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축제를 돌아본다
[독자투고]축제를 돌아본다
  • 편집국
  • 승인 2007.04.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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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시작되고 3일간의 정신없는 나날들이 펼쳐졌다.
어느덧 4학년이 되어 지난 4년간의 대학 축제를 되돌아보자니 아련한 추억과 새내기 시절의 행복했던 나날들이 떠올랐다. 매년 밤새 축제를 즐기면서 동기들끼리의 진한 우정과 선배들과의 따뜻한 이야기, 빠질 수 없는 음주가무… 그렇게 정신없이 보내는 나날들에 심취해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한 해 또 한 해가 지날수록 보는 것도 느끼는 것도 달라진다. 대학생활의 연륜(?)인가 보다.
올해 부총여학생회장 직을 맡으면서 진행한 우리의 축제는 ‘성폭력을 막아보자’라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반성폭력 투어를 하면서 ‘행복한 주막 지킴이’ 스티커를 직접 나누어 주고 뱃지도 달아주는 등 말 그대로 투어를 하였다. 주막에서 직접 놀고 마시기보다 밖에서 보이는 주막등의 모습을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대동제에서 보였던 성 상품화

각 주막과 공연장 마다 사람이 들끓었고 주막은 손님을 받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며 물 풍선 터트리기나 추억의 불량식품 팔기, 야바위 등 재미있는 수익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물 풍선 터트리기 할 때의 배경그림은 여성이 희화화 되어 있거나 수영복을 입은 모습이었고, 거리에는 치어리더복장의 여학생들이 무리지어 다니면서 자신의 주막을 홍보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차에 올라타서 홍보를 하는 풍경도 보였다. 각 학회의 즐거웠던 모습을 전시해 놓은 곳에도 여장남자 대회 사진이 버젓이 걸려있었다. 축제의 밤이 깊어지자 어느 누구의 말처럼 우리학교는 거대한 술집으로 변모하여 모두들 휘청휘청 그렇게 밤을 보내고 있었다.
일부는 “그게 어때서? 보기 좋더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여학생들도 “내가 좋아서 한 것일 뿐이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게 과연 대학축제에서 벌어져야하는 일인가?
성 상품화라고 하는 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 상황을 놓고 이렇게 말을 하면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예민한 여자들이 그런다”고 할 사람들도 여럿 있을 것이다. 여성을 상품화하고 있는 일이 이미 우리 주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서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의 무지가 여성의 나아가 사회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면 누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성 상품화는 여성의 신체가 가지는 성적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성을 비하하고 인격적 가치는 무시되고 단지 성적인 대상에 불과하게 된다. 상업적으로는 여성의 몸과 외모는 돈벌이의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부터 미스코리아 대회가 공중파에서 방송되지 않고 안티미스코리아 대회가 열렸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여성의 몸을 상품으로 내 건다는 것은 좀 더 넓게 바라본다면 성매매의 범주에도 속하여 결국 성 상품화는 실제 성을 사고 파는 행위의 기초인 셈이다. 성 상품화의 문제는 예민한 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다. 흔히 말하듯 대학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또 여대생들은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의 미래이다.
우리는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설정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식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살아가는 우리 영남대 학생들부터 성 상품화뿐 아니라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낸 상품겮捻株英만?먼저 돌아보고 질타해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보자.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우리 힘으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 총여학생회는 앞으로도 더 많이 노력할 것이다.
부총여학생회장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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