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로를 거닌 사람] 우리 지역의 농업을 책임지는 신용습 원장
[천마로를 거닌 사람] 우리 지역의 농업을 책임지는 신용습 원장
  • 이연주 기자, 류현우 수습기자
  • 승인 2021.11.29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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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습 동문(원예학과 81학번)은 우리 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한 후 영양군농촌지도사,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장을 거쳐 올해 1월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현재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의 자리에서 농업인을 위해 힘쓰며 우리 지역의 농업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그를 만나봤다.

 우리 대학교 원예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던 저는 농업대학에 진학하고자 마음먹었어요. 제가 대학에 진학할 당시에는 입학생을 선별하지 않고 졸업 시에 학생 정원을 설정하는 ‘졸업증원제’가 존재했는데, 타 대학에 비해 비교적 졸업 정원이 많았던 우리 대학교 원예학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학부 시절 본인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탓에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평일에는 밥 먹을 돈이 없어 친구들이 싸온 도시락을 한 입씩 얻어가면서 배를 채웠어요.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드렸죠. 학부 시절을 되돌아보면 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생활했던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1988년 영양군농촌지도소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영양군농촌지도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첫 월급을 수령한 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도사로 취직을 하니 한 달 임금으로 18만 5천 5백 원을 받았어요. 저는 이 돈으로 적금도 넣고, 주식도 해보고 한도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해본 것 같아요.
 또 한 번은 농촌 지도사로 출장 갔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비포장도로에 버스가 지나가면서 거리에 먼지가 엄청 일었어요. 10분 동안 먼지를 그대로 마셨던 기억도 있어요. 이를 계기로 농업연구사의 길로 가려고 했죠.

 지난 1994년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참외 생리장해 연구를 통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외를 주제로 연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본 유학 당시 성주군의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로 발령이 나서 귀국하게 됐어요. 당시 성주 참외는 참외 발효과(물찬 참외) 현상으로 인해 수확한 참외의 80%를 폐기해야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이에 참외 발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간 연구를 했고, 여러 연구를 거듭한 끝에 ‘참외 발효과의 발생 원인과 예방법’이란 논문을 작성하게 됐어요.

 지난 2006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년간의 참외 생리장해 연구를 통해 참외 발효과 현상의 원인과 예방법을 알게 됐어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게 됐죠. 또한 앞서 언급했던 ‘참외 발효과의 발생 원인과 예방법’ 논문으로 2008년 한국생물환경조절학회의 최우수 논문상까지 수상할 수 있었어요.

 농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농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항상 자연과 접하고 있기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힐링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에요. 또한 나이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농업은 한계가 없어요. 내 몸과 마음이 따라준다면 언제든 할 수 있어 매력적이에요.

 일본 유학을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경북도청에서 일본 시마네현과 자매관계를 맺는 교류사업을 했었어요. 당시 시험을 보고 그중 1등으로 선발돼서 가게 됐어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자는 생각으로 채소 연구에 매진했어요. 우리 대학교 1학년 재학 중에 선택 과목으로 일본어를 하고,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3년 동안 했어요. 이때 외국어 공부를 한 것이 지금 농업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됐죠.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장, 농업환경연구과장, 작물연구과장 등 30여 년간 농업 연구현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농업 연구현장에서 주요한 요직을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남들보다 한 발자국 앞서서 생각하고 먼저 행동하는 것이에요. 조직은 구성원 중 10%가 이끌어간다고 생각해요. 한 시간 전에 출근하고 한 시간 늦게 퇴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조직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어요. 더불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늘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경북농업기술원장으로서 경북농업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5년 후, 그리고 10년 후의 농촌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요. 1945년 우리나라가 해방될 당시 우리나라 국민 인구가 약 3천만 명이었고, 그중 가장 인구가 많던 곳이 경상북도였어요. 그런데 1970년대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먹고 살기 위해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됐죠.
 미래의 농업은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이돼 청년 농업이 활성화돼야한다고 생각해요. 미래 농업을 생각하면 앞으로 기계가 대신할 가능성이 높기에 기계화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죠. 이에 모든 청년농업인들이 기계를 다룰 수 있도록 교육도 하고 있어요. 또한 농업은 전자산업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 보급을 위해 농업 기술원에서 연구 개발에 노력하고 있어요.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결하고 작물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농업은 과학이다’라고 생각해요. 노동력은 줄이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스마트 농업이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해요.

 청년이 돌아오는 활력 있는 농촌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신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실 예정인가요?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청년이에요. 그렇기에 청년들을 위한 단계별 맞춤형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요. 청년이 농촌으로 돌아오게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농업기술원에서 제가 하는 일이에요. 

 경북농업기술원장으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농업인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고, 농업인이 행복해질 때까지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의 모든 연구 인력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에요.

 우리 대학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인 스스로 계획을 세워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이 시간을 죽지 못해 사는 사람도 있고, 자기 실력에 몸부림치는 사람도 있어요. 항상 우리 후배들은 헝그리 정신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진취적인 기상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젊었을 때 힘든 건 크게 상관 없어요. 저도 열심히 살지 않았다면 여러분들과 인터뷰할 기회를 얻지 못했겠죠. 지금 고생하고 힘들었건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그날을 위해 하나하나 준비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농업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이 잘되어야 해요. 모든 일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그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의 이야기

 소설(小雪)과 함께 찾아온 농한기의 시발점에서 만난 신용습 동문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누구보다 진심인 사람이었다. 수십 년간 성주 참외의 발효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그의 삶에서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그의 대학 생활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얼마나 간절하게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를 거듭할수록 그가 해준 삶에 대한 조언은 나에게 큰 귀감이 됐다.

 신용습 동문의 열정적인 삶은 과거형으로 서술할 수 없다. 그는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이라는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대구·경북의 농업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발 벗고 뛰며, 경북농업기술원의 후배들을 양성하기 위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더불어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등 매사에 진지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임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긍정적인 마음가짐, 헝그리 정신’을 거듭 강조하며 진취적인 기상을 갖고 살아가는 20대를 보낼 것을 조언했다. 훗날 스포츠 기자를 꿈꾸는 내게 그의 조언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가 해준 조언을 바탕으로 보다 긍정적으로, 매 순간 간절하게 임한다면 그 꿈은 기필코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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