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달 특집] 과학기술력은 국력이다!
[과학의 달 특집] 과학기술력은 국력이다!
  • 김민석 기자, 엄수진 기자, 이상준 기자
  • 승인 2021.03.29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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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성장함에 따라 국제사회로부터 기초과학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만의 새로운 기초과학기술의 창출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해 우리나라 기초과학기술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한 번 더 도약할 우리의 과학기술

 일제치하 36년과 한국전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던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국가적으로 기초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투자와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 산업국가로 도약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현재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이했고 기초과학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한 선진국으로서의 변혁을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초과학기술력=1970년대 초, 우리나라는 중화학 공업화 기반구축이라는 목표를 필두로 기초과학기술에 국가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경공업 위주로, 19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위주의 과학기술을 접목해 산업국가의 기틀을 닦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산업화 상황을 살펴보면, 외국의 기술을 그대로 차용해 산업화를 이뤄냈다. 1970년대 정부가 집중 육성한 조선업과, 1980년대 정부 주도로 집중 육성된 반도체 분야까지, 모두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는 산업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A 교수는 “반도체를 예로 들었을 때,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싼 값으로 우수한 품질을 구현해 내는 기술력이 좋은 것이지 결코 반도체 과학기술력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과학기술력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려면 우리나라 스스로 기초과학기술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공업중심의 산업화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기초과학기술 발전에 소극적이었다. 20세기까지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나라는 당장 큰돈이 되지 않는 기초과학기술 보다는 응용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기초과학기술은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만큼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는 우리에게 기초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는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소재가 국내 기술로 생산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진흥과 측은 “기초과학기술연구는 변화하는 환경에 응용해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정부는 기초과학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올해 2조 3천5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교 과학자] 인류의 생명을 위해 연구하는 김창섭 교수

자신의 발명품을 들고 있는 김창섭 교수
자신의 발명품을 들고 있는 김창섭 교수

 김창섭 교수(화학생화학과)는 ‘종이기반 측방유동면역센서’를 개발함으로써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단축해 바이오 분야의 새 시대를 열었다. 이에 김창섭 교수를 만나 그가 개발한 발명품과 그 개발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교수님께서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류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생명현상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해 자연스레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교수님께서는 ‘종이기반 측방유동면역센서’를 개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종이기반 측방유동면역센서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기존의 측방유동면역센서는 민감도가 낮기 때문에 적용 범위가 제한돼 있어요. 그래서 낮은 농도의 항원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민감도를 높여 해당 기술의 적용 분야를 넓혀보자고 생각했어요.

 ‘종이기반 측방유동면역센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항체는 Y자 모양으로 돼 있고, Y자 모양의 양쪽 끝에는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항체가 반대로 고정돼 있다면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부분이 가려져 있어 바이러스를 포착하지 못해요. 이에 항체를 Y자 형태로 센서 표면에 노출되도록 고정화한 것이 이번 기술의 핵심이에요.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해당 기술의 전망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측방유동면역센서의 민감도가 향상돼 현장에서 분석 도구 없이 바이러스와 미생물들을 검출할 수 있게 됐어요. 이에 수질오염 검사 등 기존에 적용할 수 없었던 분야에도 사용될 것으로 기대해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학생들이 기초과학 학문은 단순히 취직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뿌리가 튼튼해야 하는 것처럼 응용학문의 발전을 위해선 기초과학 분야도 중요해요. 이에 학생들이 기초과학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기초과학 분야의 미래를 위해] 학생들의 기초과학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산업응용기술 중심으로 이뤄져 왔지만, 선진국으로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견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을 만나 이과대 진학률을 알아보고 기초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이과대 입시 현황이 어떻게 되나요?
 최근 3개년 입시 결과에서 정시 평균 성적이 떨어지고 있으며, 모집인원 대비 지원자의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요. 이는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과대 기피 현상이 큰 것으로 생각돼요. 또한 학문에 대한 국가의 예산지원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등의 첨단 학문에 집중되면서 기초과학 관련 학과의 경쟁력이 떨어졌죠.

 입시생들이 이과대를 선호하지 않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평균적으로 이과대 졸업생의 취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졸업생의 초임 또한 평균 1천 795만 원으로 타 단과대 졸업생에 비해 낮은 초임 수준이에요. 이처럼 낮은 취업률과 초임 수준이 이과대를 선호하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공과대 및 의과대에만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면 우려되는 문제가 무엇인가요?
 공과대 및 의과대 쏠림이 가중될수록 이과대에 우수한 학생들이 유입되지 않아 국가 산업 전반의 기본이 되는 과학기술 연구의 침체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요. 한편 전국 4년제 대학의 절반 정도인 88개 대학에는 기초과학 관련 학과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아요. 기초과학 관련 학과가 줄면 자연스레 기초과학 관련 인적 자원도 줄어들어요. 이는 기초학문 생태계 자체의 존립 위기로 다가올 수 있어요.

 다른 나라에 비해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에 대해 국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기초과학계의 향후 과제는 세계적인 기초과학 지식 창출에 참여하는 것이에요. 우리나라만의 새로운 연구 분야를 창출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이과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장벽을 없앤다는 이유로 계열별 필수 이수 과목에 대한 논의가 생략됐어요. 해당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학습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요. 학생들의 기초과학 학문에 대한 접근 기회의 부재는 기초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습 수준이 저하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요. 이에 수학·과학 학습량을 줄이는 게 아닌, 학생들이 수학·과학에 흥미를 기를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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