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니스트] 정답은 없어도 해답은 있다
[나도 칼럼니스트] 정답은 없어도 해답은 있다
  • 정현선(시각디자인1)
  • 승인 2022.10.04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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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에 입학하게 되면서, 내 꿈으로 가는 길 한쪽의 가로등이 켜졌다. 이곳에 입학하기 전까지 나는 수많은 반대의 말을 들어야 했다. 정시 원서를 넣을 때도 시각디자인학과는 단 하나의 불확실한 선택지였다. 현실적인 선택지를 버리고 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많았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부모님을 원망하기 싫어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이곳에 오기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다. 꾸준한 반대가 있었던 만큼 나는 잘하고 싶었고, 해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가로등 불이 밝혀지며 희미했던 길에 윤곽이 잡힌 것은 사실이다. 막연하게 꿈으로 남을 뻔했던 꿈이 현실과 조금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로등 하나가 길 전체를 밝혀줄 수 없듯이, 알 수 없는 내 앞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시각디자인학과에 오게 되면서 나는 내 꿈에 대한 기대와 그 꿈이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이 두 가지가 반복될수록 나는 점점 실패가 두려워졌다. 간절했던 만큼 막상 꿈을 정말 꿈으로 남겨 둬야 할 때가 찾아오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한순간에 꺾일 것만 같았다. 그래서 꿈을 이루는 과정을 ‘끝까지 했으면 이뤘을 수도 있어’라는 그럴듯한 포장지로 감싸 포기한다면 절망감 없이 그럴듯한 자기방어 태세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비겁한 내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겐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있다.

 이 시기에 나는 사람은 언제까지 이상을 좇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이 질문은 나를 향해있다. 내가 언제까지 이상을 좇을 수 있는지, 언제까지 희망으로 살 수 있는지 궁금했다. 내게 디자인과 꿈은 이상 그 자체다. 그와 동시에 디자인과 꿈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타박이 늘 따라붙기도 했다. 꿈을 이룬 나를 상상하면 정말 행복하지만, 지금 내가 허무맹랑한 것을 좇고 철들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답은 없지만, 나는 그 해답을 찾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한까지 계속해서 이상을 좇아가는 것이 나의 해답이다. 아빠는 내게 언젠가는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아빠의 꿈이 건축가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그 순간을 내 손으로 조금 더 앞당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한 번쯤은 끝까지 달려가 봐야 다시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아빠의 말이, ‘실패는 없다, 성공 혹은 경험일 뿐이다’라는 말이 나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주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시작한 길을 후회로 마무리 짓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한 계속 노력해보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여전히 눈과 귀를 막고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꿈이 현실이 될 때까지 나는 꿈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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