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렉스에는 없는 세상
시네마 천국, 동성아트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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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 동성아트홀을 소개합니다
  • 조규정 기자
  • 승인 2009.03.16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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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바라본 동성아트홀 내부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3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70M, 대구역 방향으로 50M쯤 걸어간다. 주변에 있는 제일은행의 대각선 방향에 있는 건물 3층에 '동성아트홀'이 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가건물들을 따라 가다 보면 쉽게 지나칠 정도로 눈에 띄지 않지만, '동성아트홀'(이하 '동성')은 대구․경북 유일의 예술영화 전용 극장이다.

지난달 25일 독립영화 「낮술」의 노영석 감독과 주연배우 송삼동 씨가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동성'을 찾았다. 이날은 영화의 인기를 증명하듯 관객들이 평소에 비해 눈에 띄게 많았다. 「낮술」 상영 후 관객과의 만남에서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그 중에는 '관객 수가 1만 5천이 넘었던데,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가?'라는 노골적인 질문부터 '왜 하필 소재가 술인가?', '다른 사람에게 「낮술」을 어떻게 소개했으면 좋겠는가?'와 같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들은 왜 「낮술」에 환호하는가? 아니, 무엇 때문에 독립영화에 관심을 두는 것일까?

▲ 동성아트홀 간판
상업영화는 인스턴트식품, 독립영화는 손수 만든 음식

「낮술」을 보려고 벼르다가 감독과 배우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이날 '동성'을 찾은 이영희 씨(47)는 "일반 상업영화는 인스턴트식품처럼 순간적인 욕구를 채워주지만 보고 난 후에 남는 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잘 보지 않는 영화를 우선으로 선택하며, 영화를 보는 데 방해받지 않으려고 혼자 극장에 온단다. 그렇다. 적어도 '동성'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은 처량한 광경이 아니다. 어쩌면 그녀가 '동성'을 찾는 이유는 관객들이 적어서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받지 않고, 영화와 함께 자신만의 감상에 젖을 수 있는 '동성'만의 매력 때문 아닐까?

마이너적인 감성에 끌리다

영화를 좋아하는 한 청년이 있었다. 부산에서 올라와 영화를 보려고 상영관을 찾다가 '동성'을 알게 됐단다. 그렇게 경북대 이주형 군(수의학2)은 '동성'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원래 영화 자체를 좋아해요. 그렇지만, 일반 상업영화보다는 독립영화가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서 독립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마이너적인 감성이 좋아요. 사회적 소수자나 주목받지 못하는 대상에 관심을 두고 특히,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그런 소재를 집중해서 볼 수 있잖아요"라고 답한다.

이처럼 독립영화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동성'을 지키는 터줏대감이 있다. 바로 운영자 배사흠 대표다. 배 대표는 젊은 시절 극장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 극장 간판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 극장주(主)의 꿈을 가졌고, 마침내 92년 '동성'을 개관해 그 꿈을 이루었다.
"팬카페 회원들이 '동성'을 아껴주고 또 정답게 인사할 수 있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다"는 배 대표의 말 속에 보람과 자부심이 엿보였다.

조규정 기자
wooya44@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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