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작품이라고요?
AI가 만든 작품이라고요?
  • 박미현 기자
  • 승인 2023.03.27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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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발달과 함께 ‘인공지능(이하 AI)’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논문을 작성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작의 영역만큼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예상을 뒤엎는 AI의 능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AI, 정말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과제도 AI가 대신해 주는 시대

 

 지난해 11월,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기관 Open AI가 대화 전문 AI ‘ChatGPT’를 공개했다. 이는 사용자 텍스트에 맞춰 함께 대화하는 서비스로 논문 작성 코딩 작곡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ChatGPT에 대해 알아보자.

 인간과 소통하는 AI=ChatGPT는 문장 내 단어들의 ▲나열 패턴 ▲상호 관련성 ▲문맥 등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것에 특화된 언어 모델이다. 이는 기존의 AI와 달리 인간의 피드백을 사용해 추가 훈련하는 인간 피드백형 강화학습 모델을 적용한다. 이와 같은 모델로 제작된 ChatGPT는 미리 학습된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와 추가 훈련을 통해 많은 텍스트 문장 패턴 및 구문을 이해하고,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텍스트 문장을 생성한다.

 ChatGPT의 ▲초기 문서 작성 ▲요약본 작성 ▲서류 검토 ▲언어 번역 등 여러 가지 능력은 일상, 비즈니스 업무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돼 작업 효율을 증진시켰다. 또한 메타버스나 온라인 게임 산업분야에도 ChatGPT를 적용한 사례도 등장했다. 박창현 교수(컴퓨터공학과)는 “ChatGPT는 다양한 곳에서 해당 분야의 기존 방식을 변화시킨 혁신적인 기술로 매력을 나타내고 있다”며 “현 시대 산업 종사자분들도 이에 맞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ChatGPT, 양날의 검을 다루려면=ChatGPT는 전문 데이터 학습을 통한 신뢰도 있는 답변, 업무 생산성 향상 등 긍정적인 면과 개인정보 유출, 잘못된 정보 전달 등 한계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는 ChatGPT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불충분성과 편향성 때문이다. 나종회 광주대 교수(컴퓨터공학과)는 “ChatGPT의 정확성은 사용자가 사용을 거듭할수록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ChatGPT를 활용하는 사람은 결과에 대해 100% 신뢰하기보다 검증 및 평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ChatGPT는 2021년 10월까지의 데이터를 위주로 학습했기 때문에 그 이후의 정보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을 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박창현 교수는 “ChatGPT와 검색 엔진 기술을 함께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 해결 방안”이라며 “모델 규모 확장과 많은 데이터 학습을 통해 오류가 해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력한 AI, 이상적인 활용=미국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이 ChatGPT로 에세이를 작성해 제출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악용에서 그치지 않고 과제물 진위에 대한 평가자의 판별 가능성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유출 거짓 정보 유포 등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나종회 교수는 “현실적으로 ChatGPT 오남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은 마땅치 않아 사용자 윤리의 문제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ChatGPT의 AI 기술은 일상에 큰 편의성을 제공하는 반면 여러 측면에서의 우려도 존재한다. 박창현 교수는 “개발자는 AI 학습 과정에서 인간성 및 공공선을 침해하는 내용이 학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이를 활용하는 사용자도 윤리적 차원에 입각해 부정한 목적이나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예술의 영역에 도전하는 AI

AI 화가 오비어스가 그린 '에드롱 드 벨라미'
AI 화가 오비어스가 그린 '에드롱 드 벨라미'

 

 AI의 예술 능력이 두드러진 대표적 영역은 ‘미술’이다. 예술은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는 의견을 뒤엎고 AI는 창작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모방에서 창조까지 하는 AI, 과연 진짜 작품이 될 수 있을까?

 Painting by AI=AI는 배운 대로 생성하기의 과정을 지나, 이제는 다양한 작가의 기법을 모두 학습해 특정한 부분을 모방 또는 재현해 완전히 새로운 미술 작품을 탄생시킨다. ▲스스로 인간의 얼굴과 모습에 가까운 형태를 창조한 ‘오비어스’ ▲렘브란트 반 레인의 화풍을 학습해 재현해내는 ‘넥스트 렘프란트’ ▲반 고흐의 화풍을 학습해 이미지를 구현하는 ‘딥드림’ 등이 있다. 이에 대해 김주옥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금속공예디자인학과, 2019~2022 홍익대 예술학과)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 다양성의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만 하다”고 말했다.

