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협상, 그 논란의 실체를 알아보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 그 논란의 실체를 알아보다
  • 김현진, 홍상현 기자
  • 승인 2008.05.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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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 협상을 통해 빠르면 이달 중순 이후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됐다. 당장 생후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앞으로 미국이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 조치를 공포할 경우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도 들어오게 되었다. 지난 06년도 합의안 때 안창살·LA갈비·T본 스테이크 등이 금지됐던 반면 이번 협상에서는 편도와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를 제외한 모든 부위가 허용됐다. 그러나 이 협상을 보는 시각은 양분된다. 일각에선 한·미FTA의 국회 비준을 위해 쇠고기 시장개방은 불가피했다고 보는 반면, 야당은 청문회를 요구하며 협상반대 공세에 나섰다. 이에 이번 협상에서 무엇이 문제이며 우리의 식생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
강기갑 의원 … ‘청문회에서 미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해명 요구’

강기갑의원

줄기차게 우리나라와 미국의 쇠고기 협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왔던 것과 관련하여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강기갑 국회의원(이하 강 의원)을 만났다. 강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과거의 사태들을 보면 그 안전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번 청문회에서 이번 협상에 관한 해명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특히 대학생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학교급식에서는 원산지 표시가 없기 때문에 학생식당 등에서 미 쇠고기가 많이 사용될 수 있으며, 광우병의 잠복기간이 길기 때문에 앞으로 10~20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대학의 여정수 경북한우클러스터단장(생명공학부)의 ‘수입쇠고기에 부과되는 40%의 관세수입을 한우산업에 투자한다면 한우가 국제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강 의원은 “이미 한우산업에 대해서 약 6천6백억 원이 지원되고 있으며 이것은 한우 농업뿐만 아니라 여러 농업 전체의 예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Q. 정부가 제시한 광우병 소 대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축산농민의 생활권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의 건강문제가 더 우선돼야 한다. 즉,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는 축산농민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재한 것이며 둘째는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Q.이번 우리나라와 미국의 쇠고기 협상과 달리 일본은 어떠한 검증시스템이 갖고 있는가
-인간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병이 미국에서 발생했지만 그 원인이 광우병인지 확인도 되기 전에 우리 정부는 서둘러 협상했다. 원인규명과 해명을 명확하게 받고 수입을 재개해도 되는데 아직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도 못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계속해서 협상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한미FTA를 앞두고 졸속적으로 협상했다고 생각한다.
Q.오는 7일에 열릴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를 피력할 것인가
-한우농가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책이 없다는 점과 미국이 2천13건의 위생조건을 위반한 점에 대해 과학적인 해명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도축체계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며 이로 인해 안전성이 의심된다. 게다가 중점적으로는 소위 ‘검역주권’을 상실한 것에 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어 국회에서는 국민들의 여론에 힘입어 ‘협상철회촉구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다.
Q.요즈음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농업분야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전에 비해 현재의 생활은 너무나 풍족해져 생존에 꼭 필요한 것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심하다. 지금 전 세계에서는 식량을 놓고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젊은 학생들이 새로운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농업은 환경과 생존, 그리고 국가주권 및 사회안정에 관련된 중요한 문제다.

 


한우 산업을 위한 대안은 있는가? 

여정수 교수 … ‘정부는 한우농가에 실효성 있는 대책 내 놔야’

