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확실한 즐거움, 숏폼
짧지만 확실한 즐거움, 숏폼
  • 박미현 기자
  • 승인 2023.05.30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우리는 숏폼 챌린지의 바다 속에 살고 있다. 숏폼 챌린지는 간단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노래와 안무로 유행을 이끈다. 그야말로 MZ세대가 사랑하는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의 대표 콘텐츠다. 이러한 숏폼 콘텐츠는 이제 챌린지를 넘어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숏폼의 발전 방향에 대해 파고들어 보자.


얇고 길게? 아니 짧고 강하게!

 

 

 숏폼 콘텐츠란 적게는 초 단위부터 시작해서 최대 10분 이내에 끝나는 짧은 영상을 뜻한다. 콘텐츠 홍수의 시대 속에서 숏폼은 당당히 닻을 내리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에 본지에서는 시간 삭제의 마법, 숏폼에 대해 알아봤다.

 짧은 영상의 역습=현재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숏폼 콘텐츠는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 ▲높은 접근성 ▲짧은 러닝타임 등의 이유로 인기가 상승했다. 숏폼 콘텐츠는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MZ세대가 주로 소비하며, 짧은 시간 내에 직접적인 스토리 구성을 이룬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 적합한 세로 영상의 형태로 제작된다는 점 역시 숏폼 콘텐츠의 특징이다. 주형일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MZ세대는 게임, 인터넷 등 전환이 빠르고 내용이 짧은 콘텐츠에 익숙하다”며 “숏폼 콘텐츠는 이들이 익숙한 미디어 소비 형태와 잘 어울려 특히 인기를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숏폼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리 대학교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7%가 숏폼 플랫폼을 이용해 본 적 있다고 응답했으며,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복수 응답 가능)은 ▲유튜브 ‘쇼츠’ 43.8%(85명) ▲인스타그램 ‘릴스’39.7(77명) ▲틱톡 16%(31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숏폼을 이용해 본 학생들은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는 목적은 무엇인가?’(복수 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영상 시청이 편리함’ 33.8%(72명) ▲‘영상 시청 시간이 짧음’ 31.5%(67명) 순으로 답했다.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1시간 초과 2시간 미만’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64%(64명)가 롱폼 영상보다 숏폼 영상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올바른 이용을 위해=일부 전문가는 숏폼 콘텐츠가 디지털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발휘한다고 경고했다. 팝콘 터지듯 큰 자극에만 반응하는 일명 ‘팝콘 브레인’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신혜 대구스마트쉼센터 책임상담사는 “숏폼은 단시간에 대중의 주목을 끌어야 해 자극적인 영상이 많다”며 “빠르고 강한 영상에 계속 노출되면 내성이 생겨 더 자극적인 영상만을 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정해 제어하고, 생산자는 경각심을 갖고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숏폼 콘텐츠가 왜곡된 인식 강화, 가짜 뉴스 확산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숏폼 콘텐츠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문현선 세종대 교수(공연영상애니메이션대학원)는 “사회 현상은 미디어나 콘텐츠가 아니라 그것을 생산하고 향유하는 사람이 원인일 수밖에 없다”며 “숏폼 콘텐츠 자체를 제약하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콘텐츠를 많이 보며 만들고 생각하는 경험을 통해 콘텐츠의 질적 수준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현선 교수는 “이따금씩 숏폼 콘텐츠와 거리를 두고 반성적으로 그 내용을 검토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망은 ‘숏’하지 않아=미디어 플랫폼의 변화가 숏폼 콘텐츠를 유행시켰고, 숏폼 콘텐츠는 미디어 생태계에 또 다른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주형일 교수는 “숏폼 콘텐츠는 볼거리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접근하기 가장 용이한 방식으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시장이 성장할수록 숏폼 콘텐츠 시장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숏폼의 날갯짓, 업계 속 폭풍이 되다

 

 숏폼의 대중화로 애니메이션, 마케팅 등 국내 콘텐츠 업계 역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대중들이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핵심만 전달하는 콘텐츠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숏폼 트렌드에 맞춰 어떠한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대세는 숏폼!=국내 콘텐츠 업계에서는 숏폼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숏폼을 활용한 마케팅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CU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 쇼츠 드라마 ‘편의점 고인물’을 게시했다. 이는 39일 만에 1억 뷰를 달성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MZ세대 트렌드 미디어 캐릿에서는 “MZ세대는 일반 영상 광고보다 숏폼 영상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고 전했다.

