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준설토 투기장의 친환경 기술공법(NCM)
[학술] 준설토 투기장의 친환경 기술공법(NCM)
  • 박영목 교수(건설시스템공학과)
  • 승인 2021.08.3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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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창궐 피해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해안개발 상황

 우리나라는 리아스식 해안선을 갖고 있어 적은 공사비로 크게 국토확장을 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본격적으로 간척사업을 수행했다. 당시에는 UN의 지원과 네덜란드의 기술력을 도입해 동진강, 미면, 대천, 아산 등에서 중·대규모의 간척사업이 실시됐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순수 우리 기술로 남양, 아산, 삽교천방조제 등의 대규모 간척사업이 실시됐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는 영산강하구둑, 대호방조제, 낙동강 및 금강하구둑 등이 완공됐다. 1980년 중반부터 계획된 세계 최장인 33.9㎞의 새만금방조제가 축조돼 국토면적이 401㎢(서울특별시 면적의 2/3, 여의도의 140배) 확장됐다. 새만금방조제 축조에는 총 1억2,300만㎥의 토사와 사석이 사용됐는데, 이는 경부고속도로(418㎞)를 13m의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또한 공사에는 연 237만 명의 인력과 연 91만대의 준설선, 덤프트럭 등의 장비가 투입됐다. 이와 같은 소규모부터 대규모에 걸친 간척사업은 국토확장과 농지확보에 크게 기여했고 리아스식 해안선을 거의 직선화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인천국제공항과 가덕도를 중심으로 한 부산신항만 및 포스코 공장 등 다수의 대규모 국가기간(SOC)사업은 간척으로 조성한 현장이다. 이와 같은 해안변 개발 사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바다와 인접하는 국가들의 개발 사업으로, 매년 조성되는 각국의 국토확장사업은 매우 성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해안에 인접한 대규모의 간척사업에 의한 방조제 축조는 바다를 육지화하므로 표고가 낮은 지반을 해수에 영향이 없도록 높이기 위해 토석(흙과 암석)이 대량 사용된다. 과거에는 해안변에 인접한 산들을 깎아서 조달했으나 지형과 기후적인 환경문제가 크게 대두되며 20세기 후반부터는 경제적이고 환경문제를 유발하지 않으며 다량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연약한 해저토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운임의 절감을 위해 대형선박이 항만 인근까지 최대한 도달할 수 있도록 흘수심을 충분히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에 항로는 주의 해저면보다 낮은 표고를 유지하고 있으나 해류(파도, 파랑, 밀물과 썰물 등)에 의해 항로가 메워지곤 한다. 이에 항로의 일정 흘수심 확보를 위해 준설작업(물 밑의 흙을 파내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항로 등에서 발생한 다량의 준설토는 육지에서 흘러든 오염물질이 함유돼 있어 1982년 UN은 해양법회의에서 국제해양법조약을 채택해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약 22.2㎞) 범위의 영해 밖인 공해상에 버리는 것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공해상에 버려진 오염물질이 포함된 항로준설토는 해류에 의해 해안선 인접부로 다시 흘러들어오는 문제가 있어 2008년에 발효된 국제해양오염방지법에 따라 항로유지관리 등을 위해 발생하는 준설토의 해양투기가 금지돼 불가피하게 해안에 투기장을 조성해 매립해야 하고 경제성 도모를 위해 후속공정작업으로 국가 산업부지로 유효활용 되도록 조치하고 있다.

 전술된 바와 같이 해안변에서 수행되는 간척사업 등의 개발사업과 항로준설토의 투기를 위해서 대량의 해저 준설점성토(초 미립상태의 흙)가 투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1개소당 평균적으로 약 100만㎡인 광활한 준설토 매립장 또는 투기장에 투입되는 준설토는 운반비 절감과 시공성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직경 약 1m의 철제 관로를 통해 길게는 약 10km를 압송되는 조건이므로 이송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함수비가 약 1,500%(흙 1컵에 물 30컵의 비율)의 sludge상태인 고함수비이고 압축성이 크며 장기간동안 지반지내력이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개발 등의 후속 공정을 위한 시공 장비 및 인력의 투입이 투기 후 약 3년 동안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기술개발의 배경, 목적 및 경위

