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들의 특별한 농촌생활
MZ세대들의 특별한 농촌생활
  • 이상준 기자
  • 승인 2021.11.15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내말을 들어보소 아-나농부들 말 들어요~”(『긴농부가』中)
농촌의 비주류층이라고 할지라도, MZ세대인 청년농의 활약상은 자못 돋보인다.
전국 곳곳에서 트렌디한 아이디어로 농촌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MZ세대, 청년농들의 말을 들어보지 않겠는가.

농촌의 차세대 미래 주역은 우리!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 청년들이 도시 생활에 싫증을 느꼈거나, 취업난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귀농·귀촌에 뛰어들고 있다. 성공을 꿈꾸며 농촌에서의 인생 2막을 시작한 MZ세대들의 귀농·귀촌, 이들이 만들어가는 농촌은 어떤 곳일까?

 도시를 벗어나 농촌으로=과거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로 고용이 위축되면서 청년들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제로 귀농·귀촌을 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발적으로 귀농·귀촌을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이하 귀농 가구는 1,362가구로 전체 귀농 가구의 10.6%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최근 청년농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는 귀농·귀촌에 대한 청년들의 가치관 변화 농업을 통한 고소득 증대 가능성 정부의 청년 귀농·귀촌 장려 정책 등이 지목되고 있다. 정용교 교수(사회학과)는 “경쟁 사회에 지친 청년들이 도시를 떠나 자연 친화적인 농촌에서 자신만의 사업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농촌상, MZ세대가 만들어가다=귀농·귀촌한 MZ세대는 최근 새로운 농촌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청년농들 사이에서는 IT기술이 농업에 접목된 ‘스마트팜’ 운영 일정한 소득 창출이 가능한 아열대 작물 재배 SNS 활용 등이 농업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스마트폰, PC를 통해 원격으로 작물과 가축을 관리하며, 드론을 활용해 방제 및 작물 운반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거래상에 농산물을 직접 유통하지 않고, SNS 라이브 방송을 활용하는 등 유통망을 소유하기보다 기존 유통망을 이용하는 지식 농업을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청년농들은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를 결성해 도시민과 소통하는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신세계 백화점에서 개최된 청년 농부 지원 프로젝트 ‘신세계 파머스 마켓’에는 전국 각지의 청년 농업인들이 참가해 자신들의 농산물을 홍보 및 판매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지난 9월 ‘청년농업인연합회’는 청년농과 도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청년 농부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상호 교수(식품자원경제학과)는 “청년농들은 농촌에만 머무르지 않고 도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농산물 수요 및 트렌드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청년농, 너도 할 수 있어=청년들의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일정 기간 귀농을 체험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경북 의성군은 ‘귀농체험마을’ 입주자를 모집하는 사업을 진행해 청년들의 귀농 경험을 장려했다. 또한 경상북도는 지난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농촌관광시설 체험과 숙박비를 50% 할인 지원하고, ‘경북농촌체험 SNS 인증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지역의 귀농체험을 적극 홍보했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 A 씨는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경험해보지 못한 농촌에서의 삶을 느껴보고 싶다면 귀농체험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역에서는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정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경상북도는 초보청년농부 멘토링 지원 청년농부 육성지원 청년농부 창농기반 구축 청년농업인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 등 ‘2022년 청년농업인 육성 관련 4개 사업’을 발표했다. 이는 청년들이 농업 분야 진입 시에 필요한 과정을 단계별로 지원해 청년들의 농업분야 진출을 돕기 위함이다. 이에 정영락 경상북도 농업정책과 담당자는 “경상북도는 청년 농업인들의 무한한 성장과 지속가능한 농촌 구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귀농·귀촌, 제대로 알고 준비하자=한편 MZ세대가 귀농·귀촌에 도전했지만 영농 실패 농촌 부적응 지역민과의 갈등 낮은 소득 등의 이유로 역 귀농하는 사례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귀농·귀촌인 정착실태 장기추적조사’에 따르면 30대 이하 귀농 가구의 역 귀농률은 8.6%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상호 교수는 “사업 계획서 작성 및 사전 답사 등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귀농·귀촌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우리 지역의 원데이 귀농 플레이스

포항 봉좌마을
포항 봉좌마을

 경상북도 포항시 기계면에 위치한 포항 봉좌마을은 주민들과 방문객들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농촌체험이 진행돼요.

