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소외된 이웃을 생각한다>나눔의 부활(復活)
<부활절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소외된 이웃을 생각한다>나눔의 부활(復活)
  • 편집국
  • 승인 2007.06.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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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윤리를 다시 세워야만 할 때가 온 것일까? 혼자 사는 딸을 생각해서 외손자를 버린 할머니, 사회에 책임을 질만한 사람들이었으면서도 자살하는 이들, 없어지는 아이들, 강간당해 버려진 여인들, 친딸을 폭행한 아버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방화, 신용불량자의 양산, 실업자·노숙자의 증가… 아는 사람이 많으면서도 어렵고 힘들 때 찾아갈 사람이 없어 해결책을 찾지 못한 이들, 그것이 모여 궁극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사람을 무서워해야만 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랑의 종교라는 그리스도교에서는 이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까? 마침 그리스도교의 부활절을 지나면서, 그리고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금은 사회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해석해 내고 있는 우리 대학 졸업생 최시영 신부와 박성순 목사에게 우리 사회를 치유할 메시지를 듣는다.

박성순 목사 (화학과 83년 졸)
탈무드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여인이 아기를 낳았는데, 머리가 두 개이고 몸은 하나이며 팔다리는 각각 두 개씩인 기형아가 태어났습니다. 문제는 몸은 하나인데 그 외의 모든 것이 각각 두 개씩이므로 이 아이를 하나로 볼 것인지 둘로 볼 것인지가 문제였습니다. 이에 대해 지혜의 스승인 랍비는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만약 이쪽 아이의 머리를 때렸을 때 저쪽 아이가 같이 울면 하나이고,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아이는 둘이라는 것입니다. 즉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을 때 둘이 아니라 하나이고 진짜 형제라는 것을 랍비는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약자와 소외된 자에게 관심을
사람들에게는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물질로, 또 어떤 이는 방대한 지식과 권력, 수려한 외모 등 저마다의 처세술로 이 땅에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수단으로 하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반드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의 틈이 존재하게 됩니다. 우리 사회의 복잡한 여러 문제들도 바로 이 틈(Gap)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민주사회의 병폐 중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현상이 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표면화 될수록 이러한 틈은 우리사회의 위기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가지지 못한 자들의 ‘소외됨’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하나님은 약한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소외된 자에게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구약성경 신명기15장 7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강퍅히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 쥐지 말고”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손을 움켜쥐고 있는 것은 동정의 손길을 베풀기를 거절하는 모습입니다. 가난한 형제를 못마땅한 눈초리로 대하거나 그에게 좋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위대한 전도자인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두 개의 손을 주셨다. 하나가 받기 위한 손이라면 다른 하나는 주기 위한 손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통을 당하는 이웃을 바라보면서 우리 손을 움켜쥐지 말아야 합니다. 움켜진 손을 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사회를 황폐화할 최대의 적 ‘무관심’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보스톤 대학교 교수인 엘라이 바이젤 박사는 「21세기 예측」이라는 책에서 21세기에 인간 사회를 황폐화시킬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악이 있다면 그것은 ‘무관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동감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 속에서 무관심은 이미 우리들과 친숙한 것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웃집에 누가 죽었는데 썩은 냄새가 날 때까지 몰랐다는 얘기를 신문 기사를 통해 종종 접하지 않습니까?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있는데 요즈음은 ‘사(死)’촌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웃에 대해 무관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웃에게 사랑의 두 손을 펼칠 때 우리는 진정한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역사 학자 아놀드 토인비(A.Toynbee)는 “초대 기독교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서로 사랑하고 돌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외된 자를 살피는 것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임을 성경은 명령하고 있습니다. 땅 위에 부를 쌓고 살아가는 자들은 마땅히 가난한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 어거스틴(ST. Augustinus)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부자는 가난한 자의 것까지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의 잉여분은 가난한 자에게 필요한 것이다”고 했습니다. 신약성경 히브리서 13장 16절에는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눠 주기를 잊지 말라 이같은 제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느니라”고 했습니다. 나눠주는 삶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산 제사의 삶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즉 이것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삶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일은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나눔을 행하는 현대인의 삶이 중요
어느 부자가 유명한 성자를 찾아가서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제가 죽은 후에 모든 재산을 불우한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기로 약속을 했는데, 왜 사람들은 항상 저를 구두쇠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성자는 그에게 ‘돼지와 젖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느날 돼지가 젖소에게 왜 나는 인기가 없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사람들이 너는 온순하고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사실 우유와 크림을 주는 정도가 대부분이잖아, 거기에 비하면 나는 많은 것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을 다 주잖아. 베이컨과 햄을 주고, 곱창도 볶아서 주고, 게다가 머리까지 죽는 순간 억지로 웃어가면서 내놓잖아? 그런데 왜 사람들은 나보다 너를 더 좋아하는 걸까?” 젖소는 잠시 생각하다가 다음과 같이 대답을 했습니다. “글세, 그건 아마 나는 살아 있는 동안에 내 것을 사람들에게 주지만 너는 죽은 다음에야 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성자의 얘기를 들은 부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죽고 난 뒤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 지금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이웃을 살피고 이웃에게 관심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최고의 부자였던 록펠러는 여러 가지 기록을 세운 사람입니다. 첫째는 가장 가난했던 사람이 가장 큰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둘째는 개인 자격으로 남을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입니다. 개발 도상국가의 자선 단체 중에 록펠러 재단의 도움을 받지 않은 단체가 없을 정도라고 하니 록펠러 재단이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지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록펠러는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물질의 복을 받아 나누는 삶을 살았을 때 하나님께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은혜를 부어주신 것입니다.

한 자루의 양초로 많은 양초에 불을 나눠주어도 결코 처음 양초의 빛은 어두워지거나 약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나눔을 통해서 세상은 더욱 밝아지게 됩니다. 새 봄의 기운이 완연하고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는 부유한 이 계절에 ‘가지지 못함으로 소외된 자들’에 대하여 우리의 눈길을 돌려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세상의 모든 소외된 사람들이 찾아와 평안을 누리는 ‘아버지의 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활’의 참의미 되새겨야
36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치하에서 갖가지 억압과 고통을 당하였지만 일본 천황이 항복하므로 한 순간에 우리가 해방된 것처럼 죄 아래 있는 우리 모든 인류, 저주 아래 있던 우리 모든 인류가 예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완전한 자유와 해방과 승리를 얻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루시고 지금 부활의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생명은 고귀한 것입니다. 고귀한 것은 고귀한 곳에 쓰여져야 하고 값진 곳에 쓰여져야만 합니다.
예수님께서 생명의 값을 지불하시므로 우리가 갚진 생명을 얻게 되었다면 그만큼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쓰임 받는 사람이 되어야 십자가와 부활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부활의 능력을 간직하며 소외된 이웃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은혜를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이 부활의 계절에 봄 향기보다 더 향기로운 주님의 사랑이 온 땅에 가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박성순목사 프로필

·우리대학 사범대 회화과 83년 졸업
·송신대학원 86년 졸업
·대구 중노회장 역임
·플러신학대학 목회학 박사 과정 중
·현재 봉덕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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