 곳은 자동차 두 대가 동시에 달려도 될 정도였다. 이 도로들은 창원시가 30여 년 전 계획도시로 개발될 무렵 조성됐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동차 위주의 교통체계로 인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 자전거 붐이 일어나면서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횡단보도에는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보행자용 횡단보도 옆에 자전거 횡단로를 따로 설치해 놓아 자전거를 타고내리는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한 20분여를 달렸을까. 중심상업지구가 나타났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발달한 창원이었지만 중심상업지구

주변의 도로는 좁아서 자전거 전용도로 대신 우측 차선 일부가 붉게 칠해진 자전거․자동차 겸용도로가 마련돼 있었다. 그렇지만 그 길 위에서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으며 익숙지 않은 기자에겐 겸용도로를 달리는 것은 사실상 무리였다.

자전거 공기주입기

점심을 먹고 잠시 쉴 요량으로 근처에 있는 공원을 찾아가던 중 인도 한 귀퉁이에 설치돼 있는 자전거 공기주입기를 발견했다. 자전거 공기주입기가 대단한 물건은 아니지만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에서 창원시의 시민 서비스 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

이러한 시설 탓이겠지만, 창원시민들은 자전거를 상당히 많이 타고 다녔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가는 곳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행렬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들에겐 자전거는 더 이상 '여가수단'이 아니라 바로 '생활수단'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창원시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대체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곳이 우리 지역보다 지리적, 공간적 여건이 더 나은 것은 아니었다. 시와 시민들이 합심해서 일궈낸 노력의 결실일 뿐이다. 창원시의 교훈으로부터 우리도 지방정부와 지역민이 노력하면 창원보다 더 나은 자전거 환경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성과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