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진, 당시의 사연] 고양이가 내게 전해준 말
[당신의 사진, 당시의 사연] 고양이가 내게 전해준 말
  • 김수연(컴퓨터공1)
  • 승인 2022.03.07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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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보면 역시 처음 드는 생각은 귀여움이다. 귀여움만 느끼며 가만히 서서 고양이들을 바라보면 무언가가 더 느껴진다. 서로에게 온몸을 내어 준 채 그저 평온하게 잠든 고양이들에게서 그 누구도 깨지 못할 믿음과 우정, 사랑이 그것이다. 자석이라도 붙은 것인지 고양이들의 발은 서로를 자신의 품에 꼬옥 넣기 위해 꿈틀댄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어느새 미소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바구니를 가득 채운 귀여운 두 고양이가 내 마음도 푸짐하게 채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 서로에게 그저 한 발을 내어줄 뿐인 고양이들. 몸이 어찌나 푸짐한지 서로의 몸을 자신들의 발로 다 휘감기엔 역시 무리지만 그런들 그게 무슨 문제인가? 

 오늘은 고양이를 보고 하나 배운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손을 내어줄 수 있는가? 누군가가 내민 손에 의지할 수 있는가?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나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돼보겠다고 다짐한다.

 바라보기만 해도 나에게 웃음과 긍정적인 힘을 주는 두 녀석은 비타민 C와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일까? 이 녀석들의 이름은 레몬이와 라임이이다. 매우 안타깝게도 이 고양이들의 집사는 내가 아니기에 나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감히 그렇게 추측해 본다. 이 고양이들은 책방의 고양이들이다. 다음에 또 그 책방을 방문하게 된다면 사장님께 이름에 대해 여쭤보리라.

 레몬과 라임은 분명 다르지만 두 고양이는 서로의 품을 공유하며 하나가 됐다. 다른 듯하나 결국 그들의 따뜻한 마음은 같다. 벤치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매우 가지각색으로 섞여 있다. 그 안에는 걱정을 느낀, 슬픔을 느낀, 기대감을 느낀, 설렘을 느낀, 기쁨을 느낀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이 있다. 서로 다른 얼굴, 서로 다른 키, 서로 다른 성격. 나와 모든 것이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비슷한 감정을 공유한다. 그러니 큰 걱정 말고 학교를 그냥 잘 다니길 바란다. 다른 듯 결국 그들의 따뜻한 마음은 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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