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와 뮤지컬에 빠진 그들을 만나다
오페라와 뮤지컬에 빠진 그들을 만나다
  • 김혜진, 조규정 기자
  • 승인 2009.03.27 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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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와 뮤지컬에 빠져, 직접 배우가 되어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우리대학 천마아트센터 개관기념공연으로 선보일 오페레타「박쥐」팀과 대구 뮤지컬 페스티벌의 참가를 위해 뮤지컬 「맘마미아」를 연습중인 대경대학교(이하 대경대) 뮤지컬학과 학생들을 취재했다.

▲ 오페레타「박쥐」연습현장
천마아트센터에 울려 퍼지는 오페레타 「박쥐」

지난 1월 16일 천마아트센터가 준공식을 했다. 이후, 기념공연인 KBS 열린음악회 행사를 시작으로 천마아트센터는 본격적인 공연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거기에 맞춰 분주히 움직이는 인물들이 있다고 한다. 바로 4월 28일 선보일 개관공연을 맡은 오페레타「박쥐」(이하 「박쥐」)팀이다. 특이하게도 우리대학 음악대의 학생, 교수, 동문들이 출연하여 한 무대를 꾸민다고 한다. 교수와 제자 그리고 졸업생의 독특한 조합이 기대가 되는 「박쥐」의 공연 연습 현장을 찾았다.

천마아트센터 1층에 위치한 연습실을 찾아갔지만 선뜻 들어갈 수가 없었다. 피아노 선율에 맞춰 오페라 가수들의 연습 소리가 문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간다면 흐름이 완전히 끊길 것 같았다. 잠시 연습이 중단됐을 때, 연습실로 들어갔다.

연습실 가운데 오페라 가수들이 반원형으로 진을 치고, 그 중심에 지휘자와 피아니스트가 있다. 연습실 안은 사람과 사물이 뒤섞여 어지럽고 꽉 찬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숨이 턱 막혀왔다. 다시 시작된 연습에서 지휘자의 현란한 손짓에 맞춰 피아노 선율과 테너의 중후한 목소리가 연습실의 모든 공간을 채워버렸기 때문이다. 일순간 호통이 들려온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대구오페라하우스 김홍승 관장의 목소리다. 그는 가수들의 실수를 결코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다. 당연히 경험이 많은 교수들도 피해갈 수 없다. 실수하거나 뭔가 부족하면 예외없이 타박한다. 세심한 연기를 주문하고, 중앙에 서서 직접 시범까지 보이는 그의 열정이 가수들 못지않다. 이에 이병룡 군(성악4)은 "연습하다보면 야단을 맞기도 하지만 작품내용이 재미있어서 서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웃는다"고 평소 연습분위기를 전했다.

「박쥐」의 공연 연습을 보면서 '정중동(靜中動)'의 의미를 깨달았다. 연습 장면은 정적이고, 오페라 가수의 움직임도 적다. 그러나 오페라 가수가 부르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마음을 움직이니 동적이라 할 수 있었다. 연습 장면만으로도 감동을 받기에 충분한 「박쥐」, 그 웅장한 무대를 만날 수 있는 4월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뮤지컬「맘마미아」를 연습중인 대경대학교 뮤지컬학과 학생들
뮤지컬을 향한 대경대 학생들의 열정, '맘마미아(Mamamia)!'

"지금 바로 리허설 시작할게요" 연출자의 여린 외모와는 상반되는 우렁찬 목소리가 연습실 가득 울려 퍼지자, 한쪽 켠에 자리 잡은 스피커에서 익숙한 아바(ABBA)의 노래 소리가 흘러나온다. 삼삼오오 모여 웅성되던 학생들은 이내 일어나 자신이 맡은 무용과 노래를 준비한다. 주인공인 소피와 스카이 역할을 맡은 학생들의 달콤한 사랑노래와 함께 자연스러운 연기가 시작되면서, 공연 소품만 쌓여 있던 연습실은 학생들의 열기와 열정으로 가득 찬 무대로 변신한다. 어둠이 깔린 늦은 밤, 흥겨운 아바(ABBA)의 노랫소리와 역동성 넘치는 움직임이 가득 한 이곳은 대경대 뮤지컬과 학생들의 뮤지컬「맘마미아」연습 현장이다.

침대 매트 밑에 바퀴를 달아 자체적으로 제작한 이동형 침대와 하얀 페인트를 칠한 결혼식 장면용 소품이 이리저리 쏜살같이 움직인다. 키가 180cm 가까이 되어 보이는 남학생들이 무용을 위해 펄쩍 펄쩍 뛰랴 노래 부르랴 보는 사람이 숨이 차지만 뭐가 그리 즐거운 지 얼굴엔 웃음이 한 가득이다. 또 한편에선 꿋꿋하게 연기를 이어가던 여학생이 대사 한 구절을 틀리자 자책하듯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이내 감정을 가다듬고 맡은 연기를 마무리한다.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 오후 5시, 대경대 대공연장에서 열릴 대구 뮤지컬 페스티벌 예선을 위해 한창 연습에 여념이 없다던 연출자 이지현 양(뮤지컬3)도 신나는 아바(ABBA)의 노래에 어느새 미소를 머금고 저절로 어깨를 들썩인다.

역동적인 안무가 많은 뮤지컬인만큼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주인공인 소피역을 맡은 권예슬 양(뮤지컬3)은 씨익 웃는다. "이렇게 매일 연습하다보면 체력은 저절로 생긴다"며 체력보다는 뮤지컬에 대한 열정이 가장 필요하단다. 버스가 끊길 때까지 계속된 연습이 끝난 뒤에도 몇몇 학생들은 남아서 계속 노래를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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