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생각, 화려한 화술
신선한 생각, 화려한 화술
  • 황혜정 수습기자
  • 승인 2007.04.0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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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자 뮤지션인 남궁연을 만나다

 남궁연은 트레이드마크인 빡빡머리에 동네 아저씨같은 수더분한 옷차림 그리고 넉넉한 미소를 머금으며 나타났다.
 “자, 주제가 뭐죠?”
 남궁연씨가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꺼낸 첫마디다. 인사도 없이 강연을 시작하는 여유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가 강단에 올라서자 학생들은 마치 자신의 휴대폰을 자랑이라도 하듯 연신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프로답 게 그는 카메라 폰 세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좌중을 압도하며 강연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방송계의 재담꾼인 남궁연은 현재 ‘고릴라디오’의 DJ로 활동하고 있다. 라디오사상 최초로 청취층 제한 등급을 도입, 19세 이상의 청취자만 접근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시도한 특이한 방송인이다. 인생이 녹아 있는 경험담과 그의 주관이 담긴 이야기로 이 라디오방송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라디오를 통해 젊은 청취자들과 나누는 인생상담과 연애상담의 거침없는 독설과 직설적인 내용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재치있는 입담과 해박한 지식 덕분에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평소 성(性)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 여느 전문가 못지않은 성(性)상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의 해박한 지식은 성문제에 있어서도 모자람이 없다. 그래서인지 그의 라디오게시판과 미니홈피에는 고민하는 사람들에 대한 글로 넘쳐나고, 여기에는 남궁연 자신만의 인생철학과 애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이 넘쳐난다.

SEX에 대한 생각, 왜곡된 것
 남궁연은 ‘SEX’를 “Special Emotional X-change”라 하여 “아주 특별한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성(性)에 대해 한 번도 진지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며 첫 운을 뗀 뒤, “성(性)을 숨기려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지적했다.
 남궁연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성상담과 함께 피임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콘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콘돔은 임신을 방지하며 결과적으로 남녀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피임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성관계를 더욱 부추긴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항의성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유교적 가치관을 중시하는 기성세대들은 ‘성(性)=부끄러운 것’이라고 잘못 교육받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성관계’를 자유롭게 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며, 일종의 억압된 ‘성(性)’에서 자유로워지자는 말이다”라며 책임있는 성관계를 강조했다. 그리고 “콘돔과 피임약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나를 사랑하자.
 그는 “누구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라며 “성관계를 할 때 나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자”라고 말했다.


 남궁연은 이어 학생들에게 ‘자신의 중요성’을 꽃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밀폐된 공간에서 조명을 받아야 빛을 내는 ‘보석’보다,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빛나는 아름다운 ‘꽃’이 되라”고 당부했다.
 강당을 가득 채운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서 1시간 30여분의 열띤 강연은 끝이 났다.
 알음알음 모인 학생들은 연신 웃으며 함성을 지르고 동조를 보내기도 했다.
 남궁연은 여느 다른 유명 인사들과는 분명 달랐다. 어려운 말을 쓰고, 자신의 성공담을 이야기하는 딱딱한 강연이 아니라 화기애애 하면서도 대담한 강연이었다. 판에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이 날의 강연은 솔직 담백한 그의 매력을 재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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