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뛰기 연습을 하는 이유
개구리가 뛰기 연습을 하는 이유
  • 김혜진
  • 승인 2009.05.21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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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꿈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인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가? 두 가지 모두라면 가장 좋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의 재능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우리의 청춘을 영화「아스라이」는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1년에 한 편정도의 영화를 보는 게 전부였던 한 청년이 우연히 본 영화 한 편에 감동받아 무작정 영화감독을 꿈꾸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 속 주인공 상현은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해 본적도 없지만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대학생이다. 그런 상현에게 아버지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무슨 영화냐며 쓸데없는 짓 그만두고 취업이나 하라고 충고한다. 심지어 후배는 재능이 없으니 때려치우라고까지 말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상현은 "재능이 없다는 건 나도 알아. 그래도 하고 싶은 걸 어떡해"라고 담담히 말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흑백 영상 속에 대구사투리로 말하는 상현의 모습은 우리의 청춘을 빼닮았다. 하루하루를 취업전쟁의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한 채비를 갖추기 바쁜 대학생들에게 이러한 상현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한 성찰 속에 우리는 어쩌면 재능도 꿈도 아닌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개구리는 매일 뛰는 걸 연습한데 처음에는 한 뼘만 뛸 수 있다가 계속 연습해서 두 뼘을 뛰고 또 연습해서 세 뼘 뛰고..." "그럼 개구리는 나중에 하늘까지 닿겠네?" "하늘까지는 닿을 수 없어" "근데 왜 계속 뛰는 걸 연습해" "뛰는 게 좋은 가보지" 영화 막바지에 등장하는 이 대사처럼 상현은 결국 재능이 없다고 해도, 꼭 하늘에 닿지 못해도,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그 길은 무모하지만 가장 자신다운 모습의 길이다. 지금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길은 어떤 길일까. 아스라이 멀게만 느껴지는 길일 것이다. 결국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선 타의에 의해서가 아닌 본인이 직접 정한 길을 가야함을 우리는 상현을 보며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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