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학생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우리대학 학생들이 원하는 대통령은?
  • 홍상현 준기자
  • 승인 2008.05.2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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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대선토론 편

   제17대 대선이 채 20여일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대선정국은 정책과 공약 중심의 유세전이 아니라 후보의 도덕성 문제와 후보 간 단일화 문제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이에 우리 신문사는 지난 19일 상경대에서 각 당의 대학생 당원들을 초청하여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호에 게재된 ‘대선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하여, 그리고 이어서 지지후보들의 공약과 관련하여 참가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안녕하세요. 오늘 토론에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사회를 맡은 사회부 기자 정재훈입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후보자들은 정책과 공약 중심의 경선보다는 서로 네거티브 전략 및 정치공작을 운운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각 당의 대학생당원을 초청하여 토론자들의 대통령상에 대한 생각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영대신문>은 대선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지난 호에 게재하였는데, 투표여부를 묻는 질문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이 74%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평소 대학생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평가되는 것에 비해 예상되는 투표참가율이 매우 높은데, 이와 관련하여 토론자 여러분들의 대선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이: 그 동안 우리나라는 서울 및 수도권에 편중돼 발전해왔습니다. 노 대통령은 지역과 수도권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그 공약의 실현율은 낮았습니다. 또한 취업문제 역시 중요합니다. 현재 취업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고, 우리대학 내에서 조차 특정한 학과만 취업이 잘 되는 취업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큰 골칫거리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대통령에게는 정책의 추진력과 실천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추진력 있는 후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고 또한 대선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 같습니다.

 배: 지난 대선에서 대학생들은 엄청난 영향력을 보였습니다. 당시에는 대선후보가 대학교마다 방문할 만큼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했으나 현재는 그러한 현상이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대선캠프에서 대학생들의 표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합니다. 그만큼 대학생 스스로도 자신이 중요한 유권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업문제 또한 97년 IMF이후부터 줄곧 논의됐으나 우리가 신자유주의를 벗어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문제가 다시 논의되어 양극화의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자 의의라고 봅니다.

김: 저는 3학년으로 이미 고학년이지만 주위에서 취업문제가 논의될 때마다 정부의 잘못된 취업정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는 제16대와 비교해 저조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캠프에서조차 대학생들의 영향력을 낮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다른 학생들에게 대선에 관해 물어봐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점에 관해 저는 대학생들이 당장의 취업문제에 안주하고 있는 현실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대통령 선택기준과 관련된 설문결과, ‘추진력’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정책’과 ‘도덕성’순이었습니다. 이것은 대선후보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뜻하는데 이에 대한 토론자들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배: 설문결과는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로 보입니다. 지난 선거에 이회창 후보에서 노무현 후보로 선거판도가 뒤집어 질 때 도덕성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현 정부는 탄핵에 이를 정도로 대통령으로서의 추진력이 부족했던 탓에 조사결과가 추진력이 가장 높게 나온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가져야 할 자질로 어느 하나 빠질 순 없겠지만, ‘도덕성’은 그가 얼마나 떳떳하고 양심 있게 살아왔는지를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정치인들은 대선 때면 재래시장에 나와 눈물로 호소하는 등 조작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별한 것이 아니라 말한 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추진력이고 그것이 바로 도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저도 현 정부에 대한 반성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노 대통령이 잘한 정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점이 더 많아 아쉽습니다. 더군다나 추진력과 정책은 같이 가는 것이지만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실수를 인정함과 동시에 처벌을 달게 받는다면 수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이전의 선거들은 비록 국민투표로 치러졌지만 진정한 투표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회창 후보가 과거에 당선될 수 없었던 이유는 도덕성이 불투명했으며 사람들의 의견을 등한시하는 경향을 보인 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는 게 가장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학생들에게 지지후보를 묻자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의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고, 지지율로는 이명박 후보 30%, 이회창 후보 23%, 문국현 후보 4.1%, 정동영 후보 3.7% 의 순이었습니다. 토론자 여러분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이: 지지후보가 없다는 의견이 31%에 달한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지지후보가 없으면 투표를 포기하는 경향 역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물론 30%의 지지를 받은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 측면에서 문제제기를 받는 것은 아쉽습니다. 조사결과에서 문국현 후보는 지지율과 달리 지지기반 세력이 부족하며 대통합민주신당(이하 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에 대한 지지는 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저 역시 학생들 다수가 ‘지지후보가 없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무관심은 대선후보의 정책 호소력 부족과 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의 부재라는 사실이 맞물려 더욱 크게 나타난 것 같습니다. BBK 주가조작 문제 등 후보의 부정부패 문제와 같은 엉뚱한 방향으로만 관심이 쏠려 정책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고 있는 점이 아쉽기만 합니다.

