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생각]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나라, 프랑스
[길위의 생각]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나라, 프랑스
  • 편집국
  • 승인 2007.07.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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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학교에서는 자매대학인 프랑스 뮐루즈 대학으로 9박 10일의 단기연수지원신청을 공고했다. 지원 결과, 내 생애 처음으로 외국에 가게 되었다. 인천공항에서 에어 프랑스를 타고 12시간을 날아 도착한 프랑스의 관문 샤를르 드골 공항은 처음 오는 외국인도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표지판 시설이 잘 되어있어 좋은 인상을 주었다. 프랑스에 와 있다는 것을 겨우 실감할 때쯤 우리 일행은 다시 뮐루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뮐루즈는 알자스 로렌 지방에 위치한 중소도시로 섬유공업이 발달한 도시이다. 공항에 도착하자 뮐루즈 대학 교수님들이 친히 나오셔서 우릴 반겨주셨다. 당시 나는 이분들이 우리가 떠나는 마지막날까지 친절히 우리의 가이드가 되어주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의 연수는 시작되었다. 교내 한 쪽에 자리잡은 스포츠센터의 기숙사에 여정을 푼 우리는 이튿날부터 뮐루즈 시내를 구경하고 자동차 박물관에도 다녀오고 뮐루즈 대학의 첨단 섬유연구소와 교내 여러 시설을 둘러보았다.
연수 4일째 되던 날 유럽의회와 법원 등 유럽의 주요 시설이 자리잡은 유서 깊은 도시 스트라스부르에 들렀다. 유명한 노트르담 성당을 보았는데 엄청난 규모의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건물 장식의 기교는 화려함의 극치였다. 이 도시에는 투명 유리로 날씬하게 모양을 꾸민 지상전철이 있었는데 옛 건물들과 어울려 매혹적이었다.
뮐루즈로 돌아와 프린팅 박물관, 골덴 천을 만드는 공장을 견학하고, 보쥬 산에 들러 스키도 타고 꼴마 인근의 산에 들러 광산탐험의 시간도 가졌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접하며 즐겁게 공부하는 동안 어느새 우리의 일정은 끝나가고 있었다.
돌아오는 날 뮐루즈 공항에는 연수 내내 함께 다녔던 프랑스 친구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그때의 그 놀라움과 감동이란... 친구들은 자기 집에서 한시간 이상 걸리는 공항에, 그것도 그 이른 시간에 나온 것이었다. 울컥해져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이 모든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하고자 되뇌며 우리 일행은 대구로 돌아왔다.
한쪽에선 최첨단을 걷고있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몇 백 년이 된 유물을 소중히 보존하고 있는 나라. 프랑스는 쉽게 만들고 쉽게 부숴 버리는 우리와는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연수동안 한번도 듣지 못했던 클락션 소리, 아름다운 알자스지방의 자연경관, 그리고 우정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 프랑스 친구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소중히 깨달은 것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한다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고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할 때 한국 사회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박귀주(불어불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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