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k]유라시아 횡단철도, 과연 어디로 갈까?
[Click]유라시아 횡단철도, 과연 어디로 갈까?
  • 박진영 학술전문기자
  • 승인 2007.07.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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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의주를 경제 특구로 지정함으로서 '철의 실크로드'로 불리는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제 영화에서나 보던 오리엔탈 특급이 부산역을 출발할 날도 멀지 않게 되었다. 최근에는 경의선 복원 공사가 시작되면서 한반도를 떠난 철길이 어디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유라시아 횡단철도는 두 노선이 있다.
먼저 흔히 '철의 실크로드'라고 불리는 중국횡단철도(TCR)가 있다. 이 노선은 신의주를 넘어서 중국의 베이징과 텐진을 거쳐 중앙아시아의 타슈겐트를 지나서 모스크바와 서유럽의 암스테르담으로 이어진다.
이 철도는 중국의 인구밀집지역을 지나고 세계최고의 지하자원 매장지인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지역과 사마르칸트와 같은 관광지를 지난다는 이점이 있다. 중국을 비롯하여 6개국을 거치게 된다.
한편 러시아 쪽으로는 시베리아횡단철도로 불리는 TSR이 있다. 이 노선은 경원선을 거쳐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하여 동토의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로 연결된다. 신의주에서 TCR을 거치더라도 빼이징에서 갈라지는 몽골횡단철도(TMGR)를 통해서 TSR과 연결될 수 있다.
양 노선은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TCR의 경우 거리가 TSR에 비해서 1000km이상 짧고 시베리아와 같은 혹한이 없다. 그리고 인구밀집지역을 지난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6개국을 지나면서 궤도의 크기가 다르고 각국 세관의 부정부패가 심하다는 약점이 있다.
TSR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고 동토의 땅을 지나지만 러시아 정부의 노력으로 안정적 운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래를 철로에 걸고 한국 철도를 TSR과 연결시키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북한측도 이 노선을 선호하고 있다. 그 예로 지난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톡 회담직 후에 곧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프로그램과 관련한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제의’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제의’가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 91년 노태우 정권이 당시 구소련에 차관으로 준 14억 달러가 북한측의 철도 공사비로 대체 상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렇듯 지금의 정황으로는 TSR 노선이 유력하다. 물론 변수는 있다. 남한에서 다시 냉전·수구적인 정권이 등장한다거나,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 반러시아적으로 바뀐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이 구상하고 있는 한일해저터널 계획이 구체화되는가와 중국이 앞으로 어느 정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가도 중요한 변수이다.
바야흐로 동아시아가 요동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철도가 있다.
부산역에서 철도를 타면 닥터 지바고와 애인 라라가 숨어지내던 은둔의 땅을 방문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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