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75주년 기념 사진전] 기록을 통해 천마의 숨은 역사 찾아가기 3
[개교 75주년 기념 사진전] 기록을 통해 천마의 숨은 역사 찾아가기 3
  • 심상순 대학기록물관리팀장
  • 승인 2022.05.23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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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우리 대학이 설립된 지 75년이 되는 해이다. 대학기록물관리팀에서는 영남대학교 75년 역사를 재조명하는 한편 동문 간의 결속을 다지고 구성원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영남대학교 개교 75주년 기념 사진전: 보다! 만나다!! 대화하다!!!」를 천마아트센터 갤러리(2022.5.13.~5.20.)와 중앙도서관 1층 로비(2022.5.23.~6.24.)에서 개최된다.

 미국의 사진작가이자 화가인 윌리엄 클라인은 사진을 ‘흐르는 시간의 조각들’이라고 정의했는데,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영남대학교의 어떤 시간 조각들을 모아서 천마가족들에게 보여줄 것인지 고심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학 캠퍼스 생활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20~22학번 학생들에게 사진전을 통해 대학캠퍼스의 낭만과 추억들을 함께 공감하며,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했다. 또한 천마가족들에게 사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경험담과 기록을 통해 천마의 숨은 역사를 공유함으로써 전시회에 소개된 사진을 조금 더 친숙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1960년대 대구캠퍼스의 
흑백 사진에 담긴 건물들은 
어떤 건물이었을까?

 우리 대학은 1968년부터 조성된 경산캠퍼스와 1953년부터 조성된 구 대구대학의 캠퍼스인 대구캠퍼스(대명동)로 이뤄져 있다. 이에 전시회의 첫 번째 섹션에서 ‘항공사진으로 보는 캠퍼스 변천사’를 천마 가족들에게 소개하기로 했다.

1960년대 대구캠퍼스(대명동) 건물 전경
1960년대 대구캠퍼스(대명동) 건물 전경

 경산캠퍼스의 경우 1970년에 제작된 「경산캠퍼스 조감도」 와 2019년에 촬영된 항공사진을 통해 본 캠퍼스 배치도에서의 가장 특이점은, 현재 대학본관 자리에 최초 박물관이 건립될 예정이었고, 대학본관은 상경관과 법정관 사이에 위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학 규모가 커지고 시대의 변화상을 반영함에 따라 1970년에 계획한 경산캠퍼스 조감도는 현재의 모습으로 점차 바뀌게 됐다.

 반면 대구캠퍼스의 경우 현재 의과대학 본관 건물이 구 대구대학의 본관 건물로 활용됐다. 해당 사실 외에는 어떠한 기록도 발견할 수 없어 1960년대 대구캠퍼스 항공사진을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박물관에서 발간된 『영남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학교사 특별전』 도록을 살펴보다가 사진전에 게시할 사진과 건물 배치가 유사한 「대구대학 평면도」를 발견했다.

대구대학 평면도
대구대학 평면도

 자칫 대구캠퍼스 본관 소개만 하고 그쳤을 대구캠퍼스의 1960년대 건물 전경 사진은 「대구대학 평면도」 기록을 통해 사진 속에 나타난 건물들의 완전한 명칭을 알게 됐다는 사실에 전시회를 준비한 보람을 느꼈다.

 

대명동 캠퍼스에서 
처음으로 전시했던 
〈낙동강천리도〉와 〈근학도〉
사진은 어디에 있을까?

 〈낙동강천리도〉와 〈근학도〉에 대해서는 필자가 ‘기록을 통해 천마의 숨은 역사 찾아가기(본지 1643호 4면)’라는 기사를 통해 우리 대학에서 처음으로 소개했는데, 당시에는 두 개의 그림을 제작하게 된 경위와 현재의 그림 소장상태만 소개했다.

2019.1.10 낙동강천리도 복원 기념 설명회
2019.1.10 낙동강천리도 복원 기념 설명회

 그런데 이번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거둔 성과 중 하나는 우리 부서에 보존된 옛 청구대학의 사진들을 모아 둔 앨범에서 1970년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대명동 캠퍼스 도서관에서 개최된 〈낙동강천리도〉와 〈근학도〉의 전시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2018년 한 해 동안 필자는 〈낙동강천리도〉 복원 및 복제사업을 진행하면서 복원 기념 설명회 때 이 사진들을 발견해 전시했더라면 설명회가 더욱 완성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1970년에 전시된 당시 사진들을 모두 찾아서 제대로 된 기록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된 점은 무척 다행이라 생각된다.

1970년 〈낙동강천리도〉 전시 사진
1970년 〈낙동강천리도〉 전시 사진
1970년 〈근학도〉 전시 사진
1970년 〈근학도〉 전시 사진

 한편 과학도서관 2층 입구에 전시했던 〈근학도〉는 2019년부터 진행된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 공사 관계로 계속 전시가 불가능해 박물관과 협의 후 2020년 5월에 박물관 1층 로비로 이전했다.


사진에 대한 
정확한 정보전달의 역할은 
누구에게 있는가?

