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있게 소비하자, 체리슈머!
실속 있게 소비하자, 체리슈머!
  • 박미현 기자
  • 승인 2023.03.06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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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대부분인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공동 구매’ 또는 ‘소포장 구매’를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매 방식이 ‘체리슈머’의 소비 방식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체리슈머는 생소한 단어지만, 이들의 소비 방법은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체리슈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지출은 줄이고 혜택은 누려요!


 체리슈머란 최대한 효율적으로 구매하는 전략적인 소비자를 뜻한다. 이들은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해 활용하기 위해서 비용 대비 효용이 뛰어난 것만 골라 소비한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며 직접적으로 등장하게 된 체리슈머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자.

 체리슈머, 그게 뭐슈?=체리슈머(cherry-sumer)는 구매하지 않고 혜택만 누리는 소비자인 체리피커(cherry-picker)의 ‘체리’와 소비자(consumer)가 결합된 합성어로, 계획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체리슈머는 기존의 불황기 소비자와는 다른 소비 방식을 추구한다. 무조건 아끼고 절약하기보다는 자신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극대화된 효용을 얻고자 한다. 한다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체리슈머는 불황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 자신의 소비지출을 아주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불황 관리형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리슈머의 특별한 소비 전략=체리슈머는 ▲조각전략 ▲반반전략 ▲말랑전략 등의 소비 전략을 사용한다. 조각전략은 필요한 만큼 소량만 구매해 당장의 지출과 낭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소포장 된 상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조각전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편리하고 쉬운 소비 전략이다. 익명을 요구한 A 씨는 “소포장 상품을 구매하는 조각전략을 통해 상품 비용 절감과 쓰레기 감소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반전략은 여럿이 모여 함께 구매해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를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당근마켓의 같이사요 서비스 등 플랫폼들이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손쉽고 재미있게 반반전략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말랑전략은 언제든 해지할 수 있는 유연한 계약을 통해 지출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앞의 두 전략이 구매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해당 전략은 해지가 중점이다. 한다혜 연구위원은 “자신의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체리슈머는 언제든지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기업 마케팅=기업 역시 체리슈머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작은 *엔트리 상품을 선보임으로써 브랜드의 친숙도를 높이거나, 가격대별 제품군을 마련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품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속되는 소비 트렌드=체리슈머가 등장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 악화이다. 이외에도 ▲1인 가구 증가 ▲플랫폼의 발전 ▲세대적 특성 등이 맞물려 체리슈머 트렌드를 가속했다. 한다혜 연구위원은 “체리슈머 트렌드는 작고 유연한 소비를 선호하게 되는 구조적 변화이자 계속 발전해나갈 추세적 변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체리슈머 소비 트렌드에 대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소비행태는 능동적 소비자의 등장과 발맞춰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트리(Entry): 어떤 제품군에서 가장 접근하기 쉽고,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해 제공되는 제품, 주로 가격 대비 성능이 우월하거나 사용자 편의성의 높은 것을 뜻함


체리슈머와 함께 걷는 체리컴퍼니

 

모바일 기기로 클래스101을 시청하는 모습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체리슈머’의 전략에 맞춰 업계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다채로운 관심사를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 플랫폼, 클래스101의 권정화 커뮤니케이션팀 리드를 만나봤다.

 글로벌 온라인 클래스 구독 플랫폼 클래스101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클래스101은 UNIST(울산과학기술원) 교내 학생창업 과외 매칭 서비스 ‘페달링’을 토대로 탄생했어요. 처음에는 드로잉, 사진 등의 취미 클래스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약 140여 카테고리에서 커리어, 어학 등 다양한 분야의 클래스를 선보이고 있어요.

 강의 개별 결제 체제에서 무제한으로 수강 가능한 구독제 형태로 변경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며 클래스101의 성장 역시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비즈니스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한 끝에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게 됐죠.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콘텐츠 기반 구독 시장 규모는 한화 약 339조원으로 전망됐어요. 더불어 클래스101은 140개 카테고리에서 4,200여개의 업계 최대 온라인 클래스를 보유하고 있어요. 이러한 경쟁력과 가능성이 있기에 글로벌 구독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었어요.

 클래스101의 온라인 클래스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먼저 기획 PD의 직접 소싱, 크리에이터 혹은 구성원의 추천, 크리에이터의 직접 제안 등으로 클래스가 개설돼요. 클래스 제작이 확정되면 결정된 진행 방향에 따라 콘셉트 및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이를 촬영해 클래스를 오픈해요. 클래스101은 크리에이터가 효율적으로 클래스를 기획·제작·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클래스 관리에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고 촬영과 편집 방법 등 *온보딩 가이드도 제공해 클래스 운영을 돕고 있어요.

 클래스101의 취미, 재테크 등 다양한 카테고리 중 가장 인기 있는 카테고리가 무엇인가요?
 꾸준히 인기 있는 카테고리는 ‘취미’예요. 공예·요리·음악 등 다양한 하위 카테고리가 있고,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에요. 더불어 취미를 넘어 수익창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N잡러를 꿈꾸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클래스101의 올해 1월 구독자 수는 지난해 12월보다 약 190% 증가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어요.
 유연한 소비를 추구하는 체리슈머들은 상품을 소유하는 대신 필요한 만큼 결제하고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하지만 그 이전에 더 큰 변화는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예요. ‘소유’보다 ‘경험’에 가치를 두는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는 구독 서비스가 각광받게 된 이유 중 하나죠. 특히 디지털 구독 서비스의 주사용자인 MZ세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에 더 큰 기쁨을 느껴요. 이에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소비가 클래스101의 증가세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온보딩(On-Boarding): 신규 직원이 조직에 수월히 적응할 수 있도록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안내·교육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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