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축제의 주인은 누구인가
[소확행] 축제의 주인은 누구인가
  • 이상준 문화부장
  • 승인 2022.05.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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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년간 학내 대규모 행사가 중단된 이후 3년 만에 ‘대동제’가 개최됐다. 나는 코로나 학번이라고 할 수 있는 20학번으로 축제의 모든 것이 새로웠고, 즐거웠다. 하지만 축제 개최에 있어 모두 하나가 되지 못하는 단면도 보았다.
 
 축제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우리 대학교 축제 명칭인 ‘대동제’에서 알 수 있듯이 ‘대동(大同)’은 크게 하나가 되는 것, 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옛날부터 ‘대동’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는 물론이고 마을 단위로 축제가 행해졌다. 축제는 한 집단의 창조력을 발현시키는 장이기도 하다.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축제를 통해 해당 지역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홍보한다. 안동의 ‘탈춤’, 미국의 ‘잭오 랜턴’, 브라질의 ‘삼바’ 등을 보면 세계의 많은 문화와 예술들이 축제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지역 축제들과 마찬가지로 대학 축제 또한 대학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장이다. 대학 축제는 해당 학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한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학생이 하나가 돼야 할 축제의 주인이 학생이 아니라 연예인이 된 것만 같다.

 사람들은 대학 축제의 프로그램보다 연예인 공연에 더 집중한다. 총학생회 또한 매년 축제 시즌만 되면 축제에서 공연할 연예인 라인업을 발표하며 홍보하기 바쁘다. 대학 축제가 연예인 섭외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면서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에브리타임 우리 대학교 게시판에서 당해 천마 대동제 연예인 섭외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게시글이 무수히 쏟아졌다. 이처럼 학우들 간의 소통이 주가 돼야 할 축제가 총학생회의 일방적인 축제로 변질되기도 했다.

 물론 축제에 연예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연예인을 초청함으로써 축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흥을 돋울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다만 연예인 공연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학우들은 대학 축제의 주인이 아닌 그저 들러리가 될 뿐이다. 대학 축제인 만큼 대학생을 중심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축제가 돼야 한다. 연예인 섭외에서 차별점을 두기보다 학생들에게 참신한 축제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받았으면 한다.

 약 2년 만에 축제가 부활한 만큼 앞으로의 축제는 우리 대학교만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축제로 구성되길 바란다. 학생들 개개인의 ‘소확행’을 넘어 ‘대확행’이 될 수 있는 축제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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