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힘’을 보여주길
진정한 ‘힘’을 보여주길
  • 사회부장 정재훈
  • 승인 2008.05.23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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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들이 점점 봄꽃으로 변해가는 요즘, 학내에는 어김없이 등록금 인상에 대한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총학생회에 압류되어 있는 대학본부의 책상들이 본부 입구에서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천마로와 교정의 나무들 사이에는 플랜카드들로 어지럽기까지 하다. 캠퍼스는 이렇게 떠들썩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대수롭지 않은 듯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이런 모습들이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총학생회와 이번 <‘힘’ 총학>의 노력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힘’ 총학>은 개강 후부터 수업 시작 전에 직접 발로 뛰어 그들의 노력을 홍보했으며 매일 교내에서 마이크를 잡고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매년 너무나 비슷하고, 달라지거나 개선된 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모든 학생회들이 하나같이 학우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담아내어 진정한 의미의 학생회가 되겠다고 했다. 그들의 노력이야 어찌됐건, 정말 지겨운 ‘등록금 인상에 대한 투쟁’과 ‘학우들의 무관심’이라는 두 가지는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았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관심> 문제의 핵심은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 때문일 것이다.
 지금 총학생회와 단대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은 너무나 깊어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불신의 핵심에는 학생회의 주 수입인 학생회비 문제가 있다. 학생회비는 수혜비 정정에서 학우들의 삭제대상 첫 순위로 꼽히고 있다. 투쟁과 사업들 역시 그들만의 각본이며, 학생회 간부를 하면 부수입이 생긴다는 소문은 이미 우리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상식’이 된지 오래다. 등록금 문제 역시 ‘이러다 뭐 좀 받고 끝내겠지’라는 생각의 차원에 놓여 있다
 틀을 깨려면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한다. 26일의 학생총회와 함께 앞으로 <‘힘’ 총학>의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겠지만 학우들의 의식개선이 서행되지 않고서는 단순한 대응책일 뿐, 진정한 해결이라 볼 수 없다. 직접적인 등록금 투쟁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매해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각성이 필요한 때다. 등록금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고등교육법 재개정이 학생들의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학생회가 등록금 문제뿐만 아니라 여타 학우들의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무엇보다 학우들과 학생회 사이의 관계변화와 상호이해가 절실하다.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근본적 인식전환을 위해 노력하여, 그들이 잇슈로 삼고 있는 현안들과 주요 사업들에 학우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는 진정한 ‘힘’을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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