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오딧세이]'웃음'과 '울음'의 공존 -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인물오딧세이]'웃음'과 '울음'의 공존 -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 남경순 명예기자
  • 승인 2007.04.06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찰리 채플린
똑같은 일을 쉼 없이 반복할 때면, 늘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진한 콧수염과 헐렁한 바지를 입고, 컨베이어 벨트 공장에서 열심히 나사못을 조이던 남자. 산업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 ‘모던 타임즈’의 주인공 찰리 채플린이 바로 그다.
 찰리 채플린은 블랙코미디(통렬한 풍자를 내용으로 하는 희극)와 슬랩스틱 코미디(연기와 동작이 과장되고 소란스러운 희극)의 대표적인 인물로, 19C를 대표하는 영화배우이자 감독이다. 1889년에 태어나 5살 때부터 연극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그는 산업사회에 대한 풍자와 사회비판을 눈물과 웃음 그리고 유머로 표현한 희극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인생의 말년에는 화려한 여성 편력과 4번의 결혼이라는 악명과 공산주의자라는 오해, 작품 표절 시비 등으로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한다.

공산주의자 VS 평화주의자
채플린이 공산주의자라고 비난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영화 ‘모던 타임즈’를 만들 때쯤부터이다. 이후 ‘독재자’나 ‘무슈 베르두’ 같은 작품, 그리고 ‘비미활동특별조사위원회’의 출두명령에 응하지 않은 채 그저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어떤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한 일도 없다. 나는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평화주의자이다’라는 전보로 대체하는 등의 행동으로 언론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한다.
실제로 채플린은 어느 당 조직에도 가담하지 않았지만 진보적 운동에 적지 않은 자금을 냈으며 이따금 정치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천재적 재능 ... 일관된 주체의식
채플린이 20세기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는 것은 그의 일관된 작품 의식과 주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배우이면서 감독으로도 성공한 그는 각본, 음악, 제작, 안무 등 거의 모든 중요한 부분을 소화해내는 다재다능함의 소유자였다. 특히, 영화 속 그의 표정과 행동은 언어와 국가, 시대를 초월하여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미디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 삶에 접근하려는 그의 진지한 태도일 것이다.
자극적 소재와 과장된 연기로 공허한 웃음만을 자아내는 오늘날의 코믹 영화와 달리, 채플린은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코미디를 통해 오늘날까지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 왔으며, 아직까지 받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