 봉좌마을은 주민들이 직접 폐교를 농촌체험센터로 탈바꿈 시켜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농촌가축농장, 트랙터 체험, 옥수수 따기 등이 있으며, 캠핑장이 있어 한적한 시골 마을의 정취를 한층 더 깊게 경험할 수 있어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당일치기 귀농을 즐기고 싶다면 포항 봉좌마을에 가는 것을 추천해요.

문경새재 팔영사과마을
문경새재 팔영사과마을

 경상북도 문경시에 위치한 문경새재 팔영사과마을은 문경의 대표 특산물 ‘팔영사과’를 재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어요.

 문경새재 팔영사과마을은 가구의 80%가 사과를 재배하고 있기에 ‘사과따기체험’을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해요. 특히 소백산맥 산간지대에서 생산돼 맛과 향이 뛰어난 사과를 재배할 수 있어요. 이에 품질은 물론 맛도 우수한 사과를 직접 재배해보고 싶다면 이곳에 방문해보길 바라요.

낙동 승곡체험휴양마을
낙동 승곡체험휴양마을

 경상북도 상주시 낙동면에 위치한 낙동 승곡체험휴양마을은 각종 농촌 체험 프로그램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향토방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마을이에요.

 마을에는 전통음식 체험, 자연생태 체험, 자연물 공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 거리를 통해 농촌문화를 현장감 있게 체험할 수 있어요. 더불어 양진당, 추원장 등 전통문화 체험과 종가체험도 즐길 수 있답니다. 농사 체험을 전통문화와 함께 즐기고 싶다면 낙동 승곡체험휴양마을에 방문하길 추천해요.

신라불교 초전지마을
신라불교 초전지마을

 신라불교 초전지마을은 경상북도 구미시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구미 도심과는 30분 거리로, 도심과 멀지 않은 농촌마을로 유명해요.

 이곳에서는 돼지감자 캐기, 딸기 따기, 마늘쫑 뽑기 등 매년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마을 아래로는 낙동강이 흘러 철새들이 겨울에 보금자리를 트는 곳으로도 유명하답니다. 이에 신라불교 초전지마을을 방문해 시골의 편안함과 여유를 마음껏 즐겨보세요.

귀촌청년의 일문일답

함께 논밭을 가꾸어 나가는 이학정 대표와 지역 귀농·귀촌 청년들
함께 논밭을 가꾸어 나가는 이학정 대표와 지역 귀농·귀촌 청년들

 광활한 논밭이 펼쳐진 경상북도 의성군 안사면, 그곳에는 도시민에서 농민으로 변신한 젊은 청년이 살아가고 있다.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귀촌 창업이라는 꿈을 실현한 이학정 안사우정국 대표(외식산업학과 14학번)를 만나 귀촌 창업과 안사우정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난 5월, 경북 의성군으로 귀촌해 퓨전 식당 ‘안사우정국’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취업 준비에 지친 저는 휴식 차원에서 의성군에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인 ‘청춘구 행복동’에 참여했어요. 이를 통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식당, 농산물 온라인 유통 등 도시에서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농촌에는 없는 것을 알게 됐죠. 이를 보고 농촌 창업에 자신감이 생겨 안사우정국이라는 식당을 개업하게 됐어요.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귀촌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청년 창업지원, 주거 지원 등 청년들의 귀촌을 장려하는 정책들이 증가하고 있어요. 이러한 배경 덕분에 현실적으로 도시에서 창업하기 어렵다면 귀촌 창업도 좋은 선택지라 생각했죠.

 안사우정국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안사우정국은 의성군의 지역 농산물을 주메뉴로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농가 레스토랑이에요. 또한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관광 아이템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어요.

 ‘안사우정국’은 인구 감소로 인해 폐쇄된 ‘안사우체국’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농촌은 인구가 적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려면 타지역 관광객 유치가 가장 중요해요. 이에 우체국이라는 건물에 식당을 개업하면 많은 관광객들이 안사우정국에 방문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안사우정국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페스토 만들기, 떡 만들기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관광객들이 의성군에 방문하게끔 하기 위함이에요. 더불어 공간이 없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직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중개자 역할도 하고자 해요.

 귀촌 창업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일이나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처음에는 가게 설비부터 법적, 금전적 문제 등 생소했던 분야를 전부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안사우정국을 방문해주시는 단골손님의 응원 덕분에 처음보다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뿌듯해요.

 청년들이 귀농·귀촌을 준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귀농·귀촌 지원 정책들이 많기에 청년 농업은 정말 유망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목표 시장을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농촌에서 전국구 시장으로 확장이 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게 되면 성공적인 귀농·귀촌이 될 거예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