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대학인의 양심, 영대신문 사우를 만나다
[특집] 대학인의 양심, 영대신문 사우를 만나다
  • 조현희 기자, 박수연 기자, 엄수진 기자
  • 승인 2021.08.30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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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신문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인 학내 구성원들에게 종이신문을 홍보하고 급격히 변화하는 대학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영대신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본지 사우선배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학기 발행된 영대신문을 돌아보고, 우리 대학교의 역사를 되새기며 대학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오늘날 영대신문을 위해

정재훈 영남일보 기자경제금융학부 06학번영대신문 43기
정재훈 영남일보 기자
경제금융학부 06학번
영대신문 43기

 지난 학기 여론면에 위치한 글로벌 천마인 코너가 인상 깊다. 과거에는 없었던 고정란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또한 1664호 1면 ‘계속되는 강의 재사용에 학생들의 불만 이어져’ 기사 내용 및 사진은 기자들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하지만 1662호가 매우 아쉽다. 전통적으로 개강호에는 신입생들을 위한 기사가 있었으나 단 한 건도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없었다. 지면이 어렵다면 웹사이트에라도 신입생들을 위한 정보가 있었으면 좋았을 듯하다.

 영대신문은 ‘영남대 구성원의 자치’를 위해 존재한다. 기사를 읽는 주 구독층을 학내 구성원에 맞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학기 기획기사 주제들의 선정은 다소 아쉽다. 시기에 맞는 다양한 학내 이슈가 있었을 텐데,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만 그 중심에 독자를 고려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학내 구성원들이 해당 기사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해봤으면 한다.

 또한 기획기사 외에는 실시간으로 기사를 작성하길 바란다. 학내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소식통이 되지 않으면 대학 언론의 위기에서 영대신문의 존재는 더욱 희미해질 것이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 정치 특강 열려’와 같은 속보 기사들을 주로 발행하는 게 영대신문의 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준범 스포츠서울 기자언론정보학과 10학번영대신문 47기
박준범 스포츠서울 기자
언론정보학과 10학번
영대신문 47기

 1662호 1면에서는 사진 대신 인포그래픽을 사용했는데, 칠판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학생들의 한마디’를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든다. 메시지가 더욱 명확해지는 효과가 있다. 1664호 1면 ‘계속되는 강의 재사용에 학생들의 불만 이어져’ 기사도 사진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당 사진을 1면 사진으로 사용하기엔 임팩트가 강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1665호 특집기사 ‘우리 대학교의 패셔니스타, 나야 나’는 정형화된 기사의 양식을 띄진 않으나 역설적으로 그 틀에서 벗어났기에 시도 자체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대학신문다운 기사였다.

 한편 1면을 제외한 다른 면에서 지면 편집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베를리너 판형의 가장 큰 이점은 편집의 활용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인데, 더 과감한 편집을 해보면 어떨까. 비슷한 맥락에서 기사 제목과 리드 역시 획일성이 있다. 제목과 리드는 기사에 따라, 기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기에 이에 관한 기자들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히 발행에 의의를 두기보다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길 바란다.
 

천정우 국회 보좌진사회학과 13학번영대신문 50기
천정우 국회 보좌진
사회학과 13학번
영대신문 50기

 1663호에서는 장애 대학생의 교육권, 20대 정치, 메타버스 세계 등 시의적절하게 다양한 주제를 대학생의 시각으로 잘 풀어냈다. 1665호에서는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된 문제를 기자가 발로 뛰며 취재했다는 점에서 영대신문이 ‘학내 소통의 매개자’의 역할을 한 것 같다. 다만 과거와 달리 신문 발행 횟수가 줄어서인지 시의성 있는 보도기사를 찾기 어려웠다.

 대학언론은 ‘학생’과 ‘기자’의 경계에 있는 개인에게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개인의 희생을 토대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변화를 만들곤 있지만,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늘날 대학언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부문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좋은 기자를 양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기자들이 신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등 영대신문 구성원 모두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변화를 함께 고민하는 구조가 됐으면 한다.

