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탄] 비대면 수업에 굴복하다
[조명탄] 비대면 수업에 굴복하다
  • 김민석 편집부장
  • 승인 2021.11.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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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온라인 교육 시대’, ‘시공간을 초월한 교육 인프라 구축’ 등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된 교육계에서는 이와 같은 자평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비대면 수업 초기부터 이러한 평가를 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비대면 수업 초기엔 실험·실습수업의 부재, 수업의 질 저하 등으로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고 교육부에서도 대학 수업의 질이 현격히 나빠졌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현재에 적응을 한 것일까? 이젠 위드 코로나로 대학들이 점점 대면수업을 늘려가자 학생들이 되레 비대면 수업을 원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대학생들은 비대면 수업 상황을 ‘기회’로 여기고 있다.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야 과제만 제때 제출하고 시험만 잘 보면, 성적이 만족스럽게 나오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될 무렵, 휴학과 복학 행렬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수’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욕망은 자신의 자리에서 경력을 쌓는 것 대신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휴학생들은 복학을 서두르는 추세였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점을 후하게 주면서 좋은 학점을 받기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재학생 중도탈락률과 A학점 이상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비대면 수업에선 학생들의 수업 참여가 다소 제한되고 교수자와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교육의 진정한 의미가 희미해졌다. 또한 사회봉사, 리더십 등 사회인으로서 갖춰야할 능력을 함양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교육의 의미를 찾아보기 힘든 비대면 수업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대학은 지난 4학기동안 변화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통해 효율적으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을 뿐이다.

 모든 생물은 환경에 보다 유리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던 비대면 수업이 이젠 원래 그래왔던 것만큼 편하고 당연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일상’을 회복하고자 한다. 어느새 비대면이 일상이 돼버린 우리는 한걸음 앞으로 다가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는가. 위드  코로나는 진정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적응의 시간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학생도, 대학도, 사회도, 모두 일상 회복을 위해 변화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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