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한민국, 그것이 궁금하다!
2013년 대한민국, 그것이 궁금하다!
  • 김현진 기자, 홍상현 기자
  • 승인 2008.05.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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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5일부터 이명박 신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대선 전부터 이 대통령의 다양한 공약과 정책들이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향후 정책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그중에 한반도 대운하와 한미FTA가 그러하다. 만약 이 정책들이 실현된다면 5년 뒤  대한민국은 어떻게 바뀌어있을지 긍정과 부정  양방향으로 예측해 보았다.

2013년 한반도 대운하 완공되다

  1. 아침 7시, 김영남씨는 눈을 뜨고 외출할 준비를 하다가 식탁 위의 신문을 펼쳐들었다. ‘대운하 완공 4개월째, 외국인 관광객 1백만명 돌파’, ‘대구 GDP 2위로 우뚝’
    오늘은 영남씨가 여자친구와 경부운하를 따라 여행하는 수상선을 타러 가기로 한 날이다. 경부운하가 완공된 지 어느덧 4개월. 그동안 수많은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대운하가 완성되자 국내는 물론 외신들까지도 지금 대운하로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9시. 영남씨는 여자친구와 대구터미널에서 만나 수상선에 올라탔다. 잘 뻗은 운하를 가운데 두고 양쪽엔 아름드리 나무들이 한껏 가을의 정취를 뽐내고 있다. 운하로 인한 풍부한 수량의 확보와 강바닥의 준설작업으로 인해 지금 낙동강의 수질은 2급수 정도이다.
    대구터미널에서 출발한 수상선이 서울터미널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4시간. 갑판으로 나와 바람을 쐬고 있는 영남씨와 여자친구 옆으로 컨테이너 박스를 실은 2천5백톤급 바지선이 지나간다.
    낙동강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인 상주터미널 부근에서는 스포츠·가족·에너지·환경 등 4개의 주제로 테마파크가 만들어져 있어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영남씨와 여자친구는 그 중 스포츠 테마파크에 들려 몇 개의 공연을 본 뒤 다시 배에 올랐다.
    산을 넘기 위해 80m 높이의 리프트를 여러 개 통과한 수상선은 드디어 남한강 충주터미널을 거쳐 서울 남양주터미널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요트와 수상스키를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4시간이 넘게 대운하를 통해 여행을 한 영남씨와 여자친구는 서울시내 구경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2. TV뉴스 멘트 “어제 저녁 구미터미널 부근에서 2천5백 톤급 바지선이 전복되는 사고로 선박에 있던 기름이 유출됐습니다. 6년 전 태안의 기름유출사고가 기억나는 대목입니다.”
    -삑-
    “에이, 여름엔 홍수가 난리치더니 이번엔 기름이라니!” “이제 물도 사 마셔야 할 판이군……”
    나는 TV를 끄고는 괜히 리모컨에 화풀이하며 집어던졌다. 불과 2~3년 전 대운하 사업이 한창일 때, 기업들의 채용이 늘자 나는 A건설회사 입사했었다. 대운하 사업이야말로 침체에 빠진 대구·경북경제를 살릴 대안이란 판단으로 회사에 헌신을 다해 일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종종 술자리에서 내가 하는 일이 대단하다고 하면서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친구들 중 몇몇은 내 일을 여러 가지 이유로 비꼬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우리나라 하천들은 하상계수가 커 ‘사행천’이라고까지 불리는데 홍수를 대처할 수 있겠느냐?”라든가, “대운하의 운행속도는 육상·철도 운송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질 것이다”는 것이다. 그럴 때 마다 나는 “하천 바닥이 낮아지고 주변이 정리 되면 홍수 때도 물이 넘치지 않고 또 안정적으로 확보된 물은 갈수기에 근처 큰 산에 불이 날 경우 방화수로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외국은 운하 운송을 주로 이용하며 보통 바지선 한 대에 컨테이너 2~3백 개는 실을 수 있다”고 대답하곤 했다. 게다가 “배에서 배로 직접 환적이 가능해 시간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경제성장이 지속되면 관광·레저 사업도 활성화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렇게 대운하를 예찬했는데 이게 뭔가. 지금 나는 잘 나가던 ‘전직’ 건설회사원이다. 대운하사업이 끝나자 회사는 나를 내보냈고, 당시 대운하 주위의 소위 ‘땅을 사랑하던 친구들’은 ‘땅땅’거리며 살고 있다. 그렇다, 내가 퇴직당한건 아무래도 좋다. 그 당시 나는 대운하라는 국가사업에 공헌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아까 그 뉴스를 본 후 나는 자꾸만 그 자부심에 의문이 생긴다.

한미 FTA 발효 5년 후...

