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탄] 가상세계는 컴퓨터가 꺼지면 그만이다
[조명탄] 가상세계는 컴퓨터가 꺼지면 그만이다
  • 김민석 편집부장
  • 승인 2021.08.3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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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IT업계를 필두로 ‘메타버스’가 화제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디지털 가상세계를 뜻한다. 이용자들은 아바타를 이용해 현실과 마찬가지로 사회, 문화적 활동을 한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지금, 메타버스는 그 장점을 살려 IT업계를 넘어 광고와 교육 등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주 이용층은 MZ세대, 즉 청년이다. 메타버스가 청년에게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가상세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쉽게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현실세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힘들다고 해석된다. 어쩌면 청년들에게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의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낙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실세계에서 청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N포세대’, 취업난과 생활고 등 여러 문제에 시달려 N가지의 것들을 포기한 청년들을 빗댄 표현이다. 문제는 N포세대가 겪는 요인들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청년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취업난과 생활고로 인한 결혼 기피로 청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렇게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점점 고립되며 미래를 꿈꿀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홀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달 14일 정부는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2조6천억 원을 투자할 것을 밝혔다. 현실세계보다 가상세계가 더 환영받는 것이 어쩌면 현실세계가 각박하고 냉혹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해볼 때, 대면하지 않는 세상에서의 삶도 흥미있겠으나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 역시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청년들이 처한 상황에 개인적인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은 주변인들의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이다. 정책적 관심과 지원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을 보호해줄 수 있지만, 고립된 청년이 당장 삶의 의지를 되찾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보인 작은 관심이 타인을 위한 조명탄이 될 수 있다. 자신을 고립시키고 어둠속에서 방황하는 청년에게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어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을 읽은 천마인 모두 오늘 가까운 친구에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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