여정수 교수

 지난 2일 우리 대학 여정수 경북한우클러스터단장은 정부의 한우농가 지원에 대해 “여태까지 정부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여 농업 및 식량산업에 투자를 많이 해왔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이 입은 손해를 돈으로 보상해주는 등의 일회적인 정책이 많아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여 교수는 “손해배상도 필요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한우의 국제 경쟁력 제고의 기반이 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사료가격의 인하다. 여 교수는 “현재 한우의 사료로 쓰이는 곡물의 98%는 외국에서 수입해 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것을 국내자체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는데, 그 방법으로는 휴경지에다 풀을 길러 그것을 사료의 원료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 교수는 “그렇게 하면 곡물사료의 해외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풀을 기르는 땅은 지력도 높아지기 때문에 농업과 축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저가의 수입 쇠고기는 싸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 교수는 “현재 일년 쇠고기 소비량의 70%는 수입해 오고 있는데다가 어차피 국내 쇠고기 생산량은 일년 소비량에 미치지 못한다”며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입쇠고기가 한우로 둔갑되는 것, 이는 다시 말해 정부가 수입 쇠고기는 싸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한우로 둔갑한 수입쇠고기의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유통의 투명화를 위해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셋째는 고품질 한우를 개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여 교수는 “이 문제는 개인의 차원에서 하기 어렵기 때문에 꼭 국가 차원에서 한우품질의 개량을 위한 체계를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Q.한 신문 시론에서 “수입 쇠고기에 붙는 40%의 관세수입을 한우산업을 위해 쓰면 한우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
-현재도 관세수입으로 축산발전기금 등을 만들어 일부 축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축산업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한우농가가 직접적인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한우산업에 더 투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Q.경북한우클러스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참품한우’는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한우산업 발전의 호기로 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참품한우’의 목적은 과학적 체계를 통해 안전하고 순수한 한우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또 축산농가로부터 신청을 받아 엄정한 심사 후에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생산이력추적시스템이란 모든 소가 태어날 때부터 각각 유전자샘플을 채취해 전산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만약 문제가 생겼을 경우 5시간 안에 어디서 태어나 자란 소인지 등 출생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수입산 쇠고기는 이를 알 수가 없다. 중간에 문제가 생겨도 원인을 알기가 어려운 반면 ‘참품한우’는 미국산 쇠고기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안전성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교내 식당의 대책은?  
 대부분 호주산 쇠고기 사용, 미국산 쇠고기는 사용 안 할 듯

 우리 대학의 학생회관 식당, 인문계 식당, 자연계 식당은 학우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식당이다. 하루에도 수천 명의 학우들이 이 교내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학교 내에 위치한데다가 가격도 일반 식당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교내식당에서는 현재 어떤 쇠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학우들이 믿고 먹을 수 있을까. 만약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시작되면 이를 사용할까. 
 각 교내 식당의 담당자를 만나 이에 대해 자세히 물어 보았다.

◆ 현재 사용하고 있는 쇠고기의 원산지

학생회관식당

인문계식당

자연계식당

호주산

호주산

호주/뉴질랜드산

◆ 향후 미국산 소고기 사용여부

학생회관 식당

인문계식당

자연계식당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런 일은 아마 없을 것

확실히정해지지않았다

 

 

 

◆ 현재 원산지 표시여부와 향후 원산지 표시여부

학생회관 식당

인문계식당

자연계식당

현재 없음, 곧 시행

쌀과 김치는 시행 중, 쇠고기도 곧 시행

빠른 시일 내 시행 

 

 

 

※학생회관 식당: CM푸드
※인문계 식당: 아워홈
※자연계 식당: 신세계푸드


▲학생회관 식당
 현재 학생회관 식당에서 쓰고 있는 모든 쇠고기는 호주산이다. 학생회관 식당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시작되어도 현재로써는 미국산 쇠고기 사용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대다수의 학생들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미국산을 쓸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학우들이 쇠고기의 원산지를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식당측은 “곧 원산지 표시를 하겠다”고 답했다.


▲인문계 식당
 인문계 식당의 김상덕 점장은 “현재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현재도 많은 우려가 되고 있는데 굳이 회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면서까지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쓸 필요가 없다”며 “쇠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식재료 모두 검증된 것만 사용하여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원산지 표시에 대해서는 “현재 원산지를 표시하고 있는 김치와 쌀에 이어서 쇠고기에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자연계 식당
자연계 식당은 현재 호주산 쇠고기와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자연계 식당의 박미진 매니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당분간은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식자재의 안전성에 관해서는 “모든 식자재가 시스템으로 관리되며 엄격한 품질 기준에 맞춘다”고 답했다.
 박미진 매니저는 원산지 표시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번 미 쇠고기 협상 “나는 이렇게 생각 한다”.
학우들에게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먹을 것인지와 미 쇠고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일단은 꺼릴 것 같다. 광우병 문제도 있고 안전성도 역시 의심되기 때문이다. 김준오(경영3)
-먹고 싶지 않지만 라면 등의 식품이나 또 음식점등을 통해 어쩔 수 없이 먹게 될 것 같다. 그리고 3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했다면 모를까 지금의 협상조건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권영창(법3)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이 검증만 된다면 먹을 생각이다. 그러나 청문회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쇠고기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미국 측 주장만 받아들여 이번 협상이 정상회담에 대한 선물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배기현(경영4)
-먹지 않을 것 같다. 언론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도 많고 그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해명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했기 때문에 미 쇠고기에 부정적인 면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종도(전기공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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