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칼럼니스트] 정치공학에 매몰된 여론조사
[나도 칼럼니스트] 정치공학에 매몰된 여론조사
  • 이소정(통계 4)
  • 승인 2022.03.0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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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각 후보 또는 정당의 지지율과 당락 가능성 등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 각 후보·정당이 어느 지역·세대에서 지지를 받는지 여론조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각해 볼 부분이 나타난다. 우리는 어느 여론조사기관에서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면, 특정 매체와 특정 여론조사기관이 주로 맞물려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A리서치와 B신문의 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등의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여론조사기관이 여론조사를 진행할 때 생기는 각종 편향과 오류에 대해 국민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물론 유권자 전수조사가 아니라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표본오차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에 더해 응답자 및 질문의 구성, 조사방법 및 기간 등 각종 요소로 인해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필자는 설문조사 결과에 끼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편향적인 질문과 조사자가 특정 응답을 유도하는 부분을 꼽는다. 이는 응답자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돼 왜곡된 결과를 도출해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지역별, 연령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상이하기에 특정 집단을 중점으로 하는 설문조사는 편향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조사기간과 조사방법에 따른 차이 또한 분명하다. 그렇기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여심위)는 각 언론과 정당에서 의뢰하는 다양한 여론조사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여론조사기준’을 만들어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여론조사기관은 여심위의 제재 또는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편향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것일까? 그리고 미디어와 선거 캠프에서는 왜 이미 특정 성향에 가깝다고 평가되거나 수차례 여심위의 제재를 받은 바 있는 여론조사기관을 택해 조사를 의뢰하는 것일까? 이는 지지율이 높은 후보자에게 마음이 기우는 ‘편승효과’와 지지율이 낮은 후보자에게 동정표를 주는 ‘열세자효과’를 이용한 전략으로 보인다. 즉, 여론조사는 선거에서 후보의 당락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선거 캠프를 비롯해 언론기관과 여러 이익단체가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 수준의 향상과 매니페스토 운동 등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면서 편승효과와 열세자효과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시작했고, 결국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는 여론조사의 신뢰도 하락과 관심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뢰받는 여론조사. 신뢰받는 미디어와 정당이 되고, 모두가 기대하는 선거가 되기 위한 답은 간단하다. 여론조사기관과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매체에서는 공정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를 공표하는 것이다. 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와 당일의 출구조사가 과연 얼마나 정확했을지는 선거 결과가 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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