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책,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영봉] 책,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
  • 백소은 편집국장
  • 승인 2023.03.27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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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수많은 정보와 지식들에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만 먹으면 뻥 뚫린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전 세계 모든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만큼 똑똑해졌을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인터넷에 ‘흘러 다니는’ 정보는 그냥 스쳐 지나간다. 내 안의 생각과 상호작용을 할 틈이 없고 기억에도 오래 남지 않는다. 눈으로 문장을 쫓고, 머릿속으로 의미를 곱씹는 책 읽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응용력을 기른다. 인터넷은 책을 대신할 수 없다.”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는 절대로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의 일부분이다. 현재 우리는 과거보다 인터넷과 기술이 매우 발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점점 책을 읽기보다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만을 얻는다.

 그러나 최근 계속해서 문해력과 관련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한 업체가 작성한 사과문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말을 보고 일부 사람들은 지루하다는 의미인 동음이의어 ‘심심’으로 잘못 이해하기도 했다. ‘사흘’을 ‘4일’로 이해하거나 ‘이틀’을 ‘2틀’로 작성하는 일도 생겨났다.

 언젠가 ‘국어를 잘하면 수학도 잘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문제를 읽고 푸는 데에도 독해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치르는 시험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사회의 모든 일과 관련 있을 것이다.

 또한 독서의 부족은 어휘력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필자는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도 감정을 글로 풀어 설명하기보다 비속어가 섞인 단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 생각 없이 이런 단어들로 내 기분을 설명하다 어느날 문득 어휘력이 부족한 필자의 모습을 발견했다. 비속어가 섞이지 않은 글로 차분하게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SNS 게시물 작성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두 문장을 적기도 힘들었다. ‘좋다’, ‘나쁘다’ 등의 간단한 단어들만 머릿속에 떠올랐고, 이보다 복잡한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다. 결국 뒤로가기를 눌렀다. 이러한 경험을 하고 난 후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책의 내용만이 아니다. 틈틈이 책을 읽는 것은 문해력과 어휘력이 부족해지고 있는 이러한 상황들을 해결해주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이에 올해를 시작하면서 한 달에 책 한 권씩 읽기를 목표로 세웠다. 평소 독서를 하지 않아 많이 읽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한 달에 한 권으로 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아직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영봉이라는 자리를 빌려 다음 달부터 한 달에 책 한 권씩을 읽겠다고 다시 한번 자신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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