 대학기록물관리팀에서 소장하고 있는 사진 수량은 약 50만 장으로 제목과 촬영 일자가 없는 사진이 다수 있다. 또한 기록해 둔 촬영 일자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다시 확인했다. 따라서 기록관리 업무 과정에서 보존기록에 대한 정확한 정보전달의 역할은 누구에게 있는지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2008.2.2 교수산악회 한라산 동계등반
2008.2.2 교수산악회 한라산 동계등반

 이번 사진전에서는 졸업생, 교수, 직원 등 동문들이 참여하는 ‘동문 사진’ 섹션을 준비했는데 아쉽게도 참여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2016년 「개교 70주년 기념 천마역사자료 수집공모전」을 통해 수집된 사진 기록물을 활용했다. 그중 하나가 박승위 명예교수님께서 기증하신 교수산악회 한라산 동계등반 사진이다.

 사진을 기증받을 당시 박승위 명예교수님은 1987년 한라산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라며 사진 뒷면에 기록해 주셨기에 최초 전시 캡션은 [1987년 한라산 동계등반]으로 기록해 놓았다. 그런데 교직원산악회에서 발간한 「영남대학교 교직원산악회 36년사(1972~2008)」 자료를 기록물 서고에서 확인한 결과 기증 사진은 2008년 촬영된 한라산 동계등반(2008.2.1.~2.3) 사진으로 확인돼 촬영일자를 2008년으로 수정했다.

2002.6.22 월드컵 8강전 경기 노천강당 응원전
2002.6.22 월드컵 8강전 경기 노천강당 응원전

 이어서 소개할 2002년 월드컵 경기 노천강당 응원전 사진은 최초 [2002.6.20. 월드컵 4강전 경기 노천강당 응원전]이란 제목으로 사진전에 소개할 예정이었다. 이 사진은 과거 우리 대학 사진 전시회 및 대학 홍보자료에 활용되면서 해당 제목 그대로 소개됐으므로 필자도 아무 여과 과정 없이 그대로 전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4강전 경기가 6월 20일에 개최된 게 맞는지 일정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사진기록의 오류를 발견했다.

 이에 학생지원팀 행정기록물을 찾아서 확인한 결과 당시 노천강당에서 진행된 응원전은 모두 두 경기로, 6월 18일 개최된 한국 vs 이탈리아의 16강전(20시 30분)과 6월 22일 개최된 한국 vs 스페인 8강전(15시 30분)뿐이었다. 따라서 대낮에 열린 노천강당 응원전 사진은 6월 22일에 개최된 한국 vs 스페인의 8강전 경기로 수정했다.

 이처럼 소장 기록물을 전시 및 홍보할 때에는 관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기록물의 오류 검토 및 수정·보완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록물 기증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 부서에서는 지난 2016년에 천마역사자료 수집공모전을 실시해 약 2,300여 점의 각종 기록물을 수집했다. 그 중 이성홍 동문(약학과 59학번)의 사진기록은 대구대학의 기록 자료를 소개하는 데 귀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자료 수집 당시 이성홍 동문은 등행대회 사진을 전하면서 “대학 2학년 재학시절 20kg 군장을 메고, 5명이 한 조로 편성, 2박 3일 일정으로 등행대회에 참가했다. 칠곡 송림사 입구를 출발해 팔공산 서봉에서 1박을 하고, 백안동 백안국민학교에서 2박, 마지막 날에 대구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참가자 5명 모두 등행을 마쳐야 완주를 한 것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구술했다.

1960 대구대학 산악부 60km 극복 등행대회
1960 대구대학 산악부 60km 극복 등행대회

 이처럼 이성홍 동문이 제공한 대구대학 산악부 등행대회 사진은 영남대학교가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천마역사자료로 귀중하게 활용될 것이다.

 우리 부서에서는 올해 초 개교 75주년 기념사업으로 사진전 개최를 확정한 후, 전시회에 사용될 사진 중 동문들이 참여하는 사진전 섹션을 기획하며 동창회보에 지난 2월부터 사진전 공모를 안내했지만 한 통의 문의도 없었다. 그런데 4월 중순,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박명철 동문(영어영문학과 61학번)께서 촬영 일자와 제목을 정확하게 기입한 메모장과 함께 보내주신 6장의 사진은 ‘가뭄 속의 단비’ 같았다. 

1961.7.18 청구대학 문화동 캠퍼스 교정에서
1961.7.18 청구대학 문화동 캠퍼스 교정에서

 전시회에 사용할 사진은 박명철 동문께서 1961년 청구대학에 입학할 당시 문화동 캠퍼스에서 국문과 동기인 이정규 동문과 둘이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으로 정했다. 이 사진의 특징적인 점은 1960년 초의 청구대학 교표와 하복 모습을 통해 그 당시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 대학생들은 교복이 아니라 학과별로 개성 있게 만든 ‘과잠’을 입고 다닌다는 사실을 박명철 동문도 알고 계실지 문득 궁금해진다.

 이상으로 「영남대학교 개교 75주년 기념 사진전」에 대한 전시 기획 목적과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기록 관리 및 기증의 중요성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봤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영남대학교 75년 역사를 직접 보고 만나서 선배와 후배 간의 끊임없는 대화의 장이 열리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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