 21세기 초기까지는 준설토 투기장의 표층을 처리해 해충창궐을 억제하고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공법이 원시적인 장기간 자연방치공법, 효율성이 낮으나 불가피하게 지오신세틱스(Geosynthetics, 토목섬유) 부설방법, 대나무 매트 부설공법, PTM(progressive Trench Method, 표층에 점진적으로 도랑을 조성해 표층수위를 저하시키는 것)공법, 건사포설(크레인 및 벨트컨베이어 등을 이용해 마른 모래를 공중에서 날려 표층에 포설하는 것)공법, 수평진공배수공법(고가이며 얕은 층에 연속된 토목섬유배수재를 포설하여 진공압을 이용한 강제적인 표층수 배제공법) 및 고화처리공법(sludge에 시멘트 또는 생석회 및 고화재 등을 혼합해 고결시키는 공법)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법을 적용할 경우에 매립이 종료된 후 장기간 표면의 여수를 제거하기 어렵고, 강우 등에 의해 염분의 농도가 낮아지면서 표면수가 담수화로 진행됨에 따라 준설토 속에 포함된 각종의 해초류, 플랑크톤 및 오염물질 등에 의한 유해곤충(깔따구, 물가파리, 모기 등)의 서식지가 조성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민원방지를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각 준설토 투기장에 화학약품(살충제, 곤충성장억제제)을 매년 약 100톤가량  살포하는데, 이는 2차 수질오염로 이어져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대표적인 유해곤충 피해로는 2005년의 부산신항 웅동 준설토 투기장에서 해충이 창궐해 주변 주민들이 대대적으로 정부부처 및 언론기관 등에 집단민원을 제기해 국가는 진해 수도 등 11개 마을(3,231명)에게 당시 해충 피해에 대한 배상금 25억 원을 지불했다. 이는 당시까지 환경분쟁 사건 중 최대 배상액이었다. 또한 10여 년간 해충피해에 대해 언론에서 약 300회 이상 지속적으로 이 문제가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Sludge상태의 초연약 준설매립지반에서 조기에 인력작업과 장비주행성 확보가 가능하며 유해곤충발생억제 등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공법의 적용이 적극적으로 요망되는 실태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들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 및 효율성을 갖춘 공법의 개발이 시급하고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본 학술면에서는 이들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NCM(Net Channel Method)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소개한다. 본 공법의 개발로 유해곤충에 의한 주민의 지속적인 민원방지, 2차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방제비용의 절감, 기존의 표층안정처리공법을 대체한 국고절감, 개발기간 단축, 시공의 안전성 확보, 영구적인 준설토 투기장 안정성 제고 및 해외 원천기술의 수출 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공법의 개발경위는 항만공사현장에 약 30년 근무한 기술자인 공사감리단장이 2005년부터 준설토 투기장에서 유해곤충 대량 창궐에 의한 문제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향후의 해안개발에 큰 어려움이 봉착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최초의 아이디어를 얻어 2009년에 초동단계의 국내특허를 받았다. 필자는 2009년부터 원천기술자의 도움 요청으로 연구에 착수하고 상호협력하면서 소규모(부산 웅동, 20m×6m) 및 대규모(목포 북항, 규모 500m×600m), NC(길이 90m× 3열(810㎡))를 실제 시공법으로 설치)의 시험시공(시공가능성 파악 및 각 1년간씩 펌핑하면서 해충방제 및 지반고화 효과 검증) 등을 실시하고 철저한 연구로 메커니즘 규명,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 및 효율성 등의 효과를 도모할 수 있는 실용화된 시공기술의 개발을 위해 약 10여 년간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 결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게 진일보된 추가적인 국내특허를 4개 득하고 해안개발이 성행하고 있는 중국, 베트남, 인도 및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에서 해외특허를 4개 득하게 됐다.

 또한 본 공법과 관련된 박사 1명, 석사 7명을 배출할 수 있었으며 2013년에는 본 NCM 개발 관련 대한토목학회 학술상 수상의 영예도 얻었다. 아울러 일본토목학회 및 연약지반연구회 특강, 대한토목학회 및 한국지반공학회 논문 발표, 해양수산부, 한국농어촌공사, 항만공사, 해안 인접 각 경제자유구역청, 대형건설사, 설계사 등에 NCM 관련 발표, 세미나 및 설명회를 다수 실시해 평가와 검증 받았다.

 2020년까지 조성된 준설토 투기장은 총 약 3,600만㎡(부산신항 500만㎡, 광양항 300만㎡, 여수율촌2산단 740만㎡, 새만금 2,000만㎡)이다. 준설토 투기장 3,600만㎡에 대한 NCM 적용 공사비는 약 4,300억 원으로 기존공법대비 예상되는 국고절감액은 약 9,600억 원이다.


