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우영우는 ‘판타지’일까
[명암] 우영우는 ‘판타지’일까
  • 박수연 대학·사회부장
  • 승인 2022.09.0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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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채널 ENA에서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화제를 끌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우영우'는 천재적인 암기력을 가진 대형 로펌 변호사로 등장한다. 해당 드라마는 자폐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고정관념을 꼬집고, ‘자폐 스펙트럼이란 용어를 대중에게 알린 점에서 호평받았다. 또한 기존 한국 드라마 및 영화에 등장하는 발달장애 캐릭터의 클리셰를 깼다고도 평가된다.

 그러나 현실에는 드라마가 온전히 비추지 못했던 어두운 단면들이 더러 존재한다. 지난 8월 2일, 30대 엄마가 자폐증을 가진 2세 아들을 살해한 뒤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올해 발달장애인 가정에서 발생한 자살 및 살해 사건은 이번이 6번째다. 이 사건을 접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남 일 같지 않다며 댓글 창에서 입을 모으기도 했다. 또한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폐 가족의 현실을 알려줄까?’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며 화제 된 바 있다. 해당 글에서 중증 자폐인 동생이 있는 작성자는 가족이 생활고 및 돌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전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자폐인과 그 가족이 살아가는 환경과 현실이 너무나도 각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자폐인이 사회에 발을 내딛는 일은 처음부터 쉽지 않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21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자폐성 장애인의 고용률은 28.1%에 그쳤다. 당사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폐인은 고등교육을 받거나 취업하는 일조차 쉽지 않으며,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고용이 유지되기 어렵다.

 자폐인의 가족들 또한 평생 과중한 부담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지난 4월 서울시가 발표한 고위험 장애인 가족 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 가족 돌봄자 374명 중 36.7%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35%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인과 그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현실과 큰 괴리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처한 현실과 드라마의 간격을 좁히는 것이 사회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막을 내렸지만, 현실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자폐인의 현실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되도록 모두가 계속해서 관심 가져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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