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스스로의 주인입니까?
당신은 스스로의 주인입니까?
  • 윤미라 기자
  • 승인 2007.04.0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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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학기를 맞아 새로운 학문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자기개발을 위해 어학연수를 가는 학생들도, 그리고 자격증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에 있어 미래를 위해 미리 스스로 준비를 한다기보다는 다들 하니까 나도 한다는 비주체적 사고를 지닌 학생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그에 따라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실천하는 대학생이 되자는 취지에서 요즈음 유행처럼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부·복수전공, 어학연수, 자격증취득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전공 두 개는 필수?
 현재 부·복수전공을 이수하고 있는 학생들은 8천 9백 96명에 이른다. 1학년을 제외하면 50%이상이 이수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문과대 ㅈ양은 외국어 하나만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과, 많은 학생들이 상경대 경영학부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영학부를 택했다. ㅇ양 역시 “다들 복수전공을 하니까 해야 할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됐다”고 한다. 반면, 자기가 가야할 길, 원하는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정치외교학과를 복수전공하는 배종욱 군(철학3)은 “사회나 정치에 관심이 많아 공부하게 됐다”며, “주위에 경영학부를 복수전공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자신의 기호보다는 사회에서 경영학을 많이 요구하다 보니 관심 없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정현영 양(국제통상3) 또한 “평소에 방송과 미디어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언론정보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으며, 관심분야를 공부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양의 말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해 하게 될 때 에너지가 두 배로 솟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듯하다.
 그저 막연한 불안감으로 양다리를 걸친 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학우들은,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한 부·복수전공이 아니라면, 이런저런 고민으로 2-3년을 방황하지 말고, 자신의 학과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너도 나도 어학연수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오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누구는 미국에, 누구는 영국에, 또 누구는 어디어디에 어학연수 다녀왔다는 이야기. 어학연수는 이제 대학가에 굳건히 자리 잡은 한 과정인 듯하다. 취업을 위한 소위 ‘스펙’ 때문에 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너도 나도 어학연수를 가는 풍조에 대해, 조한나 양(도시공학1)은 “오로지 취업을 위해서라면 한정된 공부만을 할 것”이라며, “자기개발이나 식견을 높이기 위해 간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문과의 한 학생은 “자신의 진로가 확실하게 정해졌다면 준비과정의 하나로 필요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꼭 가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해숙 진로상담사는 “어학연수의 목적부터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정말 영어능력 향상만을 목적으로 갈 것인가와 견문을 넓히기 위해 갈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사에서는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은 ‘프리 토킹’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렇지 않을 경우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어학연수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자격증=알찬 대학생활?
 따놓은 자격증의 수에 따라 얼마나 알찬 대학생활을 했느냐는 기준이 되는 요즘, 자게에는  운전면허증부터 사무자동화, 한자능력검증, 번역능력, 국제무역사자격증까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을 나열하는 글들이 보인다. 자게에서 자격증 심사라도 보는 것일까?
 박진홍 군(국제통상3)은 “평소 컴퓨터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력검증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려 한다”며, 자격증시험의 준비 이유를 밝혔다. 황태우 군(법학4)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 가산점이 있으므로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자격증’은 ‘그저 따놓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을 통해 ‘원하는 것을 성취할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할 것이다.         
 
 장해숙 진로상담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의지와 무관하게 사회에 편승하는 사회적 지지현상이 보이고 있다”며, 이는 목표의 부재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저학년 때부터 자신의 목표를 정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필요하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만큼 학생들에 대한 교수님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분위기와 주위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의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의지와 계획에 따라 선택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마음, 새로운 출발을 위해 스스로에게 지속적인 물음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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