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글, 새로운 세계적 문화 코드
[사설]한글, 새로운 세계적 문화 코드
  • 편집국
  • 승인 2007.04.0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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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이 세계적인 문화 코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06년 2월 한국의 한 디자이너가 프랑스 파리에서 선보인 한글 의상은 ‘기하학적인 조형미와 패션의 조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2006년 9월 역시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패션 액세서리 박람회에서는 유럽의 젊은 디자이너 40여명이 한글이 그려진 원단으로 다양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만들어 ‘한글 패션 특별전’을 열기도 했다.
 한글은 점과 선, 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들을 아무렇게나 조합하여 만든 문자가 아니다. 한글은 우리 말의 소리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음양오행 이론을 바탕으로 창안한 문자로서, 정밀한 과학과 심오한 철학이 결합된 최고의 역작인 것이다. 한글이 ‘무한한 가능성과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굳이 학문적인 배경지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한글이 뛰어난 문자임은 쉽게 알 수 있다. 한글이 그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자판을 예로 들어 보자. 한자나 일본어를 컴퓨터 자판에 입력하는 것은 한글 입력에 비해 7배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자판이 몇 안 되는 휴대전화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한글은 자음 일곱 자(ㄱㄴㄷㅂㅅㅈㅇ)와 모음 석 자(• ㅣㅡ)의 조합에 의해 12개 자판만으로도 모든 글자를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는 반면, 한자와 일본 가나의 경우는 입력방법과 속도 면에서 현격하게 뒤지는 것이다.
 거리에서, 버스 안에서, 혹은 지하철 안에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휴대폰을 통한 문자 메시지 송신량은 이미 음성 메시지의 송신량을 넘어섰으며,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고 우리의 삶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 변화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바로 우리나라이며, 이는 곧 한글의 힘이다. ‘IT 강국’이라는 영예도 한글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한글은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문자이다. 영국의 역사가인 존 맨은 ‘한글은 어느 알파벳보다도 완벽으로 향하는 길에 오른 알파벳이고,.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으로, 알파벳이 어느 정도까지 발달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라고 한 바 있다. ‘알파벳의 꿈’, 한글을 이르는 말이다.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한글을 최고의 문자라고 하면 ‘우리의 문자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당연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티셔츠에 뜻 모를 영문을 새기고 다니면서 좋아할 일이 아니다. 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한글이고, 세계인이 흠모하는, IT 강국을 가능케 한 한글이다.
 최근 한글의 명조체와 고딕체가 일본의 한 폰트 제작사에 의해 개발된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한글이 반포된 지 올해로 560년이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삶과 철학이 배어 있는 아름다운 서체를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한글이 세계적인 문화 코드로 확고하게 자리잡아, 세계 어디에서나 한글로 멋지게 장식된 티셔츠를 찾으며, 한글 로고가 달린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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