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 해 봐!" 농촌사랑 국토대장정
"꼭 한번 해 봐!" 농촌사랑 국토대장정
  • 황혜정 수습기자
  • 승인 2007.04.05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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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인의 여름은 뜨거웠다!
하루 평균 20~30km씩 꼬박 10시간 정도를 걷는 강행군. 8월 1일 해남 땅끝마을에서부터 14일 파주 임진각까지 장장 498km의 국토대장정을 완주한 학우가 있다. 바로 이상현(법학 4)군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이 대장정에 앞서 동네 한 바퀴를 돈 것 밖에 없었다는 이 군은 그러나 13박 14일간 <해남-보성-영암-나주-장성-정읍-김제-전주-보령-예산-평택-화성-서울-파주-임진각> 순으로 우리나라의 서해안 지역을 남북으로 종단했다.
 ‘농촌사랑 국토대장정’은 농산물 가공 공장 및 팜스테이 마을 현장체험 등을 통해 우리 농업과 농촌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번 국토대장정에서는 벼 한 톨을 수확하기 위해 농부의 손길을 88번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88명의 대원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떠나기 전에는 만만하게 생각했던 그였지만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 후끈거리는 아스팔트 도로를 걷는 것은 정말 곤혹이었다고 한다. “처음 3일 동안이 가장 힘들었어요. 뙤약볕에 아스팔트 열기까지 더해져 종아리와 발목에 화상을 입었죠. 발바닥 전체에 물집이 잡혀 도중에는 걸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 대원들도 있었어요.”
 하루 4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강행군 속에서 육체적 고통이 가장 컸다고 말하는 그는, 하지만 노래를 부르며 끝까지 함께 한 대원들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된 일정 속에서 어느 날 하루는 멍하게 걸었는데, 그 모습을 본 친구가 발마사지를 해주더군요. ‘힘들텐데 발마사지는 왜 해줬냐’고 물었더니, ‘끝까지 함께 걷고 싶었다’라고 하더라구요.” 듣기만 해도 동기애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일화이다.
 행군도중 농촌마을에 들러 유기농법 등 첨단 농업이 이뤄지는 농촌현장을 직접 살펴본 그는 변화하는 농촌의 모습을 보고 우리 농촌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평소 농촌의 실태나 농산물 개방 등에 대해 무관심했었는데, 이번 대장정을 통해 농촌의 어려움과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됐어요”라는 말과 함께, “앞으로는 밥 먹을 때 쌀 한 톨도 남길 수 없을 것 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 완주 직전에는 대원들 88명 모두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뛰어가 도착 테이프를 끊었다고 한다. “14일 동안 동고동락하며 함께 지낸 팀원들이라 헤어질 땐 아쉬웠겠어요 ?”라는 물음에, 그는 “서울역에서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같이 고생하고 땀흘려가며 지냈는데, 막상 헤어지려니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도 팀원들이 많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대장정을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맑아지고 스스로가 성숙해지는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아까운 시간’, ‘사서 고생’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고생한 만큼 얻어가는 건 배가 될 거에요”라는 그의 말을 통해 기자는 그가 죽을힘을 다 해 걸으면서 우리 농촌의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 왜 우리땅을 지켜야하는지를 스스로 깨달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농촌사랑 국토대장정’에 대한 5자평을 부탁했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꼭 한 번 해 봐’라고 말했다. 요즘에는 각기 다른 테마로 실시되는 국토대장정이 많다. 대학생활 중 특별한 여름방학을 보내고 싶다면, 그리고 무언가에 도전하여 그것을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그의 말처럼 국토대장정은 ‘꼭 한번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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