배: 설문결과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저는 민노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민노당이 2.7%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대선에 무관심해진 것 역시 어떤 후보를 찍든 누구 하나 자신을 대변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가 지지하는 권영길 후보만큼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다른 후보와 차별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묻겠습니다.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최우선적으로 개선할 과제로 청년실업 문제 등 취업과 고용에 관한 것과 노동문제·교육정책 등을 꼽았습니다. 각 후보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안이 각기 다를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김: 민주신당의 취업문제에 대한 정책을 보면 그들이 직접 발로 뛰어 취업희망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예를 들면 정동영 후보의 행복배달부 등이 있습니다. 정 후보의 행복배달부는 국민들 곁에서 정책을 듣고 그 정책의 제안이 좋을 경우 공약으로 채택되는 것으로 국민의 의견수렴을 위한 최선의 정책일 것입니다.


배: 청년실업의 문제는 바꿔 말하면 비정규직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민노당에서는 비정규직 철폐에 대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른 당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근본적 대책도 내지 못하면서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이는 조삼모사 격입니다.
또한 교육문제가 대두된 것에는 사교육비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벌주의와 경쟁에 내몰린 한국교육은 사교육과는 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민노당은 이런 문제들에 근본적으로 접근하여 차별받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노력합니다.

이: 청년실업의 문제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좋은 일자리를 얼마나 빨리 만들 것인가를 중요시합니다. 그 방안으로 구직자의 전문능력 높이기와 막연히 대기업만을 바라지 않기 등을 제시합니다. 또 구체적으로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내륙으로 들어오게 돼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 고등학교는 재학기간 중 1년을 영어로 수업하고 대학의 자율화 및 학과의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각 후보자 분들이 모여 토론하는 가운데 서로 상충되는 의견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토론자 분들 간에 묻고 싶은 점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배: 이명박 후보는 줄곧 경쟁과 실력 위주의 정책과 발언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런 모습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집니다. 즉, 1등만을 위한 정책은 많이 내놓았으나 그 밑의 사람들을 배려하는 정책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민노당이야 말로 약자를 배려하는 정당이며, 사회의 뿌리 깊은 부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당이므로 민노당을 지지합니다. 이강재 씨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제가 보기에도 민노당은 약자와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중요시한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양극화의 이유는 하향평준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명박 후보는 과거처럼 강자끼리만 잘 사는 세상을 유지하자는 게 아니라 그들을 인정해 주어 그 수혜가 자연스레 약자에게 되돌아가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김: 이 후보의 대운하 정책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책인가요? 게다가 적지 않은 비용이 들 텐데, 그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 아닙니까?
이: 현재 대선 정국은 후보 간 비방만 난무하고 정책에 대한 비판은 부족해서 그러한 질문을 하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대운하 정책에 관하여 정확한 보도가 없는 점은 더욱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배: 지금 노동자의 처우는 날로 떨어지고 있는 반면 대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은 늘고만 있습니다. 특정 대기업에 편향된 지원은 문제를 낳기 마련인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일본의 경우 핵심기술은 국내에서 만들며 단순한 노동력은 해외에서 얻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즉, 기업들의 추세가 그렇게 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 그것부터가 모순입니다. 단순노동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이 창출되는데 노동자들의 대우는 여전히 처참합니다. 이것을 되풀이 하고자 하는 것이 이 후보의 정책이 아닙니까?

이: 이 후보도 물론 중소기업이 특화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노동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국내에서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핵심적 기술 개발력을 보유하면 수익창출은 당연히 높아질 것이고 그에 대한 투자가 많아져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대운하를 건설해야 합니다. 앞으로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늘어나는 물동량을 감당할 고속도로 및 철도 시설은 무리가 생길 것이며 연장비용 역시 클 것입니다. 그에 비해 이 후보의 대운하는 건설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론을 마치기 전 대선에 관해 한 마디 해 주십시오.

김: 대통령은 국민의 이익을 보장해야 합니다. 저는 문국현 후보의 생각과 정동영후보의 현실적인 정책을 지지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만은 정말 깨끗하고 투명한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저는 5년 동안 현 정부에 속고 살았다고 느꼈습니다. 국민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좋은 정책만 있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정책은 실현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추진력이 있는 이명박 후보야 말로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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