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오딧세이]체 게바라
[인물오딧세이]체 게바라
  • 남경순 객원기자
  • 승인 2007.04.0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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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시작된 체 게바라에 대한 관심과 열풍이 이상기류처럼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시내 어디를 가도 그를 기념하기 위한 티셔츠와 베레모, 흑백사진첩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체 게바라에 관한 가슴 따뜻한 일화를 한 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내년이면 서거 40주년을 맞이하는 체 게바라. 21C 우리가 다시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스스로를 바꾼 젊은 날의 여행 -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세상이 그를 부르기 전, 세상이 그를 알아주기 전, 그의 삶을 바꾼 여행이 있다.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여행 23살 남미 여행기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안락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는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남미대륙 횡단을 결심한다. 낡고 오래된 모터싸이클 ‘포데로사’에 몸을 싣고, 그들은 안데스 산맥과 칠레 해안, 아마존을 건너가겠다는 멋진 계획을 세운다. 조금은 무모한 이 여행은 남미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두 주인공의 실패와 충돌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여행은 그들의 생각과 달리 만만치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돈과 체력은 떨어지고, 하나밖에 없는 텐트와 모터싸이클도 고된 여정에 수명을 다한다. 그러나 여행이 계속되면서 그들은 새로운 것들을 깨닫기 시작한다. 파괴된 페루의 잉카유적과 토지 개발업자에게 집을 빼앗기고 광산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유랑부부, 나환자촌에서 고통을 숙명처럼 안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은 세상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특히 나환자촌에서 나병 환자와의 허물없이 지내는 체 게바라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여행 후 체 게바라는 말한다 “길 위에서 지내는 동안 내게 무슨 일인가가 일어났다. 생각할 사간이 필요하다.”고. 여행이 끝난 그는 여행 전 그가 아니었다. 23살 그의 여행은 또 다른 삶의 여행을 위한 전주곡이었다.

끊임없는 여행과 해방을 위한 도전, 그리고 죽음.
 여행을 마친 체 게바라는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1953년에 두 번째 여행을 떠난다. 친척 카를로스 페레르와 함께 볼리비아와 페루, 코스타리카를 거쳐 과테말라에 도착해 그곳에서 의사로 일하게 된다. 그는 1954년 과테말라 정부가 쿠데타로 무너지면서 멕시코로 망명했고, 그곳에서 그의 영원한 동반자 피델 카스트로를 만난다. 카스트로 형제와 함께 쿠바에 상륙한 그는 거의 전멸한 게릴라 부대를 이끌고 세력을 구축하여 1959년 수도 아바나에 입성한다. 그리고 해방된 쿠바에서 국립은행 총재와 공업장관, 외교 활동을 한다. 하지만 평소 ‘혁명은 한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고 있던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임에도 쿠바혁명에 가담한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해방시키기 위해 콩고혁명과 볼리비아 혁명에 잇따라 참전하다 CIA 지원을 받은 볼리비아 정부에 의해 39살 젊은 나이로 살해된다.

뜨거운 열정과 도전정신…지극히 인간적인 삶
 체 게바라는 유독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가장 인간적인 혁명가’, ‘인간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좌표’라는 주변 평가처럼,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인간’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두고 도전적인 삶을 살았던 그의 모습이 공감을 얻어서일까 ?
 그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뜨거운 열정과 도전정신일 것이다. 가볍고 개인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의 마지막까지 지니고 갈 인생의 목표 하나쯤은 품고 열정과 도전 속에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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