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새로운 창업문화, '1인 기업'을 말하다
대학생의 새로운 창업문화, '1인 기업'을 말하다
  • 조규정 기자
  • 승인 2009.04.08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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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임은혁(시각디자인4)
최근 중소기업청에서는 하반기부터 '1인 창조기업'을 3만 개 이상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도 출판기획, 문화기술개발 등에 대한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육성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처럼 지금 창업시장에서는 '1인 기업'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목표로 '기업이 원하는 스펙' 쌓기에만 급급한 대학생들이 눈여겨 볼만하다. 취업을 통해서만 직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 창업에 눈을 돌려 새로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기고용기업(Self-employed)이라고도 부르는 '1인 기업'이란 과연 무엇일까? 계명대학교 김영문 교수(경영정보학과)와의 인터뷰를 통해 '1인 기업'에 대해 알아보고, 대학교 재학 중에 전공을 살려 창업을 한 '가가트레이딩' 류광한 대표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보자.

준비된 자만이 성공하는 '1인 기업'

내가 사장이고 곧 직원인 '1인 기업'이 갖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김 교수는 "소규모 창업이기 때문에 비용이 절감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점 등 다양하다. 그러나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자신이 전문성을 가져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말하길 "앞으로 사회는 소호(SOHO, Small Office Home Office)창업과 투잡스(Two Jobs)의 시대가 될 것이다. 소호의 한 형태인 '1인 기업'의 전망 역시 밝다"고 말했다. 정부의 창업지원제도를 잘 활용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성공에 한 발자국 다가설 수 있다.

하지만 '1인 기업'이 성공만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1인 기업'을 유행으로 여겨 성급하게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김 교수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가야 하는 것이 창업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의 이론과 실무에 대한 준비"라고 힘주어 말했다. 준비된 자만이 성공할 수 있는 곳, 바로 '1인 기업'을 포함한 창업시장이다.

대학생 창업의 신화 '가가트레이딩'

대학생의 신분으로 창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가? 여기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에 '1인 기업'을 창업해 현재 연 매출 약 1억 6천만 원에 6명의 직원을 둔 어엿한 기업의 대표로 성장한 인물이 있다. 바로 '가가트레이딩'(이하 가가)의 류광한 대표이다. 류 대표는 창업 전에 면밀한 시장조사는 물론이고 사업아이템을 찾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창업경연대회 대상이나 논문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창업하게 됐다.

초창기에는 담요로 활용할 수 있는 쿠션, 은색계열의 보온병만 존재하던 시장에 색을 입히고 캐릭터를 그려 넣은 보온병을 파는 작은 무역회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사업을 확장해 국내 최초로 중국인유학생 쇼핑몰로 거듭났다. 류 대표의 말에 따르면 무역이 전공인 만큼 국제화에 일찍 눈을 떴고, 이를 통해 사고가 유연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학과에 중국인유학생이 많아 교류를 쌓을 수 있었고 그것이 현재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류 대표는 "대학생이라면 창업아이템을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 사업가가 가지지 못한 대학생만의 섬세한 시각을 강조했다.

하지만 류 대표 또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학생이 창업을 하는 점에 대해 사회적인 편견이 있었고, '돈에 눈이 멀었다'거나 '젊은 사람이 무엇을 알겠느냐?'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또한 초창기에 유통업을 하면서, 학교에서 배운대로 교과서적인 접근을 했다가 사업이 낭패를 본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실패의 쓴 잔은 지금까지 류 대표가 '가가'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류 대표는 "사업을 해서 수익으로 얻은 1만 원과 아르바이트를 해서 손에 쥔 1만 원의 느낌은 다르다"며 창업해서 돈을 벌 때의 짜릿한 기분을 느껴보길 권유했다.

1인 기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취직만이 대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 아니며, 돌아보면 창업이라는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취직을 선택하느냐, 창업을 선택하느냐는 여러분의 몫이다. 하지만,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점점 짧아지는 정년의 올가미 속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일 수 있다. "처음 창업을 하면 누구나 미숙하다. 오히려 일찍 준비하여 시작하는 것이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는 류 대표의 말처럼 우리에게 창업은 기회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취직과 창업의 갈림길에 서 있는 대학생들에게 '1인 기업'이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으면 한다.

조규정 기자
wooya44@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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