NCM(Net Channel Method)이란?

 전술된 바와 같이 준설토 투기장은 물이 제반문제 발생의 근원이므로 준설토 투기 완료 후 즉시 sludge상태의 준설토 투기장 전체 면적에 걸쳐 양측의 윈치를 이용해 와이어 로프로 수륙양용의 폰툰(a×b=5m×12m 규격)에 NC재료를 실어 이동시키면서 공장에서 제작된 U형상의 초경량 개수로(Open Channel) 배수시스템(NC : b=0.5m, h=1.0m)을 폭 약 50m의 일정 간격으로 연속해 설치한다. 그 후에 즉시 지속적인 자연 또는 강제 물빼기 작업의 수행으로 준설토 투기장의 표층수와 표층부의 간극수를 조기에 배제하는 공법이다. NC설치 후 3일 경과 시점에 표층수를 완전히 건조시켜 유해곤충발생을 원천 봉쇄하고 계속되는 펌핑작업에 의해 천층부(약 1m 깊이)의 간극수 저감을 통해 조기에 고결시켜 단단한 탄성체의 슬래브를 조성시키는 것이다. 이는 해충 서식처의 근원적인 제거 및 신속한 표층건조로 당초 약 3년 이상 방치되던 현장을 약 1년 경과시점부터 후속공정수행을 위한 인력과 장비의 진입이 확실하게 가능한 지반 강도를 확보하도록 하는 혁신공법으로 판단된다.

 아래 그림은 목포북항에서 1년간 실시한 대규모시험시공현장에 NC설치 후 경과기간별 표층변화 상태를 나타낸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2주일 경과 후에 크랙이 크게  발생되어 고결이 이루어져 해충발생이 원천봉쇄 되어 있으며, 2개월 후에는 인력 보행이 가능한 상태이다. (c), (d)에서는 80mm의 강우 후에 7시간 펌핑으로 건조표층이 노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150일, 365일 경과 후에는 일반적인 육상토와 유사한 정도의 단단한 표층강도를 나타내어 효과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제언(提言)

 본 공법의 현장 적용으로 사업이익 창출이 발생하면 후학들의 장학 사업에 전념하겠다고 맹세하고 기쁜 마음으로 약 10년에 걸친 각고의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 못해 조금 더 노력해가면서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태이다. 기술자와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본 공법에 대한 아주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부터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개인들이 충분한 자본과 인력 및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기득권자들과 경쟁함에는 일부 발주자들의 기존공법 답습위주를 타파할 수 있는 직, 간접적인 주위의 지원, 다양한 정보의 빠른 입수 및 개인들이 필사의 신념으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만 하는 것을 알았다. 필자 나름대로 공법적용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최대한의 노력을 한 것으로 자부하지만 노력이 부족하나 가까운 미래에 그 노력들이 헛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혼자의 힘으로 주어진 제1의 직무인 강의, 연구 및 학사행정업무를 우선하고 그 나머지 시간만 활용하여 노력했으니 경쟁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새로이 개발된 특허기술의 약 2%만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새로운 공법의 적용은 험난한 길이 예견돼 있으며 특히 본 기술 같이 사업비 규모가 클수록 기존공법에 종사하는 업체수와 사람의 수도 많기에 방해와 저지 등의 난관은 비례해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영원히 가리지는 못할 것이며 장점이 많은 확실한 기술은 가까운 장래에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같이 새로운 기술의 적용에는 현재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현대는 아이디어, 정보화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제대로 된 독창성을 가진 원천기술 하나를 개발해 제대로 인정을 받고 적용이 된다면 밝은 앞날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젊고 용기 있고 명석한 우리 천마 학생들은 매사에 긍정적으로 흥미를 갖고 기존에 대해 의심을 가져 보며 개선과 발전을 위해 깊게 사고해보는 노력이 요망된다. 노력은 단독보다 복수가 유리할 것이므로 친구들과 열정적인 상호토론문화의 정착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에 좋은 기술을 생각해내었다면 변리사를 통해 특허를 출원하는 노력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특허를 얻은 후에는 기술을 이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직접 사업화한다면 목숨을 건 필사의 노력으로 경쟁자들을 이겨야 함을 알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천마 학생들은 사회는 학교와 같은 따뜻한 보금자리가 아니라 제1만이 살아나는 냉정한 현실임을 알고 천마의 기상을 살려 강인한 체력과 품성을 함양하고 폭넓은 인간관계의 형성과 전문적인 능력을 충분히 갖추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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