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국제사회의 악-쿠데타
[독자투고]국제사회의 악-쿠데타
  • 편집국
  • 승인 2007.04.0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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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태국에서는 권력의 야욕에 빠져 부패한 탁신정권에 반대하여 민주개혁평의회라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태국의 군 쿠데타는 여타 쿠데타와 달리 반대파를 숙청하지만 죽이지 않고, 일단 쿠데타에 성공하면 군부세력이 집권기간 내내 입법ㆍ사법부는 물론 기업까지 모두 정권이 관리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것 때문인지, 태국의 정치 문화 때문인지 태국에서는 지금까지 19회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런 태국의 독특한 정치 문화를 인정하지만 이번 사건을 접하게 되면서 평화를 외치는 지구촌 한편에서는 아직도 독재와 부정부패에 대항한 쿠데타가 일어난 것에 대해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태국 군부의 쿠데타는 우리나라의 쿠데타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나라는 헌정사에서 두 차례의 쿠데타가 있었는데 1961년 5?6군사정변과, 1979년 12•12사태이다. 5?6 군사정변은 민주당의 고쳐지지 않는 정치행보와 경제적 고통을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박정희가 군대를 동원해 민간 정부의 권한을 중지시키기 위해 일으킨쿠데타이다.
 12ㆍ12사태는 197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12월 12일 전두환 •노태우 등이 이끌던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쿠데타이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합법적 지배세력이 아닌 쿠데타로 정권을 획득한 비합법적인 군부 세력에 의해 지배되는 아픔을 겪었다.
 군부는 경제성장을 내세워 국민들을 강제적으로 억압해 민주주의 실현은커녕 인권마저 빼앗았다. 결국 민주주의의 억압을 받아온 국민들은 이 부당한 세력에 대항하여 5?8광주민주항쟁과 6월 항쟁 등으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고 항거했다.
 민주주의의 국민들에 대한 강한 열망은 군부 독재 정권을 물러나게 했으며, 이후 문민정부의 등장으로 민주화가 되면서 오늘까지 민주주의가 지속되고 있다.
 한 나라에서 정권이 들어선다는 것은 투명한 절차를 거쳐 국민의 지지에 의해 정당성을 확보한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이어야 한다.
 현재 태국 국민들과 국왕은 이 사태를 반기며 축제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 스스로가 아닌 군부에 의해 강제적인 물리력으로 바뀐 정권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국가는 시민들로 구성된 사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태국 국민들은 쿠데타에 의해 들어선 정권에 굴복하여 이대로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태국 국민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혜민(정치외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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