  1. 대학졸업 후 공무원 시험이나 고시에 매달리던 옛 풍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미FTA 발효 후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외국계 회사에 들어갈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나 역시 대학을 졸업하기 몇 년 전만 해도 진로의 폭이 좁았는데, 한미FTA와 함께 많은 외국계 은행과 회사들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는 혜택을 누리게 됐다.
    물론 영어공부는 필수였다. 국가에서 세계화 시대에 맞춰 영어교육을 강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개방적으로 바뀌었고, 그 덕에 많은 외국인 교사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또한 회사 출퇴근을 위해 늘 갖고 싶던 미국산 자동차도 구입했다. 미국산 자동차에 붙는 관세 8%가 폐지된 덕에, 운송비의 제약은 있었지만,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었다. 내 친구 중 한명은 미국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값이 저렴한 일본 T자동차의 A모델을 샀다.
    게다가 몇 년 전만해도 미국드라마를 보려면 그 방송이 방영되기만을 막연히 기다리거나, 불법으로 다운 받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내 지상파 및 케이블TV에 미국 유명드라마의 편성비율이 높아지면서 미국드라마에 푹 빠진 사람들(미드족)은 무섭게 퍼져나갔다. 요즘 회사에서 동료들과 얘기할 때 미국드라마 ‘ABC’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처음에는 광우병이니 뼈 쇠고기니 해서 말이 많았던 미국산 쇠고기는, 이제 한우보다 저렴하고 맛있기까지 하다. 한우는 명절에나 한 번 씩 맛볼 수 있을 정도다. 또 비싸기만 해 막상 구입하기 꺼렸던 미국 캘리포니아의 G와인은 관세가 없어지면서 11만원에서 10만 원에 살 수 있게 됐다. 오늘은 집에 가는 길에 미국산 안심과 와인 한 병을 사서 멋진 저녁을 먹어야겠다.
  2. 대학생인 김영남씨는 한국영화를 특별히 좋아한다. 좋아하는 한국영화가 나오면 꼭 극장에 가서 돈을 내고 보는 편이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갔건만, 스크린쿼터제의 축소로 영화관에서는 영남씨가 보려 했던 영화를 상영하지 않았다. 영화관에서는 한국영화를 1년에 최소 73일만 상영하면 되기 때문이다. 2013년 대한민국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 대신 그 빈자리를 메운 할리우드 영화들이 판을 치고 있다.
    방학을 맞은 영남씨는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로 내려갔다. 예전과 달리 시골동네가 한적하다. 영남씨의 부모님은 30년째 소만 길러 오신 분이다. 영남씨를 반기는 부모님의 얼굴이 어둡다. 한미FTA 발효 이후 한우보다 가격이 2~3배는 더 싼 미국산 쇠고기가 관세 없이 수입되면서 영남씨의 부모님 같은 축산업계 종사자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덩달아 미국산 쇠고기와 국내 돼지고기의 가격이 비슷해지면서 돼지고기의 가격까지 같이 떨어지고 있다.
    영남씨의 형은 서울에 있는 한 유통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FTA 발효 이후, 미국의 한 유통회사가 영남씨 형의 회사를 인수하면서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는 바람에 영남씨의 형은 다른 회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김영남씨 가족에게 한미FTA란 전혀 달갑지 않은 불청객일 뿐이었다.  

이명박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딴 생각 하지 말고, 그저 경제만 좀 살려주셔용~ - 손영신(중문2)
Re)나도나도! - 김미화(중문2)
공무원 너무 죽이지 마세요 - 장중규(법학4)
약한 사람들도 살수있게 잘해주세요! 파이팅! - 김소희(의류패션4)
취업자리 많이 늘려주세요! - 서나리(법학4)
공무원 연금제도 폐지하지 말아주세요 - 김정훈(섬유생산공정2)
취업걱정없는 대학생 되게 해 주세요 - 이종윤(법학4)
연설할 때 영어로 하세요! - 권소라(국어교육3)
교육정책 똑바로 해 주세요~ 등록금 멋대로 올리고 그런거 하지 마세요
 - 정성원(중국어 통번역2)
서민들이 좀 숨쉬게 해 주세요 - 성백정(토목4)
대운하 적극 찬성! 밀어붙이세요! - 신중도(토목4)
현재 계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빨리 새로운 정책을 세워 경제를 안정 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정현태(전기공학과)
제발 대운하는 좀... 명박님 초등학교 ‘슬기로운 생활’부터 배우고 오세요.
- (익명)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나라 만들어주세요 - (익명)

 

앗 뜨거!  용어사전

  • 한반도 대운하 -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 선거를 맞아 내놓은 공약으로 이 계획의 핵심인 경부운하는 낙동강과 남한강을 가로막는 소백산맥의 조령을 뚫어서 인천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내륙운송 수로를 4년만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 현재 환경문제, 건설기간문제, 비용문제, 실효성, 필요성을 두고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 환경부 장관인 이규용 환경장관이 “대운하는 대재앙”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한 적이 있다. 
  • 한미FTA - 한미자유무역협정. 약칭 한미FTA는 대한민국과 미국 간의 자유무역 협정이다. 2007년 4월 2일, 14개월간의 긴 협상을 마치고 최종 타결되었다. 4대 선결조건으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배출가스 강화 기준 2009년까지 철폐, 스크린 쿼터 축소, 약값 재평가 제도 철폐가 있으며 한미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선결조건만 봐도 봐도 한미FTA는 굴욕협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한·미 양국 모두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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