 짧! 니메이션의 성장=숏폼 트렌드에 맞춰, 평균 20분 안팎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약 3분 분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긴 호흡보다는 짧은 호흡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집중한 것이다. 숏폼 애니메이션은 롱폼 애니메이션에 비해 제작 기간과 제작 비용이 1/10 정도로 적게 드는 이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투니모션’에서 웹툰 기반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조규석 투니모션 대표이사는 “웹툰 한 편을 약 3분 정도의 애니메이션 한 편으로 제작 중이며, 롱폼과 달리 3~6개월 이내에 시리즈를 전부 완성한다”며 “*라프텔에서 숏폼 애니메이션 ‘너와 나의 눈높이’를 런칭했을 때, 실시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시장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규석 대표이사는 숏폼 애니메이션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로 나아가 훨씬 커질 것이며, 숏폼 애니메이션이 한국 문화 콘텐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숏폼으로 공모전도 연다고?=콘텐츠 업계 뿐만 아니라 공기업에서도 숏폼을 활용해 지역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2023 경북여행 숏폼영상 공모전’을 개최해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강덕기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ICT전략팀 차장은 “숏폼 영상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빠른 공유와 노출이 가능하고, 긴 영상을 선호하지 않는 요즘 세대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된다”며 “해당 공모전을 통해 경북의 관광지와 명소를 보여줌으로써 지역 관광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Short’troduce my university=숏폼 영상은 롱폼 콘텐츠에 비해 제작이 쉽고, 유행에 민감한 특징이 있다.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대학교 학생 30%(30명)가 숏폼 콘텐츠를 생성해 본 적 있다고 답했으며, ▲챌린지 참여 15.6%(17명) ▲단순 재미 추구 15.6%(17명) ▲동아리 등 기타 활동 목적 7.3%(8명) 등의 이유로 숏폼 콘텐츠를 제작한 것(복수 응답 가능)으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교 홍보대사 ‘영대사랑’에서는 우리 대학교 홍보를 위한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영대사랑은 우리 대학교 신입생과 대학생의 관심사를 고려해 ‘1분만에 보는 영남대학교’, ‘학년별 캠퍼스룩’ 숏폼 콘텐츠를 제작했다. 김가현 영대사랑 영상팀 총괄(생명공3)은 “숏폼 콘텐츠는 촬영 시간과 기간이 짧고, 아이디어만 탄탄하다면 편집 시간 역시 적게 소요된다”며 “쇼츠와 릴스에서 게시되는 숏폼 콘텐츠는 일반 영상보다 콘텐츠 노출 비율이 많아,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우리 대학교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라프텔: 애니메이션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

 

틱톡커? 유튜버? 나도 한다 숏포머!

 

Y벤져스 유튜브 영상 '대학생들에게 000을 물어보았다'의 장면
Y벤져스 유튜브 영상 '대학생들에게 000을 물어보았다'의 장면

 

 숏폼을 통해 우리 대학교를 홍보하고 있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있다. 쇼츠와 릴스를 활용해 꾸준히 활동 중인 Y벤져스의 YU영상홍보팀 박수지(유럽언어문화3), 이영현(기계공2), 김나영(경영2), 오재표(정보통신공4), 어민선(경영3)을 만나봤다.

 Y벤져스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Y벤져스는 전공멘토링단으로, 다양한 학과를 예비 입학생에게 소개하는 단체예요. 그 중 영상팀은 Y벤져스 영상물의 기획, 촬영, 편집을 맡고 있어요. YU 학과 탐구생활, 대학생 필수템 등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주로 제작하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본인 학과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학과 소개 콘텐츠와 이에 대한 요약본인 숏폼 영상을 주로 제작해요. 대학생의 젊음 등을 담을 수 있는 상황극 영상도 만들고 있고요. 제작한 숏폼 영상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어요. 특히 예비 입학생이 궁금해할 법한 대학 정보에 중점을 두고 콘텐츠를 구성해요.

 숏폼 영상 제작과 롱폼 영상 제작에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숏폼 영상은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내용으로 흥미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롱폼 영상은 예비 입학생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성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어요.

 처음 숏폼 콘텐츠를 제작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떠했나요?
 어색하면서도 풋풋한 감성이 영상에 잘 녹아 귀엽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출연진이 우리 대학교 학우이기 때문에 친구가 보이면 댓글을 통해 장난치다가도, 이러한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향후 숏폼 콘텐츠로 제작해 보고 싶은 소재가 있나요?
 현재 유행하는 BGM을 활용해 우리 대학교의 주요 건물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기획 중이에요. 숏폼 영상은 당시 유행하는 콘텐츠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요. 트렌디하게 우리 대학교에 관심 가질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