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낭만
대학의 낭만
  • 장유진(법학3)
  • 승인 2009.03.26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대학교 ○○과 04학번 ○○○ 합격!!’

잊고 지냈던 대학 합격 때가 생각난다. 합격 뒤에는 대학교 선배들과의 만남과 술자리로 서로를 알아가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를 ‘그렇게’ 즐겁게 만든 것은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새내기 배움터를 비롯한 입학식, 전공수업, 동아리 활동, MT 등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감을 잊게 해주는 것들이었다. 형, 누나들의 캠퍼스 러브 스토리를 듣다보면 술을 먹어도 취하지가 않았고, 돈을 아끼지 않던 선배들의 투자를 그 당시에는 몰랐다. 또한 꽹과리 막걸리를 마셔보지 않은 신입생은 없었을 정도였다. 잔디밭에서 빙 둘러 앉아 게임을 하고 그 곳에서 잠을 잤던 추억들은 지금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안주거리이다. 이야기 주제 또한 전공 공부와는 동 떨어졌지만, 이성에 대한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아서 해가 뜨면 왼손으로 해를 가리고 술을 먹을 정도였다. 역시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어라!

시간이 흐르고 한 살 차이 후배를 받았다. ‘05학번 누굽니다’하며 인사를 하던 동생들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리고 받은 만큼 되돌려주자는 내리사랑으로 그 동안 아르바이트해서 모아두었던 돈을 어디로 흘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깝지 않는 돈이었다.

또한 축제기간에는 모두가 아는 정구지전의 전설을 몸소 실천해 후배와 함께 잔디를 뜯어 잔디전을 부쳤다. 물론 절대 팔지는 않았다. 이때의 추억은 당시의 재학생들이 지금도 놀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낭만에 대한 추억은 현재의 신입생들과 동 떨어진 일이 되었다. 미국의 ‘감기’가 한국이 옮아서인지 경기침체, 경제위기가 심화됐고, 취업준비생을 비롯해서 놀고먹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10명 중 9명의 신입생들이 취업걱정을 하는 세상에 더 이상의 낭만은 없어지는 것 같다. 선배된 사람으로서 미안할 따름이다. 이제 낭만은 더 이상 없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안타까움을 대변해서 우리의 선배들이 나서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다. 이대로 나 살기 바쁜 세상 속에서도 아름다운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이 가장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나 또한 아끼는 08학번 후배들을 챙기며 3학년 대학생활을 즐겁게 보내고 싶다. 신입생이 없는 법학부... 아쉽지만 또다른 추억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