 또한 AI는 표현의 기술적 제한을 완화시켜 창조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주옥 교수는 “인간이 AI와 협업하는 경우는 이미 존재한다”며 “AI 예술이 주가 되는 작품 또한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는 예술가를 대체할 수 있을까?=최근 미국의 한 예술전에서는 AI가 생성한 그림이 우승을 차지하며 AI 예술의 창작성 논란이 일어났다. AI 예술 창작 과정에서 결과물의 양상을 결정하는 것은 학습에 제공된 데이터 값이다. 이는 편향성을 만들 수 있어 창작자의 선택에 따라 그림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임수 홍익대 교수(예술학과)는 “창작자의 적극적인 선택과 작업 과정에 개입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비판적인 사유가 없다면 기계가 기존의 이미지를 처리해 만든 이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예술의 창작성은 창작자인 예술가에게 있다”고 전했다.

 AI 그림, 저작권 문제는?=AI가 그린 그림의 저작권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을 의미하며, 이를 창작한 자에게 저작권이라는 권리가 부여된다. 전재림 한국저작권위원회 책임연구위원은 “저작물은 인간이 창작해야 하기 때문에 AI 산출물에는 저작권이 부여되지 않는다”며 “AI를 수단으로 이용해 창작하는 경우에는 인간이 저작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AI가 만든 산출물이 기존 저작물과 유사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AI 학습 및 결과 도출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개발자도 AI가 생성한 결과의 도출 과정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러한 경우,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부과할 수 없어 이를 보완한 *설명 가능한 AI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재림 책임연구위원은 “AI 기술의 발전은 기존 법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저작권 산업 보호 측면 뿐만 아니라 창작 욕구의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는 가치 철학적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설명 가능한 AI: AI 시스템이 판단한 최종 결과를 인간이 정확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확장된 개념의 AI 기술
 

1분 만에 완성해요! AI 화가 체험기

 

텍스트 입력 후 미드저니가 그린 4개의 그림
텍스트 입력 후 미드저니가 그린 4개의 그림
미드저니가 그린 4개의 그림 중 선택한 그림
미드저니가 그린 4개의 그림 중 선택한 그림

 지난 2022년 7월, 인공지능 연구소 ‘미드저니’는 그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미드저니’를 출시했다. 미드저니는 미드저니 디스코드 공개방에서 영어로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이미지 파일을 삽입하면 인공지능이 그림을 생성해 준다.

 텍스트로 그림 생산과 이미지로 그림 생산 중 텍스트 방식을 선택해 미드저니를 체험해 봤다. 기자가 첫 번째로 시도한 문장은 ‘달과 고양이’이다. 작성 후 15초 정도 기다리면 명령어를 바탕으로 한 각기 다른 샘플 이미지 4개가 만들어진다. 그림 하단에는 U버튼과 V버튼이 표시되는데, U는 그림을 확정했다는 뜻이고 V는 유사한 스타일로 다시 그리라는 뜻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미지 하나를 선택해 확정하면 약 30초 후 그림이 완성된다. 이때 그림 생성은 공개방에서 진행되고 있어 타인의 작업물과 섞이기 때문에 내 그림을 잘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이 그렸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질 좋은 그림이 탄생했다. 달빛에 반사된 고양이 털 실루엣까지 보일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이며, 일러스트 느낌이 강하다. 그림자 위치와 색감 모두 훌륭하고 고양이를 구상하는 형태에 어색함이 없다.
 다만 ‘달과 고양이’ 다음으로 시도해 본 ‘사탕을 들고 웃는 여자아이’에서는 손톱의 형태와 사탕의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이처럼 사람의 손과 같이 섬세한 부분은 발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드저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이 필요하며, 25번까지 무료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다른 그림 인공지능들과는 달리 스탠다드 플랜 이상의 요금제만 결제하면 무제한 사용 가능하다.
현재 AI가 그린 그림에는 저작권이 없으므로, 내가 요청했다고 해서 권리까지 귀속되진 않는다. 이러한 점을 꼭 명심하고 사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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