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로를 거닌 사람] 메타버스에 사람의 가치를 더하다, 서승완 대표
[천마로를 거닌 사람] 메타버스에 사람의 가치를 더하다, 서승완 대표
  • 박수연 기자, 이상준 기자, 류현우 준기자
  • 승인 2022.03.0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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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완 동문(철학과 16학번)은 우리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우리 대학교 대학원, YUMC 대표를 거쳐 지난달 ‘유메타랩’을 창업했다. 그는 경제적, 기술적 가치보다도 사람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에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메타버스를 만들어내는 그를 만나봤다.

 우리 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원래 저는 진로를 IT 계열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춘기가 시작되고 세상에 대한 의문을 가졌죠. 그러다 철학책을 접하게 됐는데 너무 흥미로웠어요. “내가 이때까지 알고 있었던 것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마치 그게 정답인 것처럼 가르치는데, 철학은 나만의 해답이 있다고 말해요. 그것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와 철학과 진학을 결심했어요.

 학부 시절 본인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저는 굉장히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학부 시절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했어요.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현실에 최선을 다하면 그게 모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리라 생각했죠. 최선을 다하다 보니 그 순간 배우고, 느끼고, 만난 인연들이 나중에 의도치 않게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어요.

 ▲철학도 ▲메타버스 개발자 ▲작가 ▲웹 개발자 ▲강사 ▲보드게임 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발자, 작가, 강사 등 언뜻 보기에는 모두 다른 분야 같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모두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죠. 특히 4년간의 철학 공부가 제가 하는 모든 일의 이론적인 토대가 된 것 같아요.

 철학도로서의 삶이 대표님의 메타버스 관련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메타버스는 인문적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철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으로, 이를 공부하고 인간과 세상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남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메타버스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지난해 총 3권의 저서를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글을 쓸 때는 필자가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갖고 그 생각을 글에 녹여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집필했던 세 권의 역서도 제가 가진 문제의식들을 담아 이를 세상에 표출하고자 했죠. ‘메타버스에 살기로 했다’의 경우 책을 출판함으로써 메타버스의 핵심이 사람인 것을 대중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강사, 작가, 개발자 등 수많은 일을 수행하시면서 여러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으실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을 좋아해 2018년도에 직접 독도마루라는 보드게임을 개발했어요. 보드게임을 제작해 대형 출판사와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었는데, 최종적으로 결렬됐어요. 그 당시에는 실패라고 생각했었는데 돌아보니 그런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제가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누군가와 만나고, 문전박대도 당해본 경험들이 현재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기까지 많은 도움이 됐죠.

 청년의 눈높이로 세계와 철학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히신 바 있습니다.
 저는 노는 것조차도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메타버스 서버를 운영하는 친구의 어머니께서 “매일 게임만 하지 말고 공부 좀 해라”고 말씀하신 적 있대요. 그런데 결국 게임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냈죠. 이처럼 놀이를 통해서도 공부가 가능하기에 그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내가 바라보는 세계와 철학 등을 메타버스와 같은 것들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대학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메타버스를 주제로 강연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메타버스와 관련된 주제로 강연을 해왔어요. 강연의 주제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저의 강연에서 나오는 결론은 ‘메타버스는 사람이다’예요. 세간에서는 메타버스의 핵심이 경제와 기술이라고 말해요. 하지만 메타버스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사람이 없으면 망해요. 이에 강연을 통해 메타버스는 사람중심의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영남대학교 마인크래프트 서버 ‘YUMC’의 대표로 재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YUMC 대표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한 명에게 YUMC를 보고 우리 대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는 문자를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설립한 YUMC 때문에 우리 대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꿨다는 생각에 저의 어깨가 굉장히 무거웠어요. 하지만 대학 구성원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도 들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중학교 때 접한 ‘마인크래프트’ 게임이 현재 YUMC 대표 자리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마인크래프트를 단순히 게임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아요. 마인크래프트는 누군가의 꿈과 상상력을 실현해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특히 마인크래프트에서 메타버스 캠퍼스를 제작해 그 속에서 만남의 장을 틔웠던 경험은 저에게 너무 소중해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메타버스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우리 대학교 마인크래프트 메타버스 서버 안에는 학교와 동일한 공간과 메타버스 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가상 공간이 함께 존재해요. 두 공간이 공존하는 것,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갈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메타버스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메타버스는 코로나19 등 각종 상황에 제약받지도 않죠. YUMC 구성원 중 20학번 학생이 있는데, 대면강의가 처음 시작되는 날 동기들은 강의실을 못 찾아 헤매는데 자신은 제대로 잘 찾아갔다고 말했어요. 메타버스 서버 안에서 지리를 다 익힌 덕분이죠. 그날 학교를 다녀와 제게 “학교가 마인크래프트랑 똑같이 생겼던데?”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나요(웃음).

 지난달 메타버스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메타랩’을 창업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난해 YUMC 팀원들과 LG전자의 메타버스 구축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한 이후 많은 기업에게 투자 제안을 받았어요. 하지만 당시만 해도 공부가 우선이었기에 거절했어요. 그럼에도 사람의 가치가 실현되는 메타버스를 만들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죠. 그 갈증이 결국 ‘유메타랩’을 창업하게 만들었어요.

 현재 유메타랩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앞으로의 사업 방향이 궁금합니다.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과의 합작을 생각 중이에요. 이후에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보급하며 메타버스를 통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세상에는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길과 가능성이 있어요. 지금은 메타버스 개발자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지만, 저에게 철학도라는 정체성이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메타버스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메타버스를 기술적,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메타버스는 자신이 담고자 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제작할 필요가 있어요. 저에게는 그 가치가 사람이었지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메타버스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 늘 생각해보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인생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고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도 찾아올 거예요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의 이야기

 새내기 티를 벗어 던지고 헌내기가 된 나는 벌써 2학년이 된 나의 모습에 한 번, 훌쩍 지나가 버린 시간에 두 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던 스무 살의 나를 되돌아보며 세 번 놀랐다. 어른들이 봤을 때는 ‘속 편한 스물한 살’로 비칠 수도 있겠으나 그런 시선과 달리 나는 나름 장래에 대한 고민을 꽤나 깊이 있게 하는 편이다. 이러한 고민에서 파생된 두려움으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영대신문에서 학생기자 활동을 하는 것도 미래에 대한 근심을 조금이나마 떨쳐보고자 하는 ‘속 편한 스물한 살’의 발악일지도 모른다.

 운이 좋아 함께하게 된 서승완 동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큰 울림을 받았다.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당장 앞에 있는 일부터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그의 조언에 막상 앞에 닥친 기사 한 편도 스스로 완성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큰 걱정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또한 지난날의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혼자 괴로워하던 내 모습을 상상하니 저절로 헛웃음이 새어 나온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당장 앞에 있는 일부터 해결하겠다는 태도다. 그의 조언을 바탕으로  앞에 있는 일부터 몰입해서 살아간다면 누구보다 멋진 사회구성원으로 발돋움한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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