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영대신문’이란 무엇입니까
[영봉] ‘영대신문’이란 무엇입니까
  • 조현희 편집국장
  • 승인 2021.08.30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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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호 특집기사를 준비하며 한 취재원분께 들었던 말씀입니다. ‘지난 1학기에 발행된 영대신문 중 인상 깊었던 신문이 있다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취재원분께서는 ‘없습니다’라고 답하셨습니다. 큰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늘 질 높은 신문을 위해 고민하며 발행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말씀이 이해가기도 했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끌기엔 부족했던 신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과 같은 고뇌에 다시 빠지게 됐습니다.

 ‘영대신문’이란 무엇입니까? 영대신문 편집국장이 그런 것도 모르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도통 알지 못하겠습니다. 햇병아리 수습기자로 편집국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영남대학교 대표 언론’, ‘대학인의 양심을 대변하는 신문’, ‘지방에서 잘 나가는 대학신문’, 이런 말을 들었는데요. 죄송하게도 이제 와 밝히자면 마음에 와닿는 게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영대신문을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구성원도 있었고요. 심지어 영대신문이란 존재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가에서 1990년대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학보(學報)가 존폐 위기에 놓였습니다. 위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편집국장 임기의 반쯤 들어서야 영대신문이 애초에 학내에서 가치가 있긴 한 건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영대신문이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위상에만 머물러 있고, 누군가에게는 꿈을 이루는 수단이고, 누군가에게는 학교의 홍보물이 되길 바라는 매체이며, 누군가에게는 존재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게 영대신문일 수도 있지요. 다만 대학 구성원들에게 관심받지 못하는 신문이라면 냉정하게 말해 이는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 ‘영남대학교 대표 언론’, ‘대학인의 양심을 대변하는 신문’, ‘지방에서 잘 나가는 대학신문’이라곤 하나 실상이 무관심과 도태가 가득한 신문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당연하게도 우리는 대학언론의 위기 속에서도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신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학내 현안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을 탓하기도, 모든 종이신문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말로 자기위안에 빠질 수도 없습니다. ‘괜찮은 신문’이 아닌 ‘읽고 싶은 신문’이 돼야 합니다. ‘기사를 위한’, ‘지면을 채우기 위한’ 기사를 지양하고 학내 구성원 모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해야 합니다. 종이신문은 그 자체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면 편집에서도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하며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한 속보기사 발행 또한 증가해야 합니다. 이에 편집국 기자들을 통솔해 위와 같은 대학언론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이번 개강호 특집기사 인터뷰를 통해 적지 않은 취재원분들이 지난 학기 발행된 영대신문을 평가해주셨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함께한 신문’이라는 긍정적인 평도 있었고, ‘독자를 고려한 느낌이 보이지 않는 신문’과 같은 냉혹한 평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학내 구성원의 공론장, 영향력 있는 학내 언론이 되길 바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과거 영대신문의 위상을 생각하며 ‘읽고 싶은 신문’을 만드는 데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남은 반년도 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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