 신문에서 대학언론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사와 학내 구성원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느껴졌다. 기자들의 노력만큼 독자들의 신뢰를 받고 더 읽히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그날의 기억을 되새기다

 과거 영대신문에서 활동했던 김학순 고려대 교수(경영학과 72학번, 영대신문 9기), 박강섭 코트파 CEO(법학과 80학번, 영대신문 17기), 이창훈 고려아이텍 전무(영어영문학과 84학번, 영대신문 21기), 이인찬 노무법인 공인노무사(경영학과 93학번, 영대신문 30기)를 만나 영대신문에서의 추억과 영대신문 현역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들어봤다.

 영대신문에서 활동할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김학순 고려대 교수: 편집부장을 하던 시절, 대학과의 갈등으로 편집국장과 함께 해임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학교 수업보다 신문 발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대신문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이에 사실 모든 순간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인찬 노무법인 공인노무사: 1학년 수습기자들이 일주일간 천마로 시계탑 앞에서 학우들을 향해 자기소개를 하는 교육이 있었다. 아침 등굣길에 수백 명의 학우를 향해 소리 지르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무척이나 낯 뜨겁지만, 그때의 배짱과 용기가 그립기도 하다.

 영대신문에서 작성한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가 무엇인가.
 박강섭 코트파 CEO: 영대신문에서 졸업정원제 도입에 관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다. 반대가 압도적인 결과를 차지했고 이를 신문에 게재했다. 신문 발행 날 일찍 편집국에 출근했는데 서울 KBS 라디오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5분 정도 생방송 인터뷰를 했는데 많은 학우가 라디오를 통해 떨리는 내 목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상당히 민망했다(웃음).
 이창훈 고려아이텍 전무: 구미공단 노사분규를 취재하러 갔을 때 자전거를 탄 경찰에게 불심검문을 당했다. 이를 기사로 작성할 때 주간 교수가 기사 수위를 낮출 것을 엄하게 지시했는데, 상당히 반항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 어떤 직종에 종사하고 있나.
 김학순 교수: 과거 31년 동안 경향신문 기자로 활동하다 현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초빙교수로 10년째 일하고 있다. 고려대 교육방송국 ‘KUTV’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기도 하다.
 박강섭 CEO: 국제관광박람회를 개최하는 회사의 CEO로 5년째 근무 중이다. 전국 지자체와 세계 각국의 관광청, 주한대사관 등을 유치해 매년 서울과 부산에서 국제관광박람회를 개최한다.
 이창훈 전무: 잡지기자로 29년을 보냈다. 과거 우먼센스와 여성중앙에서 편집장을 맡았다. 또한 서울문화사와 대한항공의 잡지를 편집 대행하고 6개 잡지의 총괄본부장으로 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안과 의료기기 업체인 고려아이텍에서 홍보마케팅 담당 전무로 일하고 있다.
 이인찬 공인노무사: 노무법인에서 공인노무사로 일하고 있다. 임금 체불, 산재 보상 등의 노동사건 대리와 기업의 인사노무관리를 위한 컨설팅, 법률 자문 등의 사무 대행을 수행한다.

 영대신문 활동이 해당 일을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됐는가.
 이창훈 전무: 3년 반 동안의 영대신문 기자 생활을 통해 취재 방법, 기본적인 기사작성 방법의 기본기를 닦아 언론사 입사 시험을 대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영대신문 현역 기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린다.
 김학순 교수: 영대신문은 언론인의 기본 역량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니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해 학생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으면 한다.
 박강섭 CEO: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어렵지만, 여전히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인생을 길게 보고 어떤 분야에서든 열심히 임한다면 좋은 기회가 찾아오리라 확신한다.
 이창훈 전무: 신문을 만드는 과정이 많이 고단하지만,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이기에 소중하고 알차게 보내길 바란다.
 이인찬 공인노무사: 우리 대학교의 역사를 기록해간다는 사명감을 갖고 대학언론이 가진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계속해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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